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참을성과 끈기 필요한 수학·과학 좋아했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6-04 00:00

NASA에서 꿈 이룬 신재원 박사

▲ 신재원 박사는 미국 NASA의 세번째 고위직인 항공기술 연구개발 분야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달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한 소년의 눈빛이 불타고 있었다. 흐린 흑백 브라운관 속에 비친 우주가 소년에게 걸어 들어왔다. 그는 우주 비행사 닐 암스트롱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그 넓다는 우주 전체를 담고 있는 공간은 어디에 속한 공간일까" 질문하며 밤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다.

이 소년이 신재원 박사(50·사진)다. 우주와 과학에 관심이 많던 신 박사는 연세대 기계공학과(78학번)를 졸업한 뒤 도미(渡美), 버지니아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미 항공우주국(이하 NASA)에서 항공 연구부문 최고책임자가 됐다. 동양인 최초로 NASA의 세번째 고위직에 올라 교포사회의 자랑이 됐다. 인터뷰는 이메일을 통해 이뤄졌다.

■ 꿈을 위해 수학·과학 열심히

신 박사는 어린 시절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다. "무거운 비행기가 어떻게 하늘에 떠서 날 수 있을까" 되묻곤 했다. 과학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수학과 과학 과목을 무척 좋아했다. 가끔 남산에 있던 어린이 과학관을 찾아 낡은 천체 투영기로 별을 보기도 했다.

그는 중학교에 들어가 읽은 일본 역사 소설 '대망'을 읽은 뒤 과학자에게 필요한 끈기와 성실함을 배웠다고 한다. "나무에 앉은 새에 대한 우화가 생각납니다. '새를 어떻게 울리느냐'를 두고 장수 3명이 맞섰어요. 오다 노부나가는 '울어라'하고 명령한 뒤 새가 울지 않자 칼로 베어버렸습니다. 반면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온갖 술수를 동원해 결국 새가 울도록 했죠. 그러나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새가 스스로 울고 싶을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신 박사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NASA에서 일하며 힘들 때도 있었지만,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보여주었던 참을성, 성실함, 남을 배려하고 부하를 아끼는 마음을 덕목으로 삼으려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수학과 과학 과목을 잘하기 위해선 참을성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수학이나 과학은 오래 전부터 관찰해 증명된 법칙이나 원리, 서로 약속해 놓은 논리와 방식을 토대로 한 학문이니 처음부터 법칙, 원리, 논리, 약속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차근차근 익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항공기술 연구개발 분야 최고 자리에 올라

신 박사는 미국 과학자들도 25~30년 걸려야 오를 수 있는 위치에 19년 만에 승진했다. 정식 직책은 'NASA 항공 연구담당 부국장'. NASA에서 세 번째 고위직이자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오른 높은 자리다.

NASA는 연간 170억 달러의 예산을 쓰는 미국 연방정부 기관이다. 현재 NASA 정직원만 1만8000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50~60명 정도로 파악된다.

그는 NASA의 민간항공 연구 전체를 계획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비행기에 관심이 많던 어린 시절 꿈을 이룬 것이다. 사무실은 워싱턴 D.C.에 있다.

"항공 연구전체의 방향설정, 그에 따른 정책과 예산 설립, 연구 업적을 관리하고 평가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백악관의 여러 부서와 미의회 상·하원, 미국의 각종 항공 기업, 대학과 연구소들과 합심해 많은 일을 하고 있어요."

과학자나 우주인의 꿈을 키우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수학과 과학 과목만 열심히 공부하면 될까.

"우주인이 되는 일은 매력적이지만 많은 준비가 필요해요. 미국 역시 우주인 선발은 하늘의 별 따기와 같은 경쟁을 거칩니다. 극심한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성격이나 학문, 체력에서도 최상의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우주인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하면, 꼭 우주인이 돼서가 아니라, 그 과정을 거치며 자연스레 인류에 공헌하는 훌륭한 인재가 될 겁니다."

그렇다면, NASA에서 근무하기 위해선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최첨단 항공 우주 기술과 우주선, 인공위성 등을 연구 개발하는 NASA에 근무하기 위해선 우선 적성에 맞아야 합니다. 이곳은 다른 정부 기관에 비해 석·박사 학위 취득자의 비율이 월등히 높아요.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큰돈을 벌거나 명성을 쌓겠다는 기대보다는 인류를 위해 공헌하고 싶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 동양인 편견 이겨내

신 박사는 연구자 신분에서 관리자가 된 뒤 첫 1년 동안 NASA에서 가장 힘든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연구개발에만 몰두할 때와 위치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동양인이어서 혜택을 받았다'는 시선이 마음 아팠다고 했다.

"저를 뽑은 최고 책임자가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이 자리에 오른 것은 네 실력 때문이지만, 동양인을 배려했다고 여기는 이들이 일거수일투족을 지켜 볼테니 스스로 어항에 있는 물고기로 생각하라'고요. 실제 몇몇 사람들이 편견으로 저를 대했지만 제 실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겪은 후 인정을 받았어요."

그는 자신이 연구한 항공기가 전 세계 중요한 교통수단이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제가 직접 연구한 결과와 제가 추진해온 기술들이 항공기를 더 안전하게 해주고, 여행 시간을 단축하며, 항공기로 인한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어서 큰 보람을 느껴요."

신 박사는 우리나라 항공우주 분야 연구 성과와 첫 우주인 배출에 대해서도 기뻐했다.

