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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공법으로 견고함·디지인 격 올린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5-15 00:00

◇ UB건설에서 PC공법으로 시공한 KMW사옥. 시공기간이 채 5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시공 기간 단축, 내구성에 디자인까지 해결
최근 경기도 평택에 800평 부지를 인수받아 가구 공장과 전시장, 카페를 겸한 가구 관련 복합문화공간을 지으려는 김수택(48)씨는 건축에 앞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공간활용을 최대한 높이면서 가구전시장에 걸맞은 디자인까지 겸비한 건물을 짓고 싶었던 것. 현재 인근에서 가구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사업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여기에 공사기간까지 최대한 단축하고 싶었지만 해결 방법을 찾아 조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집이나 건물 한번 짓고 나면 머리가 하얗게 센다고 하잖아요. 신경 쓸 것이 하나, 둘이 아닌데 공사기간까지 길어지면 사업에 타격을 받을 수 있으니까 6개월 이내 모든 것을 끝내고 싶었죠.”
김씨는 업자를 만나기에 앞서 인터넷을 통해 각종 건축 관련 정보를 뒤지던 중 ‘PC공법’이란 것을 알게 됐고 자신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건축공법이라는 생각에 PC공법으로 시공하는 업체를 찾았다. 하지만 김씨는 그야말로 명함을 내밀수도 없었다. “대부분의 PC 시공 업체는 3000평 이상 공사만 진행할 뿐, 1000평 미만의 공사는 아예 수주를 받지도 않더라고요.” 현재 국내에선 삼성 계열의 삼연PC나 동아건설 계열의 동아PC, 현대 계열의 동서PC, 삼환까뮤 등이 PC를 제작해 PC공법으로 건축하고 있지만, 대부분 자사 건축이나 아파트 등 규모가 큰 건설만을 진행하고 있다. 좌절하던 찰라, 김씨는 일산에 있는 UB건설(www.ubconst.com)을 알게 됐고 시공을 의뢰할 수 있었다. UB건설은 국내 중소종합건설회사 중 유일하게 PC의 설계에서 시공까지 담당하고 있는 곳. PC 시공만 전체 시공의 80%가 넘는다.

건축 후 하자 발생률 낮은 PC 공법
1990년대 도입됐지만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PC공법은 쉽게 말해 PC를 건물 설계에 맞게 제작해 조립하는 방식을 말한다. 건설 현장에서 거푸집과 철근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부어 시공하던 기존의 철근 콘크리트 공법과는 달리 PC공법은 PC공장에서 제작한 PC(건축물의 콘크리트 부재)를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하는 조립식 공법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폐허가 된 프랑스가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대량생산 가능한 공법을 주택 건설에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때문에 “PC공법은 노동력 부족을 해결해 노무비를 절감하는 것은 물론 공사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고 보다 튼튼한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UB건설 이용복(64) 대표는 “그간 철근 콘크리트 공법은 안전사고는 물론 보수 등 건축 후 하자 발생률도 높았다”고 지적하면서 “PC공법, 즉 프리캐스트콘크리트(Precast Concrete) 복합화공법은 이러한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마트, 코스트코 등이 PC공법으로 지은 예
대형 창고나 공장, 아파트 지하 주차장 등 견고함과 튼튼함을 요하는 곳에 PC공법을 적용한 경우가 많다. 주부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이마트나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이 PC공법으로 지은 대표적인 예다. 해외 월마트는 대부분 PC공법으로 지어졌다. “물류창고나 대형 쇼핑몰의 경우, 적재하는 물류 무게가 크면 건물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PC 공법으로 지은 경우엔 보다 튼튼하고 안전하기 때문에 많이 선호한다”는 게 이용복 대표의 말이다. “PC는 적재하중이 2000톤 이상의 구조 설계를 해도 감당해낼 수 있는 힘 있는 건축 공법”이라고. 튼튼함이 PC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단다. 일반인들이 걸을 때 쿵쿵 울리거나 흔들리지 않는 것도 PC의 특징이다. 기둥을 최소화한 것도 창고나 공장을 짓는데 애용되는 이유다. 아울러 디자인적인 감각도 살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이미 유럽, 미국 등에선 PC공법을 선호하고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경우도 건물뿐 아니라 일반 주택까지 PC로 짓는 사람들이 많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이유는 고단가이긴 하지만 목조나 철근, 벽돌집에 비해 강도가 높아 지진에 강하고,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도 살릴 수 있다는 것. 언뜻 떠올려보면 코스트코처럼 맨살을 드러낸 듯한 마감재 노출이 무슨 디자인에 신경 쓴 것이냐 할 수 있겠지만 PC공법은 친환경을 지향하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즉, 자연스러운 마감재 노출로 내추럴함을 살리면서 페인트나 본드, 벽지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호르몬 방출을 최소화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심플하면서 절제된 디자인은 노출 콘크리트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노출 콘크리트와는 또 다르다. “미술관이나 교회 등에서 노출 콘크리트를 많이 쓰는데 노출 콘크리트의 경우 건축 후 보수문제가 많이 생기지만 PC는 고강도 콘크리트 자제를 공장 생산해 사용하므로 보수문제가 덜 발생하는 것은 물론 기둥 간격을 넓게 할 수 있어 공간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UB건설 이재영(32) 실장의 말이다. “추후 보수관리로 골머리를 앓아야 하는 일도 다른 공법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머지 않은 미래에 고급화된 PC주택 만날 수 있을 것
PC공법은 옥상 조경을 꾸미는데도 유용하다. 옥상엔 적재하중이 비교적 큰 흙이나 나무 등을 올리는 것이 부담스러운데 PC로 공사하면 적재하중을 충분히 견딜 수 있어 무리 없이 옥상 조경을 꾸밀 수 있다는 것. UB건설에서 PC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담당한 파주출판단지 내 영림인쇄 사옥 옥상 정원은 바로 PC로 꾸민 좋은 예다. 잔디나 인공 수로 때문에 보수공사가 잦은 다른 옥상 정원에 비해 별다른 문제점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선 소규모 전원주택에는 PC공법을 적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1000평 정도의 건물은 돼야 PC공법을 적용해 시공할 수 있단다. 이는 “단 한 채만 짓기에는 고단가라 부담스러울 뿐 아니라 PC를 규격화시킬 수 없어 제작 자체를 의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대신 펜션 단지나 고급 빌라촌 등 규격화해 PC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곳은 시공이 가능하다고.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국내의 모 업체에서 주택용 PC제작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은 미래에 국내에서도 고급화된 PC 주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대표는 관망했다. 성의 없어 보이는 시멘트 벽돌집, 두부처럼 잘라놓은 듯한 삭막한 건물이 사라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얘기다.

PC공법으로 지은 건물
이명박 정부가 ‘디자인 코리아’를 발표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정 목표 중 하나를 “디자인을 통해 도시 공간의 문화적 품격을 높이겠다”고 밝히면서 아파트를 비롯한 건축물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왕이면 멋있고 값어치 있어 보이는 건물에 눈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하지만 건물 하나 짓는데 안전설계에서부터 디자인까지 신경 써야 하는 건축주들 입장에선 여간 부담스러운 정책이 아니다. 이에 건축 전문가들은 ‘PC공법’을 해답으로 내놓는다.

글 박근희 기자 사진 김승완 기자
도움말=이용복 UB건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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