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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8-08-29 00:00

이순신이 백의종군하여 다시 조선의 수군을 맡았을 때 그에게 남아 있던 배는 단 13척이었다. 명량에서 그가 맞이한 왜군의 전함은 133척. 조선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적들의 대군단을 보며 이순신은 스스로 초라함을 느꼈을 것이다. 명량의 빠른 물살은 이순신과 그를 따르는 부하들의 목숨을 원했다.

하지만 이순신은 이겼다. 숫자는 허상에 불과하다. 세계 해전사(海戰史)는 명량대첩을 최고의 바다 전투로 손꼽는다. 극명한 수적 열세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숫자는 허상이 아니다.
독일의 명장 롬멜은 절반 밖에 되지 않는 전차를 가지고도 사하라 사막에서 늘 이겼다. 영국의 수상 처칠은 적의 장수를 미워했다. 하지만 그를 존경했다. 처칠은 영국의 의회 연설에서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롬멜은 위대한 장군이다” 고 인정했다.

롬멜은 늘 최전방에서 부대를 지휘했다. 부하들은 죽음조차 함께 하려는 사령관을 좋아했다. 그에게는 인간적인 매력도 있었다. 영국군 야전 병원에 마실 물이 떨어졌다는 보고를 듣고 식수차에 백기를 꽂아 적에게 물을 보냈다. 영국군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위스키를 화물차에 실어 다 주었다.

한국 야구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이승엽은 “고교 야구팀 60개인 나라가 4100개나 되는 일본을 이긴 것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4100 대 60이면 까마득한 차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일본을 거푸 이겼다.

한국이나 일본 야구의 특색은 ‘감독야구’에 있다. 미국 야구에 비해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일본의 경우는 더하다. 일본 매스컴이 베이징 올림픽 일본 대표팀을 ‘호시노 재팬’ 이라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심지어 일본에선 프로 야구 코칭스태프를 감독의 이름을 따서 ‘누구의 내각(內閣)’이라 부른다.

호시노 감독은 2년 전 요미우리 구단으로부터 연봉 1000만달러의 파격적인 제안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감독들의 연봉이 50만-100만달러인 것에 비하면 놀라운 금액이다. 그만큼 호시노 감독은 일본에서 명장으로 손꼽힌다.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고서는 ‘전승 금메달’을 공언했다. 4100개 고교 야구 팀에서 뽑힌 일본 선수들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하지만 그는 노메달에 그쳤다.

김경문 감독은 포수 출신이다. 어렸을 때 야구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안다. 포수는 남들이 좋은 것 다 차지한 후 늘 마지막에 남는 자리라는 것을. 하지만 이는 포수 출신 중에 유독 명장이 많은 이유가 되기도 한다. 남들이 싫어하는 일을 기꺼이 하는 사람들에겐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
포수는 유일하게 나머지 8명의 선수들을 바라 보며 경기를 한다. 동료들의 이런 저런 사정을 모두 헤아리게 된다. 양지만 쫓아 다닌 사람은 남의 불우한 처지를 잘 모른다. 호시노 감독은 명투수 출신이다. 감독으로서의 이력도 화려하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 시절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감독 경험도 일천하다.

그런데도 김경문 감독이 이겼다. 나는 김 감독을 잘 안다. 58년 개띠인 김 감독은 학년으로 2년 위지만 나이로는 1년 위인 나를 꼬박 형님으로 부른다. 굳이 그 호칭에 마음이 가서가 아니다. 그는 선배에게 깍듯하지만 후배에겐 너그럽다. 스스로에는 칼날 같으나 남을 대할 땐 봄바람이다. 60척의 김 감독이 4100척의 호시노 감독을 이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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