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U 월드컵 쇼트트랙 2차전이 벌어진 26일 밴쿠버 퍼시픽 콜로세움에서는 수많은 동포들이 자리해 한국팀을 응원했다. 경기장 위에서 맨 아래 링크 옆 기자들이 서있는 자리까지 전달되는 함성은 대단했다. 구호를 들은 중국기자는 예상보다 중국사람이 오지 않았다며 푸념했다. 기자와 커피내기를 한 그는 입장하는 동양계를 중국계로 생각해 내심 내기에서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중국인보다 잘 뭉치는’ 한국인이라는 것. 한국 관중의 응원은 선수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한국 선수들에 따르면 홈경기를 하는 듯한 안정감을 주었다고 한다.
단 준결승전 2차례에서 한국관객의 응원은 경기진행을 방해했다. 출발직전 응원소리가 높다 보니 선수들과 운영진이 출발소리를 놓치는 상황이 2차례 발생했다. 응원단 중에 한 명이 선수 이름을 크게 부르면 함성을 높이는 식이었는데, 선수이름을 부르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진행 측은 영어로 “출발과정(Starting procedure)에서 소음자제”를 부탁하고, 이어 우리말로 “경기 중에 조용해 달라”고 안내 방송했다. 한 캐나다 선수에 따르면 출발신호를 놓치게 되면 선수들은 제 페이스를 놓치고 경기를 망칠 수도 있다. 출발신호가 ‘땅’하고 나오기까지는 응원을 자제하고 조용해야 하는 것이 맞다. 단 한국어 안내방송은 내용이 조금 잘못됐다. “경기 중”에 조용해 달라고 해서 한동안 한국 관중들은 출발 후에 한동안 착실하게 침묵을 지켜 경기장 분위기가 약간 어색해졌다. 이후 정은주 선수가 선전을 하면서 언제 나오나 했던 “대한민~국”구호도 나오며 응원은 다시 ‘출발 후’에 열기를 회복했다.
2010년 동계올림픽을 위해 한인사회도 이런 응원경험이 더 필요한 듯 싶다. 출발 전에는 정숙, 그러나 출발 후에는 뜨겁게 대한민국을 응원하자. 우리는 ‘중국사회보다 더 잘 단결하는’ 한국인 아닌가?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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