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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남 김태훈의 가을밤 더욱 간절해지는 요리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0-31 00:00

직설적인 언어 구사로 우리 속내를 시원하게 긁어주는 팝칼럼니스트이자 DJ 김태훈을 만났다. 사실 김태훈은 요리 잘하는 남자만 모시는(?) 이 칼럼과는 전혀 맞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무슨 밥에, 어떤 반찬을 줘도 맛있게 먹을 줄 알기에, 요리를 가장 맛있게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다. 뛰어난 언변만큼이나 재밌는 싱글남 김태훈의 지극히 개인적인 요리 이야기!

요즘 잘나가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요리를 잘한다. 평소 현란한 말솜씨로 연예인만큼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팝칼럼니스트이자 DJ 김태훈도 예외가 아닐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섭외 전화를 넣자 그는 요리의 ‘요’자도 모르는, 정확히 말하지만 요리의 ‘요’자에 관심이 없는(요리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의 얘기. 대놓고 술꾼인 이 남자에겐 꽤나 즐거운 요리 이야기가 많다.

2년 전 ‘잠 못 드는 밤, 김태훈입니다’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게시판에 혼자 먹어도 외롭지 않은 밥상 등에 대한 맛있는 이야기를 술술 써놓기도 했었다. 비록 요리를 만드는 솜씨는 없어도 요리를 맛있게 먹을 줄 알고, 따뜻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남자가 바로 김태훈인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촬영 당일, 전날 밤샘 라디오 녹음 탓에 매우 지친 모습으로 등장했지만, 그는 기대 이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재밌고 따뜻한 요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겨울 바다가 생각나는… 해물어묵탕

“대학교 4학년 때 훌쩍 겨울바다로 떠났어요. 머릿속 잡념이 뒤죽박죽 섞여 머리가 터질 정도였죠. 겨울바다에 가니 그 많던 생각들이 ‘춥다’라는 하나의 생각으로 압축되더군요. 그러곤 근처에 있는 대폿집에 들어가 정종 한잔에 해물어묵탕을 먹었어요. 아! 그때 든 생각이 ‘인생 뭐 있나, 이런 게 행복이지’라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나오더군요. 추위로 맑아진 머릿속, 따뜻한 국물 하나로 행복이 채워졌다고 해야 할까요? 요즘에도 머릿속이 복잡하면 정종 한잔에 해물어묵탕을 즐겨요.”

● 재료
튀김어묵 400g, 멸치 국물 5컵, 칵테일새우 10마리, 그린홍합 8개, 무 10cm 길이 1토막, 표고버섯 3개, 붉은고추ㆍ청양고추 1개씩, 양파 1/2개, 청주 1큰술, 간장ㆍ다진 마늘 1작은술씩, 소금ㆍ후춧가루 약간씩

● 만드는 법
1 튀김어묵은 모양대로 큼직하게 썰어 끓는 물에 데쳐 기름기를 뺀다.
2 칵테일새우와 그린홍합은 소금물에 헹궈 건지고, 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4등분한다. 무는 큼직하게 납작썰기 한다. 
3 양파와 붉은고추, 청양고추는 어슷하게 썬다.
4 냄비에 멸치 국물을 붓고 끓으면 간장과 다진 마늘, 청주, 해물, 무를 넣어 끓인다.
5 국물이 끓어오르면 꼬치에 어묵을 모양대로 꿰어 넣고 양파와 표고버섯을 넣어 한소끔 끓인다.
6 붉은고추와 청양고추를 ⑤에 넣어 칼칼한 맛을 낸 후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춰 끓이면서 먹는다.


사람 냄새 나는 싱글남의 가을 밥상

“요즘같이 가을바람 부는 날, 특별히 생각나는 요리 있어요?”
한참을 생각한 후 돌아온 답변에는 어머니와 대학 선배, 친구들이 존재하고 있다. 돈 없고 가난했던 시절, 푼돈 들고 가서 선배들과 먹었던 곱창볶음, 어머니의 김치를 가장 맛나게 즐길 수 있는 김치볶음밥, 만취한 다음날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손수 끓여 먹던 매콤한 라면! 가을이 되면 더욱 생각나는 싱글남 김태훈의 밥상은 이토록 사람을 그리워 한다. 사람 냄새 진한 털털남 김태훈의 인정 담긴 요리 이야기들.


 곱창 하나에 감사함을… 나를 겸손하게 만드는 ‘곱창구이’

“소주 안주에 라면 하나 끓여 먹던 대학 신입생 시절, 곱창구이 안주는 최고의 호사였어요. 그 시절 대학로 돼지곱창집이 많았는데 천원짜리 몇 장만 있어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서 선배들 눈치 안 보고 여러 접시 시켜서 먹곤 했죠. 그때는 그렇게 작은 것 하나에도 감사함을 느끼며 살았어요. 요즘에는 가끔 이무영 감독이랑 술 한잔하러 왕십리 곱창집을 찾는데, 갈 때마다 옛 향수에 빠져요. 주머니 사정 좋아졌다고 우쭐해진 저에게 겸손함을 일깨워주는 음식이죠.”

