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O형 피, 누구에게나 줄 수 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0-06 00:00

'선천적인 유전적 결함은 태아의 발생 단계부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임신 초기부터 태아에 대한 유전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 중 '돌연변이와 유전병'에 대한 설명문 한 대목이다. 하지만 이는 의학적으로 잘못된 표현이다.

태아는 수정된 순간 유전적 결함이 결정되고 설사 그것을 조기 발견하더라도 치료 방법은 없다. 이 때문에 조기 유전자 검사는 자칫 임신 중절을 남용하는 수단이 돼, 병원에서도 반복 유산이나 초(超)고령 임신 등 제한된 범위에서 이용하고 있다.

의학 관련 학술 활동을 지원하는 한국의학원 소속 생리학·생화학 전공 8명의 대학교수가 현재 고등학생이 쓰고 있는 4종의 '생물I'과 6종의 '생물II' 교과서를 6개월 동안 분석한 결과 이처럼 잘못된 기술이나 오자(誤字), 현실과 동떨어진 사례 등이 10~1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원은 이번 분석 결과를 담은 226쪽 분량의 '의학자가 본 현행 고등학교 생물 교과서 오류 보고서'를 교육과학부, 청와대 교육수석실, 시·도 교육청 등에 제출하여 수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어떤 오류가 있나

"'생장 호르몬'은 60대가 되면 20대의 절반 수준 이하로 줄어든다. 대개 '생장 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들면서 노화 과정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는데…(중략)…(이때) '생장 호르몬'을 투여하면 신체 기능의 향상 등 항(抗)노화 효과와 임상적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교과서의 '호르몬 보충요법'에 대한 설명이다. 하지만 '생장 호르몬 보충요법'은 현재 부작용 발생 우려 때문에 극히 일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 치료법이다.

혈액형을 다룬 단원에서는 혈액형이 'O'형인 사람은 혈액을 누구에게나 줄 수 있다고 단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도 사실과 다르다. 수혈하는 양이 약 200mL가 넘는 대량 수혈의 경우는 'O'형 혈액도 수혈자에게 부적합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병원에서 통상적으로 1회 수혈하는 양이 최소 350mL이므로 실제로 'O'형 혈액을 A형이나 B형에게 주는 일은 없다. 'O'형 혈액은 소량만 누구에게나 줄 수 있다고 수정해야 한다.

과학과 직업을 다루는 단원에서는 "화학과 생물학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유전 공학 기법에 대해 충분한 기술 훈련이 이뤄진 사람을 '유전 공학 기능사'이라고 한다"면서 유망한 직업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현재 '유전 공학 기능사'라는 직업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교과서는 혈당 조절 이상 현상을 설명하면서 "수험생 솔이는 칠판 글씨가 보이지 않고 체중이 줄다가 어느 날 아침 깨어나지 못했다"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혈당 조절 이상의 대표적인 증상도 아닐 뿐더러 너무 극단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혈당 조절 이상 3대 증세인 갈증, 다식(多食), 다뇨(多尿) 사례로 수정하기를 의학원은 권장했다.

유전자를 설명하는 단원에서 인간의 유전자 수가 최대 8만개라고 서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정설은 유전자 수가 3만~4만개라고 의학원은 지적했다.

용어도 요즘 쓰지 않는 말을 쓰고 있다. '성장호르몬'이라고 해야 할 것을 옛날 용어인 '생장호르몬'이라고 하고 있으며, 교과서의 '말단거대증'도 '말단비대증'으로 바꿔야 한다. 부갑상선 호르몬을 지칭한 '파라토르몬'이라는 말도 의학계에서는 쓰지 않는 용어다.

왜 오류가 많은가

현재 생물 교과서는 동물학이나 생물학을 전공한 교사와 사범대 교수가 제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체 생리와 의학 지식 면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의학원은 분석했다.

고려대 의대 나흥식(생리학) 교수는 "기존의 오류들이 바로 잡히지 않고 여러 교과서에 답습되기 때문에 거의 모든 학생들이 논술 답안지에 교과서의 오류를 그대로 적어놓고 있다" 고 말했다.

특히 현재 사용되고 있는 7차 교육과정 생물 교과서는 2003년 또는 2004년 처음 발간됐는데도 틀린 내용이 올해 발간된 교과서에서도 버젓이 실리고 있다.

