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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에 깔린 민들레…알고 먹자!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4-18 00:00

이수연씨(코퀴틀람)의 민들레 나물밥 민들레 김치

여기도 저기도 민들레…… 민들레…… 봄이 되면 밴쿠버는 민들레 천국이다. 어떤 사람은 이민 후 정원에 가득 피어나는 민들레 꽃을 보고 어릴 적 배가 아플 때마다 어머니가 끓여 주던 생각에 반가운 마음에 흐뭇한 마음으로 방치했다가 이웃의 고발로 벌금 고지서를 받았다고 했다. 정원을 돌보지 않아 이웃으로 나쁜(?)민들레 홀씨를 퍼뜨렸다는 것이 죄목이란다.

밴쿠버처럼 민들레가 번성하는 나라도 없지만 밴쿠버만큼 또 민들레를 몹쓸 잡초로 미워하는 사람들을 본 적은 더욱 없다. 오죽하면 미운 짓 하는 사람을 ‘민들레 같은 놈’이라고 욕을 할까.
이렇게 생명력 질겨 그들이 좋아하는 잔디 정원을 초토화시키는 귀찮고 나쁜 민들레가 알고 보면 훌륭한 건강채라는 걸 우리나라 주부들은 많이 알고 있다. 그러나 소문만 무성할 뿐, 몸에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어디에 어떻게 좋은가” 물어보면 그저 “몸에 좋다”는 말이 전부. 지난 봄, 참다못해 한의원 세 곳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지만 속 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 없어 직접 찾아 나섰다.

▲ 지난 주 고추장 멸치볶음을 선보였던 이수연씨. 이번 주 다섯살 아들 성규와 함께 긴급 도우미로 나섰다. 살림 잘 하는 시어머니와 살면서 직장생활만 했던 그녀, 이민 후 누구나 그랬던 것처럼 ‘먹고 살기 위해’ 처음으로 김치 담그고 요리 배우며 극성을 부리고 있다. 시어머니 사랑도 며느리의 능력, 낯선 땅에서 며느리의 고군분투(?)를 마음 아파하는 시어머니. 며느리의 감춰진 또 하나의 능력이 요리라는 걸 모르고 며칠 전 멸치볶음을 볶아서 비행기로 보내셨단다.

평범해 보이지만 비먼한 우리 주부들 가운데 민들레를 요리로 응용, 잘 활용하고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으리란 확신으로 눈을 크게 뜨고 찾고 있었다. 드디어 민들레처럼 작지만 속 깊은 심지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한 여인이 민들레 김치를 담기 직전의 ‘언니’를 찾았다는 전화를 걸어왔다. 대신 ‘언니’ 김도화씨가 제시한 조건은 추천한 그녀가 스테인리스 김치그릇, 일명 ‘다라이’를 들고 가서 민들레 다듬기 도우미를 해 주는 것이라 했다.

추천인에게 이런 민폐가 없다. 아시다시피 민들레 다듬기가 냉이뿌리 씻기와 조개 해감하는 일보다 복잡하다. 그러나 두말 하지 않고 한국서 공수해 온 스테인리스 ‘다라이’ 두 개를 들쳐 안고 나온 그녀, 민들레 김치 잘하는 주부 찾느라 애썼고, 도우미 하느라 애썼다.

그녀, 주부레서피 ‘족발’ 편에서 솜씨 날렸던 이재니씨다. 그러지 않아도 민들레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고 싶어하던 초보주부 이수연씨를 실습을 빙자해 도우미로 대동하고 달려 간 버나비 마운틴 중턱의 아름다운 아파트. 테라스에는 줄기 가득 볼록볼록 물이 오른 돌나물이 커다란 화분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이 분위기가 예사롭지가 않다.

▲봄이 되면 지천으로 피어나는 민들레로 담그는 민들레 김치  

그동안 산책 길에 뜯어 온 민들레를 삶아 민들레 나물, 민들레 쌈, 민들레 비빔밥, 민들레 김치…… 봄 내내 해 치운 민들레가 벌써 몇 바구니째. 소매 걷고 민들레 다듬기에 나선 세 여인, 옹기종기 머리 맞댄 채 다듬는가 싶더니 금세 씻고 소금물 풀어 절임까지 뚝딱 끝냈다.

동서 셋이 마음 맞으면 부엌에서 소를 잡아먹어도 모른다더니 마음 맞는 동서처럼 그렇게 끝낸 뒤, 막간을 이용해 한 줌의 민들레를 삶아 된장 한 숟갈에 참기름, 깨소금, 고추장으로 조물조물 무친 나물 비빔밥을 만들어냈다.

