4월 15일 오전 11시 밴쿠버 총영사관(총영사 서덕모) 민원실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총영사관 업무시간 가운데 가장 바쁜 시간, 4명의 직원은 2교대로 점심시간 없이 민원인을 상대했다. 민원 신청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창구직원은 숨돌릴 틈조차 없다. 하루 평균 100여건의 영사확인 신청이 들어온다.
밴쿠버 동포사회에서는 총영사관이 요즘 많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총영사관을 방문했던 김모씨는 “기대를 적게 했던 때문인지 공관의 대국민 서비스가 크게 향상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담당자도 아주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면서 만족해했다.
그런데 외교통상부 재외공관 평가결과 밴쿠버 총영사관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경제ㆍ통상 활동평가에서는 우수공관으로 선정됐고 경찰영사 부임 이후 사건사고 처리도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진다는 평가다. 몇 해전만해도 상위권으로 인식되던 평가결과가 갑자기 떨어진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지난해 9월 부임한 서덕모 총영사는 “무결점 서비스를 목표로 민원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밴쿠버 총영사관의 눈에 띄는 변화로는 인터넷 홈페이지 단장을 꼽을 수 있다. 민원 서비스 각 부문별로 안내사항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또, 비슷하지만 자주 듣는 질문사항은 따로 모았다. 필요한 서류 양식도 쉽게 내려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달 24일부터 영사출장서비스를 시작한다. ‘찾아가는 민원서비스’를 적극 펼치기로 한 것이다. 밴쿠버 총영사관은 필요하다면 관할지역 곳곳을 찾아갈 예정이며 매월 1회 출장 서비스에 들어간다. 일부 업무는 당일 처리도 가능하다. 이우성 민원담당 영사는 “서비스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면서 “불편한 점이나 필요한 사항을 지적해 주시면 바로 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고쳐야 할 점은 곳곳에서 보였다. 견본이 있다고는 하지만 각종 양식 작성방법은 아직도 어렵기만 하다. 관공서 아니랄까 봐 ‘모사전송’(模寫電送, 팩스), ‘탈장’(종이 낱장이 떨어져 나감) 등의 낱말도 그대로 쓰이고 있다. 특히, 속도가 생명이라고 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열어 해당항목으로 드나들기에는 답답할 정도로 느리다는 지적이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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