유승흠(연세대 의대 교수) 의학원 이사장은 "이처럼 오류투성이인 교과서로는 올바른 과학·의학 지식을 쌓을 수 없다"며 "생물 교과서에 대한 전반적인 수정과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방범 카메라 등 안전 대책 마련 절실”
버나비시를 운행 중이던 버스에서 기사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10대 청소년 2명으로, 이들은 버스기사의 머리 등에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25세 남성으로 알려진 버스기사는 비교적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다운타운 사회적응시설 거주중
밴쿠버 시경은 최근 연달아 성범죄 전과자들이 밴쿠버 시내에 거주하게 됐다며 시민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시경은 전과자들이 기거하는 밴쿠버 시내 사회적응시설(halfway house)에 성폭행 전과자 랜돌프 조지 오비콘(Aubichon)이 9일부터 거주하고 있다며 주의를...
지난해보다 탑승객 4.3% 증가불구 트랜스링크는 ‘적자 걱정’
지난 여름 기름값이 오르고, 메트로 밴쿠버내 대중교통편이 증편되면서 이용이 편리해지자 이용자들이 늘어났다. 10월 들어 기름 값이 내렸지만, 경제상황을 감안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메트로 밴쿠버내 대중교통을...
10일 캘거리 플레임스 전부터 총 82경기
밴쿠버 하키팬들은 10일부터 퇴근길이 급해질 전망이다. 밴쿠버 캐넉스(Canucks)는 10일 캘거리 플레임스(Flames)전을 시작으로 올 내셔널하키리그(NHL)정규시즌에 돌입한다. 캐넉스는 밴쿠버 GM플레이스에서 경기전 올해 5월 모터사이클 사고로 숨진 룩 보우든(Bourdon:...
학교 체벌이 자녀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혔다면...
자녀가 학교에서 교사로부터 차별대우나 체벌을 받게 될 경우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새 이민자나 조기 유학생 부모들에게 이 질문은 무척 까다로워 보일 것이다. 이 질문에 답하려면, 한국과 사뭇 다른 캐나다 교육제도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BC 노조총연맹, 공공 의료 제도 훼손시킬 것”
‘사설 의료 서비스’ (Private Medical Treatment)를 도입하려는 BC 자동차 협회(BCAA)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BC주 노조연맹이 “사설 의료 서비스 도입은 결과적으로 캐나다의 공공 의료 제도를 훼손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에...
“2004년 첫 조사 때보다 12계단 상승”
캐나다 서부 최고 명문으로 평가 받고 있는 UBC가 ‘2008 세계대학평가’에서 34위를 차지했다. 영국의 ‘더 타임즈’와 대학평가기관 QS는 이번 조사를 위해 전세계 1000개 이상 대학의 교육 환경 등을 비교 분석했다고 밝혔다. UBC는 ‘상하이 지하오 통 대학’이...
사마리아 여인 2008.10.09 (목)
  “하나님, 내가 여자로 태어나지 않고 이방인으로 태어나지 않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대인 남자들이 매일 하는 아침 기도다. 그들은 배타적이다. 선민의식으로 고집스럽게 뭉쳐있다. 그런 점이 초대 교회를 이끌어 가던 리더들을 어렵게 했다.유대인과...
지난 8일 미국, 캐나다, 유럽을 포함한 세계 7개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2001년 9월 이후 처음 있는 동반 금리인하였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데에 세계적인 금융정책이 필요했던 것이다. 캐나다 주요 은행들은 보수적으로...
가해자 체포… 피해자 계속 치료중
버나비 센트럴 파크 인근 실버 에비뉴(Silver Ave.) 6000번지대 한 아파트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나무 둔기로...
BC주 차량 1대당 3개월 평균 주행거리는 3100km로 나타났다. BC주 통계청이 조사한 결과 BC주 번호판을 단 차량은 총 260만대로 이들 차량의 총 운행거리는 올 1분기 83억km에 달했다. 차량당 탑승인원은 평균 1.4명으로 집계됐다. BC주 차량 평균 주행거리는 캐나다 전국...
“아이가 친구는 잘 사귀나요?” 캐나다 국내 교육기관들이 최근 ‘친구 사귀기’를 가르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괴롭히기와 차별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친구를 잘 사귀는 학생이 사회생활에서 유리하다는...
'선천적인 유전적 결함은 태아의 발생 단계부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임신 초기부터 태아에 대한 유전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등학교 생물 교과서 중 '돌연변이와 유전병'에 대한 설명문 한 대목이다. 하지만 이는 의학적으로 잘못된 표현이다...
“주정부 신약 개발 등에 200만 달러 지원힌다”
백혈병이나 다발성 골수종 등 혈액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BC 주 내에서만 매년 약 5000명에 이르는...
가을 2008.10.06 (월)
스탠리 팍 입구입니다.잔차타고 퇴근중에 비가 내림에도 불구하고 넘 아름답고 혼자보고 자나치기가 아까워 담아봅니다. 출처 :밴조선 커뮤니티의 포토사랑  ID : 미아
예비 창업자들이 꼭 챙겨야 하는 돈 버는 노하우
대부분의 이민자들에게 정착의 최종 단계는 바로 ‘밥벌이’를 찾는 것이다. 부푼 꿈을 안고 이민을 결행했지만 정작 먹고 살 거리를 찾지 못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에서의 삶도 저절로 윤택해질 수는 없다. 밥벌이를 위한 선택은 취업 아니면...
“영화를 시작할 때는 기대 반, 우려 반이죠. 끝날 때는 들끓는 사랑이 끝나고 난 뒤의 감정이 됩니다. 그냥 ’시원하다’고 명확하게 구분짓기에는 무리인 기분이죠.”배우 최민식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 피프빌리지 오픈카페에서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기분 좋게 사는 노하우 5가지 햇빛은 뇌에 '활력 호르몬' 전달해요 사람의 ‘기분’이란 어떤 자극에 대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감정이다. 좋은 일이 있으면 기쁘고 즐거우며, 나쁜 일이 있으면 슬프고 우울하다. 그러나 이처럼 추상적인 인간의 정신...
이 가을 도시락의 '변심' 김밥 옆구리 차였네 찰밥 그자리 꿰찼네 어려운 김밥 대신 손쉬운 '밥+반찬 도시락 ' 집 근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요 며칠 경쾌한 음악과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온다. 10월 초 있을 가을 운동회를 맞아 군무 연습을 하는 모양이다. 어릴...
[스포탈코리아] 이경헌 기자= UAE와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는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 중앙 수비라인의 대개혁을 예고했다. 6일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UAE전에 참가할...
 1361  1362  1363  1364  1365  1366  1367  1368  1369  1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