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밴쿠버에서 드리는 한국 전통 폐백(幣帛)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4-18 00:00

신랑 신부가 양가 어른들께 인사를 드린 다음 결혼 전부터 서로의 집을 오가는 요즘, 결혼식이 끝난 신부가 신랑의 시부모님과 시댁 윗 어른들에게 드리는 첫 인사 폐백(幣帛)의 필요성이 조금은 희석된 감이 있다. 그러나 결혼 후 가족이 된 첫 인사를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에는 큰 변화가 없다. 따라서 예식장에서도 결혼식이 끝난 후 간결하게나마 폐백(幣帛)을 드리고 있다. 하지만 밴쿠버에서는 폐백을 드리고 싶어도 음식마련과 그 절차를 알 수 없어 막막하다. 봄을 맞아 결혼을 앞둔 밴쿠버 신랑신부들을 위해 우리 전통 폐백(幣帛)을 대행해 주고 있는 ‘예랑(이경란 원장)’의 도움으로 살제와 똑 같은 폐백(幣帛) 시연을 했다.

■ 전통 혼례에서 유래한 폐백

◇ 이 사진은 김순옥씨가 만든 폐백 음식.

예전 우리 전통혼례의 절차는 혼담(婚談)이 오가면 먼저 신랑 집에서 신부가 될 집안에 두꺼운 종이에 붓으로 쓴 친필 청혼서를 보낸다. 신부가 될 집안에서 혼인을 허락한다는 허혼서(許婚書)를 보내오면 정혼(定婚), 약혼(約婚)을 하는데, 남자측에서도 여자를 며느리로 맞이 하겠다고 허락하는 절차를 납채(納采)라고 한다. 만약 거절할 경우엔 여자는 청혼서를 되돌려 보내고 남자는 허혼서(許婚書)를 돌려보내면 서로가 없었던 일로 할 수 있었다. 
정혼 후 택일(擇日)은 여자 쪽에서 하게 되는데 이는 혼인 준비의 복잡함이나 생리현상 등으로 합리적인 측면에서 여자 쪽에서 하게 된 것. 택일(擇日) 봉투는 청홍 겹보로 청색이 밖으로 나오게 싸고, 중간부분을 청홍 색실로 나비 매듭으로 묶어 신랑 집으로 보내면 신랑은 다시 예물과 천을 담은 납폐(納幣)를 보낸 후 혼례식을 거행 하게 된다. 혼례는 남자가 여자의 집으로 가서 혼례를 치른 후 신부의 집에서 머물며 좋은 날을 잡아 신부를 대동하고 남자의 집으로 가게 되는데 이 날이 바로 ‘시집가는 날’이다.

◇ 우리 전통폐백 대행을 하고 있는‘예랑’에서 이경란 원장의 진행으로 실제 폐백식(幣帛式)을 시연하고 있다. 결혼식이 끝난 후 시댁 어른들께 첫 인사를 올리고 시댁 가족들과 상견례를 하는 자리인 폐백은 요즘 친정 부모님께도 드리고 있다. 절은 4배가 원칙이지만 간소화 된 결혼 풍토에 맞춰 2배를 드린다.

■ 반가 폐백은 술 대신 차
결혼식이 끝난 후 신부가 신랑의 시부모나 시댁 어른들에게 드리는 첫 인사 폐백(幣帛)의 幣(폐)는 ‘돈 폐’, 백(帛)은 ‘비단 백’을 쓴다. 이는 가장 비싸고 귀한 물건이었던 비단과 돈을 선물하는 마음을 담은 존중과 귀함을 의미한다.
이때 신부의 부모는 대추와 산적, 폐백 엿, 폐백 닭 등 정성껏 마련한 특별한 음식을 마련하는데, 폐백(幣帛)음식의 종류는 지방마다 그리고 집안의 전통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닭이나 육포, 구절판, 대추 고임을 하는 게 대부분이다. 또 술을 곁들이는 대신 예전 반가에서는 차(茶)를 올렸다. 시아버지는 자손 번창을 약속하는 의미로 밤과 대추를 청색 보자기로, 시어머니는 육포를 홍색 보자기에 싸서 잘 봉양하겠다는 마음을 담아 보냈다.  
폐백(幣帛)의 양은 형편에 따라 정성껏 준비하고 오히려 너무 과한 것 보다 적당한 것이 부담이 없고 보기에도 좋다. 준비한 폐백은 다홍겹보에 근봉을 사용하여 끝을 끼워야 한다.

