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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연출한 공간 마음을 디자인하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06-04 00:00

'도서관 호텔' '북 시티' 등 책이 디자인 주요 테마로 부각

◇ 천장에 매단 책장을 파티션으로 활용한 거실.

책꽂이가 딸린 싱크대, 책 보관틀이 있는 욕조, 책꽂이를 활용한 파티션(가림막), 책을 아래에 꼽게 돼 있는 응접 테이블…. 지난달 열린 세계 최대 디자인박람회인 ‘밀라노 가구박람회’에 쏟아진 아이템들이다. 몇 해 전만 해도 인테리어의 주요 오브제로 등장했던 아이템은 벽걸이 TV, 첨단 오디오 시스템 등 디지털 가전. 하지만 올해는 서재에 얌전히 꽂혀 있던 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첨단 디지털에 대한 반작용으로 아날로그 문화를 대표하는 책이 디자인의 주요한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것. 디자인 전문가들은 ‘책의 반란’이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선보인 오브제 겸용 책꽂이.

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시영 애시스 대표는 최근 책을 테마로 경기도 평택 장안마을에 들어설 아파트 타운을 디자인했다. 타운 이름은 ‘북 시티’. 이름만 책이 아니다. ‘동’이라는 명칭 대신 ‘페이지’를 사용한다. 101동, 102동 대신 101페이지, 102페이지가 되는 것. 정문은 책을 옆으로 눕힌 모양, 또 다른 입구는 바인더 형태다. 집 크기별로 윤동주, 버지니아 울프 등 유명 작가를 테마로 했다. 아파트 안의 커뮤니티 센터는 북 카페로 만들어진다. 구조적으로 보면 버려지는 구석 공간에 책꽂이를 넣을 수 있는 자리를 설계했고, 부엌과 주방의 파티션은 책장으로 했다. 책장 겸용 신발장도 붙박이로 뒀다. 이달 중 공개될 모델 하우스에는 아예 TV를 두지 않고, 대형 책꽂이를 조형물로 설치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아날로그적인 것에 대한 향수가 디자인에도 반영되고 있다”며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족간의 스킨십을 유도하는 공간 연출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조선일보의 ‘거실을 서재로’ 캠페인이 시작된 지난해부터 ‘서재형 거실’도 각광 받고 있다. 마영범 경원대교수가 대림산업과 함께 거실과 서재 사이의 벽체를 터서 책꽂이를 들여놓은 아파트를 선보였고, 현대산업개발은 거실 한쪽 벽면에 대형 붙박이 책꽂이를 설치해 북카페처럼 만든 ‘라이브러리 하우스(Library house)’를 개발했다.

프리미엄 인테리어 전문업체 LG화학 디스퀘어는 매장을 서가처럼 리뉴얼할 계획이다. LG화학 IS(인테리어솔루션)사업담당 박현신 상무는 “이번 밀라노 가구 박람회를 가보니 거실뿐 아니라 부엌, 거실, 침실 등 모든 공간에서 책이 테마가 된 인상을 받았다”며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책을 테마로 새로운 매장 단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책의 바인더를 형상화한 장안마을 북 시티 입구.

최신 인테리어 유행의 바로미터인 호텔에도 책이 화두다. 로비를 서재 형태로 만드는 소극적 방식은 이미 지난 얘기. 이제는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호텔이 등장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라이브러리 호텔(Library Hotel)’은 이름처럼 ‘도서관 호텔’이다. 총 6000권의 도서를 소장하고 있고, 도서십진분류법에 따라 객실을 분리했다. 층별로 사회과학, 언어, 수학·과학 등 대분류가 이뤄지고, 다시 방별로 카테고리가 세분화되는 식이다. 예컨대 301호에 해당하는 ‘300.001’엔 커뮤니케이션 관련 책이 있고, 300.002 방엔 정치학책이 있다. 손님들이 자신이 원하는 책의 종류에 따라 객실을 예약할 수 있다. 이 호텔은 ‘디지털로부터의 탈출’을 원하는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 도서분류 방식에 따라 객실을 꾸민 뉴욕의 라이브러리 호텔.

태국의 코 사무이에 있는 디자인 호텔 ‘더 라이브러리(The Library)’ 역시 도서관을 테마로 했다. ‘휴식과 함께 하는 한 권의 책’이라는 콘셉트로 디자인된 호텔 안에는 수천 권의 책이 배치돼 있고, 호텔 곳곳에 책 읽는 사람을 응용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내부 레스토랑 이름은 ‘페이지’다.
국민대 실내디자인학과 김개천 교수는 “이제 디자인이 추구하는 지향점은 ‘아름다운 형태’에서 ‘풍요로운 삶의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책이 인테리어의 주요 테마로 활용되고 있는 것도 그런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리 기자 mir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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