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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에 매단 책장을 파티션으로 활용한 거실. |
책꽂이가 딸린 싱크대, 책 보관틀이 있는 욕조, 책꽂이를 활용한 파티션(가림막), 책을 아래에 꼽게 돼 있는 응접 테이블….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디자인박람회인 ‘밀라노 가구박람회’에 쏟아진 아이템들이다. 몇 해 전만 해도 인테리어의 주요 오브제로 등장했던 아이템은 벽걸이 TV, 첨단 오디오 시스템 등 디지털 가전. 하지만 올해는 서재에 얌전히 꽂혀 있던 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첨단 디지털에 대한 반작용으로 아날로그 문화를 대표하는 책이 디자인의 주요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것. 디자인 전문가들은 ‘책의 반란’이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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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선보인 오브제 겸용 책꽂이. |
조선일보의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서재형 거실’도 각광 받고 있다. 마영범 경원대교수가 대림산업과 함께 거실과 서재 사이의 벽체를 터서 책꽂이를 들여놓은 아파트를 선보였고, 현대산업개발은 거실 한쪽 벽면에 대형 붙박이 책꽂이를 설치해 북카페처럼 만든 ‘라이브러리 하우스(Library house)’를 개발했다.
프리미엄 인테리어 전문업체 LG화학 디스퀘어는 매장을 서가처럼 리뉴얼할 계획이다. LG화학 IS(인테리어솔루션)사업담당 박현신 상무는 “이번 밀라노 가구 박람회를 가보니 거실뿐 아니라 부엌, 거실, 침실 등 모든 공간에서 책이 테마가 된 인상을 받았다”며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책을 테마로 새로운 매장 단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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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바인더를 형상화한 장안마을 북 시티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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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분류 방식에 따라 객실을 꾸민 뉴욕의 라이브러리 호텔. |
국민대 실내디자인학과 김개천 교수는 “이제 디자인이 추구하는 지향점은 ‘아름다운 형태’에서 ‘풍요로운 삶의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책이 인테리어의 주요 테마로 활용되고 있는 것도 그런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리 기자 mir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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