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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 ‘더 보더’ 시즌2 출연 그레이스 박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1-06 00:00

거침없이 바라는 것을 향해 나아간 2세 연기자

연기를 통해 최근 주목 받기 시작한 연기자 그레이스 박은 밴쿠버에서 성장한 한인 2세다. 74년 3월14일 캘리포니아주 LA태생이지만 1살 때 밴쿠버로 이주해 밴쿠버 매기 세컨더리(Magee Secondary)를 나와 UBC에서 심리학을 공부했다.

배우로서 박씨는 2000년 영화 ‘로미오 머스트 다이(Romeo Must Die)’에서 처음 단역으로 등장했다. ‘에지몬트’, ‘스타게이트 SG-1’에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시작한 것은 2003년 배틀스타 갈라티카에서 휴머노이드(인조인간) 넘버 에이트 역을 맡으면서다. 그녀의 열연에 드라마 팬들이 열광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에는 북미에서 활동하는 한인 배우가 대거 등장한 영화 ‘웨스트32번가’에 출연했고, 올해 비중을 높여 캐나다 공영방송 CBC가 제작한 ‘더 보더(The Border)’와 미국 A&E가 제작한 ‘더 클리너(The Cleaner)’에 중심인물로 등장했다.

 

5일 밴쿠버시내 페어몽트 호텔에서 그녀를 만나 인터뷰 했다. 박씨는 CBC를 통해 10일부터 시즌2를 시작하는 드라마 ‘더 보더’에 리즈 카버(Liz Carver)역으로 출연했다. 인터뷰는 드라마 홍보차원에서 마련됐다.

인터넷에 나오는 신상정보에는 박씨가 우리말을 잘하고 불어, 광동어도 약간 하고 스페인어도 공부 중이라고 나오고 있지만 본인에게 물어보니 모두 아니였다. “유창한 정도로 보면 잘한다고 할 수 없다”는 것.

배우로 활동하게 된 동기는 간단 명료했다. 하고 싶은 것에 충실했다. 기자는 ‘좁은 문의 어려움을 뚫고 나온 2세’를 위한 질문을 준비해 갔지만 그녀는 그런 인생을 살지 않았다.

대화를 통해 느낀 박씨의 삶은 이민 1세처럼 ‘어려움의 극복’ 또는 ‘뿌리내리기’에 집중돼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미 튼튼한 뿌리 위에 자라나 ‘하고 싶은 전문적인 일을 하며 인생을 즐기는 2세’였다. 그래서 열매의 세대에게 뿌리의 세대에 맞는 질문은 핵심을 짚지 못했다. 좁은 문에 대해 물었지만 그녀는 실상 거칠 것 없이 관문을 당당히 통과해온 사람이었다.

자신이 걸어온 ‘배우의 길’에 대해 박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의사가 되는 과정은 누구나 알지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의대를 나오면 됩니다. 그러나 누구나 이 과정을 알지만 노력 없이는 이룰 수가 없지요. 배우도 마찬가지에요. 저는 배우를 지망했고, 그것을 목표로 많이 노력했습니다” 무엇인가 부족한 듯싶어 제차 물었더니 ‘마음 가짐’을 들었다. “마음에 근심이 있으면 그 근심이 사실이 되잖아요? 저는 제가 배우가 될 것이라고 믿고 그것에 전념했어요”

밴쿠버에서 배우로 활동 기회를 잡기가 어렵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밴쿠버는 영화촬영에 여러모로 좋은 여건이 있어요. 인력도 있고 비용도 미국보다 저렴한 편이지요. 배우가 되기에도 유리해요. 미국보다 경쟁이 좀 덜한 편이지요. 물론 경쟁이 덜하다고 자격수준에 적합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역경에 대해 묻기가 미안해 ‘구식 질문(old school question)’이라는 단서를 달고 소수 민족이라서 어려운 점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그런 것은 없다”고 즉답을 했다. “소수민족이어서 기회를 잃은 적은 없어요. 다양한 문화가 보장되는 사회고 촬영현장에도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어요. 더 보더에서 맡은 리즈 카버도 원래 설정은 백인 여자인데 연기하는데 저 자신도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마음 속에 장벽이 없으면 현실의 장벽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법이다. 장벽이 있다 한들 노력으로 넘을 수 있다는 것은 ‘이름 없는 무희’로 8년전 시작한 박씨의 커리어가 보여주는 한 가지 예시다. 그녀는 선택된 ‘신데렐라’가 아니라 자기 커리어를 쌓아온 도시 여자였다.

그녀의 불만은 엉뚱한 곳에 있었다. 미국방송에 비해 CBC예산이 적게 배정된다는 점. 사실 예산 수준은 같은 영어권 드라마라도 미국과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곧이어 그녀는 전국적인 방송망을 통해 캐나다 특유의 내용으로 승부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살짝 드러낸 불만을 감췄다.

최근의 인기에 대해 박씨는 “별로 인식을 못한다”고 답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연기자를 ‘전문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열심히 일해서 소득을 벌어들이는 것은 연기자도 다르진 않아요”

박씨의 연기 방법은 자신의 성격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비율을 등장인물에 따라 비율 배합을 달리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TV나 스크린에 등장하는 박씨의 모습은 그녀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존재이기도 하다. 심리학 공부를 통해 익힌 성격분석을 톡톡히 잘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그녀의 연기를 보고 싶다면 밴쿠버에 독자들은 10일 오후 9시에 CBC를 켜면 된다. 보더 시즌2에 처음 등장한 박씨를 볼 수 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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