"지난 20년 사이 한국의 항공우주 분야도 많은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그러나 항공과 우주 기술은 밀접한 관계에 있어요. 두 분야를 균형있게 발전시키되 한국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분야를 선택, 연구개발해야 합니다. 첫 우주인을 배출한 만큼 한국 태극기가 걸린 우주선이 우주를 날아다니길 기원합니다."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힐러리, 러닝 메이트 의사"
미국 사상 첫 흑인 대통령 후보가 탄생했다. 민주당 버락 오마바 상원의원은 3일 몬태나와 사우스 다코타주를 끝으로 막을 내린 대선 후보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물리쳤다. 이에 따라 11월4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와 민주당 오바마...
NASA에서 꿈 이룬 신재원 박사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달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한 소년의 눈빛이 불타고 있었다. 흐린 흑백 브라운관 속에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홈리스(homeless) 4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던 한인 김모(46세)씨에게 2일 16년 징역형이 선고됐다. 김씨는 2006년 9월 2일부터 9월 11일 사이 홈리스 4명에게 접근해 아무런 경고 없이 목을 향해 칼을 휘둘러 상처를 입혔다....
6월 착공, 여름 내내 진행 야간 시간대 통행 제한
밴쿠버-리치몬드를 연결하는 나이트 스트릿 브릿지(Knight St. Bridge)의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6월부터 시작돼 올 여름 내내 진행될 예정이라고 트랜스링크가 2일 발표했다. 트랜스링크는 “다리 상판보수와 교량지지대 및 기반을 강화하는 보수공사를 통해 지진에...
전문 절도범 소행 추정 “작품 훼손 안 했을 것”
UBC 인류학박물관(Museum of Anthropology)은 지난 달 24일 도난 당한 15점의 미술품 목록과 사진을 공개하고 이들 미술품 회수를 위해 5만달러 보상금을 내걸었다. 박물관측은 “하이다 예술가인 빌 레이드씨의 작품 12점을 포함해 도난 당한 작품의 시가는 200만달러에...
“각종 규제 강화해 물 사용량 줄이겠다” “알맹이 없고 일부는 기존 발표‘재탕’”
BC주정부는 6월 첫 주를 환경주간으로 정하고 환경 관련 정책과 성과를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내용은 이미 발표된 내용을 재발표한 것이며, 실질적 효과가 적은 알맹이 없는 내용들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일 팻 벨 농업 및 토지부 장관은...
폴스 크릭에서 2008.06.02 (월)
밴쿠버 다운타운 폴스 크릭(False Creek)에서 / Tommy 사진동우회
발달장애인들의 사회적인 활동을 돕고 보호자들에게 1일 휴식을 주기 위한 장애인들의 토요학교 ‘사랑의 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밀알선교단(이상현 목사)은, 지난 주 토요일 써리 한인장로교회에서 의류와 생필품 등을 판매하는 바자회를 가졌다. 이날...
Flora Jasmine 2008.06.01 (일)
자전거 출퇴근.. 2008.06.01 (일)
쇄골을 선명하게 2008.05.31 (토)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배고픔을 느끼지 않아야 합니다. 배고픔을 느낀다는 것은 우리 몸에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입니다. 이 상태에서
화이트 스킨 대표 이옥희씨
피부관리실은 10~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을 타겟으로 삼을 수 있고, 최근엔 남성 고객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기술력만 갖추면 시장성이 넓은 편이다. 코퀴틀람 노스로드 선상에 피부관
밴쿠버 교민 손창형(51)씨가 지난 4월 21일 열린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풀코스를 완주했습니다. 작년 8월 26일 제주도에서 개최된 ‘2007 제주 국제 아이언맨 대회(철인3종 경기)’에서 수영 3.8㎞, 사이클 180.2㎞, 마라톤 42.195㎞를 완주하고 ‘철인의 꿈’을 이룬...
뮤즈 청소년교향악단 창단 박혜정씨
◇ 6월14일 창단식을 갖는 '뮤즈밴쿠버한인청소년교향악단' 을 직접 만들고, 오디션 접수를 하고 있는 박혜정씨는 앞으로 매년 1차례 정기연주회, 야외음악회, 양로원과 음악 캠프를 열어?한인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음악은...
시애틀 인사동 - 싱싱한 자연산 회와 한국식‘쯔끼다시’가 있는 집
미국 시애틀에 있는 한식당 '인사동'. 밴쿠버에 한식당이 없어서 미국까지 가냐고 닥달하긴 이르다. 그동안 독자들로부터 심심찮게 듣던 질문이 활어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나요?였다. 밴쿠버에서 '펄떡펄떡'은 아니더라도 살아 있는 생선을 그 자리에서...
김양현씨(노스 밴쿠버)의 일본식 튀김
따끈한 밥 지어서 정성껏 차린...
TV를 통해 뉴욕 싱글 여성들의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린 캐리와 사만다, 샬럿, 미랜다가 스크린으로 나들이했다. 여성 팬들의 큰 기대 속에 개봉한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는 동명 TV 인기 드라마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오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합법적 개명 2008.05.30 (금)
사람들이 개명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많다. 새 이민자들이 직업을 구하기 시작할 때, 그들의 성과 이름이 자신들이 온 나라에서는 쉽게 발음되지만, 다문화적인 캐나다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들의 성과 이름을 발음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때로는...
캐나다 어린이들, TV·컴퓨터에 너무 많은 시간 소비 신체활동은 낙제점 수준… ‘부실 청소년’양산 우려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TV와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지면서 밖으로 나가 뛰어 노는 신체활동이 심각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제니스 2008 청소년 리더십 컨퍼런스’ 열려
◇‘제니스 2008’에서는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여러 단체들의 자원봉사 기회도 소개됐다(사진 위). 리치몬드 로터리의 이본 신(Yvonne Sin·사진 아래 오른쪽)양이 봉사 활동에 대해 한 참가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 15일 리치몬드...
 1381  1382  1383  1384  1385  1386  1387  1388  1389  1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