● 재료
곱창 200g, 깻잎 5장, 불린 당면 30g, 양배춧잎 2장, 대파 1대, 양파 1/2개, 붉은고추ㆍ풋고추 1개씩, 소금 약간, 양념장(고춧가루 2큰술, 고추장ㆍ간장ㆍ다진 마늘ㆍ청주ㆍ물엿 1큰술씩, 참기름 1작은술, 다진 생강ㆍ후춧가루 약간씩)

● 만드는 법
1 곱창은 손질된 것으로 구입하여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2 불린 당면은 7cm 길이로 썬다.
3 양배추와 깻잎은 4×1cm 크기로 썰고, 붉은고추와 풋고추, 양파와 대파는 굵게 채 썬다.
4 분량의 재료를 한데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5 팬에 기름을 두르고 ①과 ③을 돌려 담고 ④의 양념장을 넣어 볶다가 ②를 넣고 좀더 볶은 후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장가 못 간 아들의 효도 어머니 손품 줄이는 ‘김치볶음밥’

“어머니가 경상도 분인데 김치 담그는 손맛이 아주 끝내줘요. 제가 가전제품 살 때마다 허리가 휘청거려 사고 나서는 바로 후회하는 편인데 여전히 잘 샀다고 생각하는 것이 김치냉장고예요. 처음 담근 김치 맛 그대로 유지해주니까요. 볶거나 삶거나 어머니 김치로 요리한 음식은 거의 다 잘 먹는 편이에요. 특히 김치볶음밥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이자, 어머니를 향한 노총각 아들의 유일한 효도죠. 매일 아들 밥이다, 반찬이다 일일이 챙겨주느라 고생 많으신데, 어머니 고생을 좀 덜어드릴 수 있는 아주 심플한 요리잖아요. 요리 잘하는 후배가 MT 가서 해주거나 식당에서 가끔 사먹기도 하지만 어머니표 김치볶음밥만 한 게 없네요.”

● 재료
배추김치 50g, 밥 1공기, 수제소시지 30g, 김치 국물 2큰술, 다진 양파ㆍ다진 당근 1큰술씩, 설탕 1작은술, 다진 마늘ㆍ참기름 1/2작은술씩, 달걀지단 사방 5cm 1장, 완두콩 10g, 소금 약간

● 만드는 법
1 배추김치는 소를 털고 국물을 따로 받아낸 후 김치만 사방 0.5cm 크기로 송송 썬다.
2 양파와 당근은 굵게 다지고 달걀은 사방 5cm 크기로 지단을 부친다. 완두콩은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파랗게 데쳐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뺀다. 수제소시지는 사방 1cm 크기로 썬다.
3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양파, 당근, 마늘을 넣어 볶다가 소시지와 배추김치, 설탕, 참기름을 넣어 좀더 볶는다.
4 채소와 김치가 익으면 삶은 완두콩과 밥을 넣고 젓가락으로 저으면서 볶다가 김치 국물과 소금을 넣어 간을 한다.
5 그릇에 김치볶음밥을 담고 달걀지단을 덮어서 상에 낸다.


 

술 마신 다음날 혼자일 때, 여행갈 때… 늘 함께하는 조강지처 '파 송송 라면' 

라면은 술 먹은 다음날, 어머니 외출하고 혼자일 때 속풀이로 끓여먹는 음식이에요. 딱히 할 줄 아는 음식도 없고 매콤한 맛이 속까지 시원하게 풀어줘 술 먹은 다음날 아침식사로 딱이죠. 평소 술자리가 잦으니 매일 아침을 라면으로 때운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네요. 요즘에는 사치 좀 부려볼까 싶어 라면 위에 파 송송 썰어 올려 먹어요. 그러면 국물 맛이 더 시원해지는데 괜스레 더 차려 먹은 느낌이라고 할까. 저는 여행 갈 때면 라면을 꼭 챙겨 가요. 우리나라의 라면수프만큼 맛이 끝내주는 것도 없거든요. 일본 여행 하면서 들른 한 식당의 메뉴판에 우리나라 S라면이 있었는데 그 옆에 ‘very very delicious’라고 써 있더라니까요. 저는 라면을 조강지처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평생 변하지 않는 맛으로 제 옆에 있어주니까요.”

● 재료
라면 1개, 물 430ml, 대파 1대, 달걀 1개

● 만드는 법
1 냄비에 물을 붓고 끓으면 라면수프를 풀어 넣는다.
2 ①이 다시 끓어오르면 면을 넣고 1분 30초~2분 정도 끓인다.
3 면발이 꼬들꼬들해지면 송송 썬 대파와 달걀을 풀어 넣는다.


/ 여성조선
 진행 김은혜 기자 | 사진 박종혁 | 요리 이보은(쿡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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