■ ‘예랑’ 폐백의 실제 시연
연지곤지 찍고 빨강 치마, 노랑저고리 위에 활옷을 입고 큰 머리로 장식을 한 신부의 금박 화려한 의상이 눈부셨다. 비취색 한복 위에 관복을 입은 신랑은 사모관대를 쓴 후 발목높이의 목화를 신었다. 전통적인 우리 가락 취타음악에 맞춰 시연 된 폐백식(幣帛式)   모델은 이유진양과 김현민군. 우리 전통혼례 폐백식을 대행하는 ‘예랑’의 이경란 원장과 같은 교회를 다니는 인연으로 시연 모델로 나섰다.
신부는 4배를 드리는 것이 원칙이지만 요즘은 2배를 드리는 폐백식(幣帛式)은 먼저 신랑의 부모와 신랑이 입장하고 수모(도우미)를 대동한 신부가 입장을 했다. 수모는 폐백을 들고 와 올려 놓고, 팽주(차를 우려내는 사람)는 폐백상 앞으로 살며시 나와 차를 우리고 우린 차를 찻잔에 담아 신부의 손을 거쳐 수모가 대신 시아버지께 올린다. 이때 구절판 뚜껑을 열어 상 아래 놓아두고 차 한잔을 더 올린 후, 큰절 2배를 올리게 한 다음 지리에 앉힌 후 한삼을 펼쳐놓는다. 차와 음식을 드신 시아버지가 며느리의 한삼에 던진 대추는 아홉 개. ‘아들 딸 아홉 명을 낳아 행복하라’는 덕담을 내렸다.  다시 시어머니께 1배를 드린 후 신부의 손을 거친 차가 올려졌고, 시어머니는 폐백에 두 손을 올려 ‘다독다독’하며 덕담을 했다. 시어머니의 이 행동은 새 며느리의 모든 흉허물을 덮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가족들에게는 1배

◇ 절값 주머니.