▲참기름, 고추장으로 조물조물 무친 민들레 나물 비빔밥.

그 맛…… 예술이었다. 한국 같았으면 문 열고 옆 집 앞 집 불러 양푼에 고추장 풀어서 팍팍 비벼 숟가락 부딪치며 먹었으면 딱 좋을 맛이다. 부를 사람도 없는 이곳에서 몸매 가냘픈 여인들, 이마저 살찔까 염려하며 서로 눈치만 살핀다.

에라,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는데 살찔 때 찌더라도 별미 민들레 비빔밥 앞에 두고 따질 때가 아니다. 혼자 한 양푼 게 눈 감추듯 해 치운 다음날 몸무게가…… 1kg 줄었다.
늘지 않고 줄었다? 이 아이러니는 ‘쩌~~ 기’ 민들레의 효능에 쓰여 있다.

[섭취방법]

건조 후 가루로 내어 하루 8~16그램, 막 채취한 것은 20~60그램을 물로 달여서 먹는다. 또한 신선한 것은 즙을 내어 먹기도 한다. 상처에는 짓찧어 붙이는 민들레는 민간요법에서 가래약, 기침과 폐결핵, 이뇨, 신석증, 대장염, 위궤양 등에 사용한다.
젖이 적을 때 잎만 나물처럼 무쳐서 먹어도 좋다. 특히 병후 회복기 환자들에게는 밥맛을 돋우는 영양식으로 이용하고, 비타민A의 함량이 어떤 채소보다 많고, 칼슘, 인, 철, 소듐 및 칼륨도 풍부해서 민들레의 어린 잎사귀는 샐러드로 사용한다.
꽃은 술의 재료로 사용된다. 뿌리도 썰어서 샐러드에 사용하거나, 말린 다음 볶아서 가루로 만들어 커피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채취는 봄부터 여름 사이 뿌리까지 뽑아서 흙을 깨끗이 털어 버리고 물에 씻어 햇볕에 말린 후 섭취하고, 가을에는 뿌리째 뽑아 민들레 김장을 담그면 겨우내 먹을 수 있다.

이재연 기자 jy@vanchosun.com

민들레 김치 만들기

■ 재료 민들레 1kg, 굵은 소금 200g, 쪽파 200g, 다진 마늘 5큰술, 다진 생강 2큰술, 고춧가루 1컵, 설탕 2큰술, 멸치액젓 1컵, 찹쌀 풀 적당량

① 먼저 고춧가루와 준비된 재료로 양념을 만들어 냉장고에서 숙성시킨다.
② 민들레 뿌리를 잘라 내고 흙과 마른 잎을 깨끗이 다듬는다.
③ 수돗물을 켜 놓고 흐르는 물로 10여 차례 깨끗이 씻는다.
④ 쪽파를 다듬어 씻은 다음 절반으로 길게 자른다.
⑤ 물 2ℓ에 소금을 녹여 소금물을 만든 다음 민들레와 쪽파를 담궈 하루 밤 절인다.
⑥ 2~3회 씻어 체에 받쳐 물기를 제거한다.
⑦ 민들레와 쪽파를 넣고 양념으로 고루 버무린다.

민들레 비빔밥 만들기

■ 재료 민들레, 고추장, 참기름, 깨소금, 파, 마늘, 된장, 설탕

끓는 물에 민들레를 넣어 시금치보다 약간 더 무른 상태로 삶아 물기를 꼭 짠 후 된장과 참기름, 파 마늘, 깨소금, 고추장, 설탕으로 조물조물 무친다. 따끈한 밥에 올려 비벼 먹으면 별미.

■ Cooking Point
① 소금물에서 뒤집어 가며 충분히 절여 주세요.
② 나물로 먹을 때는 시금치보다 조금 더 익는 정도로 너무 무르지 않게 삶아 주세요.
■ Cooking Tip
① 소금물에 담근 후 돌멩이로 눌러두면 좋아요.
② 민들레를 삶아 나물로 무친 다음 구운 김에 싸서 먹어도 맛있어요.
③ 뿌리째 김치를 담갔을 때는 익혀 먹어야 하지만, 잎으로만 담근 경우에는 즉시 먹으면 더욱 맛있습니다.
④ 민들레 잎을 삼겹살에 싸먹어도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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