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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챈슬러(Chancellor)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4-16 00:00

캐나다 현지 기사를 취급하다 보면 낯선 기관이나 직책 이름과 마주치는 일이 잦다. 한국어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명칭으로 대치하려고 하지만 적당한 낱말을 찾기 어려운 경우는 난감하기 그지없다.

흔히, 캐나다 총독으로 번역하고 있는 ‘Governor General’, 부총독으로 표현하고 있는 ‘Lieutenant Governor’는 그나마 양반이다. ‘Prime Minister’는 쓰는 사람에 따라 총리도 됐다가 수상도 된다.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밴쿠버 조선일보는 일관되게 총리로 표시하고 있다.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다.

각 주정부의 수상을 의미하는 ‘Premier’를 한국이나 미국의 ‘도지사’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조직의 직급에는 맞을지 모르지만 기능과 목적으로 본다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또, 막상 한국어로 표현하는 것이 더 헛갈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본지 15일자에 “UBC가 사라 모건-실베스타(Sarah Morgan-Silvester)씨를 17대 이사장(chancellor)으로 선출했다”는 기사가 나간 이후 독자의 이메일을 받았다.

이태관씨는 “Chancellor는 이사장이 아니고 학교경영에 전혀 영향력이 없는 순수 명예직”이라며 “명예총장으로 표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Chancellor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졸업식 날 졸업장을 나눠주는 것이며 모든 학위는 그가 수여한다”고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UBC 동창회보에는 Chancellor가 지난해 모두 23번의 기념식에 참석, 6000명에 달하는 졸업생과 악수했다는 기록이 있다.

챈슬러(Chancellor)는 총장(President)을 포함하는 7명의 UBC 대학운영위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챈슬러는 UBC 동창회가 추천하고 UBC 운영위원회에서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기는 3년, 2차례 중임할 수 있다. 7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모건-실베스타씨는 UBC 역사상 여성으로는 두번째, 사상 최연소로 알려졌다. 그런데 챈슬러는 UBC 학생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직위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현지에서 학교를 졸업한 1.5세도 적당한 표현을 쉽게 찾지 못했다.

독자의 지적대로 ‘명예 총장’이라고 부른다고 해도 어울리지 않는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 캐나다 고유의 기관 명칭을 굳이 한국어로 옮기려는 것 자체가 무리일수 있다. 그렇다고 그냥 뭉뚱그리고 넘어가는 것은 신문을 읽으며 한국어를 공부한다는 한인 2세들을 위해 미안한 일이다. 우리모두 함께 고민해 볼일이다.

이용욱기자 le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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