신부가 폐백을 드리는 동안 신랑은 두 손을 맞 잡은 채 폐백상 왼편에 서 있는다. 시부모님께 드리는 폐백(幣帛)이 끝나면 수모는 폐백 상을 치우고 백부(큰아버지)와 백모(큰어머니), 시누이와 시동생 순서로 시댁식구들을 앉게 하고, 1배로 상견례를 시키면 준비한 폐백 답례 ‘절 값’을 내 놓으며 새로 출발하는 부부를 격려하는 덕담을 한다.
시댁 가족들과 페백이 모두 끝나면 신랑 신부는 함께 ‘잘 살겠다’는 약속의 큰 절 1배를 올리는 것으로 폐백식은 모두 끝난다. 절값으로 내린 현금과 물품은 수모가 정리하여 시어머니께 드리면 시어머니는 신부에게 직접 건넨다. 신부가 시댁에 첫 인사를 드리는 것이 폐백식(幣帛式)이지만 요즘은 친정부모님께도 폐백을 드린다. 
촬영협조: 예랑 (604-584-9652)/ 모델 이유진(신부), 김현민(신랑), 이경희(시어머니), 이금선, 한수경(수모), 이윤희, 정종희(시누이)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서부지역 주민 설문…“외국 기술인력 수입 필요”70%
캐나다 서부주민들을 대상으로 캐나다 웨스트 재단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외국 기술인력 유입을 어느 정도나 장려해야 하는가”는 명제에 대해 10명중 3명이 “최우선 또는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장려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외국으로부터의 기술인력 유입의...
산업지역에서 잇달아 불길 치솟아
26일 밤부터 프린스 조지 시내에서 연달아 대형 화재가 4건 발생해 시청이 27일 새벽 1시 지역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첫 화재는 캔포(Canfor)사가 소유한 노스센트럴 플라이우드 제재소에서 26일 오후 6시경 발생했다. 화재는 제재소 내부에 합판드라이어 3개소에서...
10월 30일 BC 플레이스 공연
팝의 여왕, 마돈나(사진)가 올해 가을 밴쿠버를 찾는다. 새 앨범 ‘Hard Candy’ 발표 이후 현재 유럽 투...
"와이리 좋노" 2008.05.26 (월)
"스포츠정신 살립시다" BC한인축구대회 춘계리그 8강전에서  ‘리베로’와 ‘카리부’ 양팀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페어플레이와 스포츠정신을 발휘하기로 다짐하고 있다.            이용욱 기자   ...
오카나간 호수(Okanagan Lake)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새 교량이 25일 개통됐다. 고든 캠벨 BC주수상은 윌리암 R. 베넷 전(前) BC주수상과 함께 개통식에 참석해 테이프 커팅 행사를 가졌다. 새 교량은 베넷 전 주수상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50년 전 지어진 이전 오카나간...
주정부, 1480만달러 지원 올 여름부터 착공 中대지진 발생 후 BC 학교 안전성 우려 커져
BC주정부가 중국 쓰촨(四川)성의 무너진 학교들을 본 후에 학교에 대한 내진(耐震)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쓰촨성 대지진 발생 후 거의 1세기마다 한 번 정도 강진을 겪어온 BC주 해안지역 학교들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BC주정부는 1480만달러 내진설비...
빌 라이드 작품 12점 등 15점
UBC 밴쿠버 캠퍼스내 인류학 박물관에 지난 주말 도둑이 들어 전시물 15점을 도난 당했다고 연방경찰이 25일 발표했다. 경찰은  “도난 품목 중에는 하이다 공예장인 빌 라이드(Bill Reid)가 제작한 금 공예품 12점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3점은...
막상 세끼 식사에서는 과식을 하지 않는데, 무의식적으로 먹는 음식들 때문에 비만이 되는 분들이 많습니
현대인들이 가장 자주 접하는 성인병 중 하나는 당뇨병입니다. 당뇨병의 증상은 소변이 자주 마렵고, 시력이 떨어지고 흐려지며, 자주 갈증과 허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본인은 전혀 모르고 있다가 병원에서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수도 있습니다. 당뇨병은...
GME Canada(수출입 도매판매) 대표 서근원씨
창업아이템 선정은 적성이나 경험 지식, 주변 환경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예비창업자들의 몫이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먹거리와 주거환경 등 신체적인 건강과 직결되는
칸영화제 찾은 '인디아나 존스 4' 주역들
▲60대의 정열이 깃든 삼총사가 칸에 모였다. 왼쪽부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조지 루카스, 해리슨 포드. / 로이터뉴시스 “몇 년 전 오스카 시상식장에서 해리슨이 다시 중절모(인디아나 존스 박사의 트레이드 마크)를 쓰고 싶다고 말했죠. 하지만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가볼 만한 비치 - 바넷 마린 파크 (Barnet Marine Park)
바넷 마린 파크 (Barnet Marine Park)는 코퀴틀람 주변에서 20분 이내 도착할 수 있는 작은 비치와 숲이 있는 공원이다. 바다가 육지 안으로 깊숙하게
새내기 레서피 / 이지혜(버나비) 토마토 도리아 & 감자 치즈 구이
도대체 어떻게 웃길래 뺨이 터질..
지진 발생시 대처 요령 ‘Drop, Cover and Hold’
만약 BC주에 중국 쓰촨(四川)성과 같은 대지진이 일어날 경우, 외부의 도움을 받기까지 최소한 3일이 소요되므로 각자 최소 3일은 버틸 수 있는 생존장비를 갖춰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C주 재난대비청(EMBC)은 최근 지진대비 연습을 각 지역별로 실시하고...
캠벨 주수상, 한반과 온라인교육 양해각서 교환
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한 고든 캠벨 BC주수상은 BC주민에서 온라인 무료 중국어교육 제공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한반(漢辦, Hanban)’으로 약칭되는 중국 ‘국가대외한어교학영도소조’와 교환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캠벨 주수상은 “다가오는 올림픽 개최를...
BC주 신민당 성명서 발표 “일부 과정은 존폐 위기”
BC신민당(BC NDP)은 BC자유당(BC Liberal) 정부가 다른 대안 없이 칼리지와 대학교 지원 예산을 5000만달러 삭감한 상태로 방치해 일부 교육과정이 존폐위기에 빠졌다고 21일 설명서를 발표했다. BC신민당 소속 고등교육논평담당 랍 플레밍 주의원은 “주정부는 새...
캠벨 주수상, 지진 희생자 분향소 참배
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고든 캠벨(Campbell) BC주 수상은 22일,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 희생자를 위한 베이징의 한 분향소를 찾아 헌화 묵념했다. 캠벨 수상은 “구호자금 200만달러를 적십자를 통해 전달하고 이재민들이 거주할 수 있는 임시 가옥...
헌혈 캠페인 벌이는 반성은씨
 캐나다헌혈협회 자원봉사자로 활동“한인들도 헌혈에 관심 가졌으면”   ◇ 캐나다헌혈협회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반성은씨는 “내 몸 안에 있는 10분의 1을 나누면, 그것으로 10년 후에도 미소 지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BC주 탄생150주년 기념 공모전 1위 김병준군 빅토리아 주의회 시상식에 전 가족 초청돼
■ BC주 특징인 다민족 공동체 주제 살려 BC주 탄생 150주년을 맞아 캐나다 BC주의회가 주최한 기념 포스터 공모전 ‘Discover Your Community in Art Ceremony’에서 한인 학생 김병준(Eric Kim, Prince Of Wales 10학년)군이 BC주 1위를 차지했다. 이번 공모전은 유치부, 4~6학년, 7~9학년,...
2008 써머 캠프 프로그램 (1) 버나비 교육청 ‘2008 국제 여름 프로그램’
여름방학을 앞두고 각 교육청을 비롯한 여러 교육 관련 기관에서 현지 학생들은 물론 국제 학생들을 위한 써머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이번 주부터 메트로 밴쿠버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써머 캠프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버나비 교육청(Burnaby...
 1381  1382  1383  1384  1385  1386  1387  1388  1389  1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