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허정무 "사우디는 꼭 넘어야 할 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19년 간 이기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내가 현역으로 뛸 때는 사우디를 가볍게 이겼는데 상황이 바뀌어 이제는 넘어야 할 산이 됐다. 잘 준비해 반드시 넘을 수 있도록 하겠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원정을 열흘여 앞둔 10일 대표팀을 소집한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이기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한 시간 정도 경기도 파주 NFC(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을 지휘한 허정무 감독은 사우디전에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한국의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꿈을 이루려면 사우디아라비아가 꺾어야 할 상대임을 분명히 밝혔다.

한국은 지난 1989년 10월25일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에서 황선홍과 황보관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꺾은 이후 19년 넘게 여섯 경기 연속 무승(3무3패)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상대 전적 3승6무5패의 열세에 놓여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한국 대표팀에 ‘중동 징크스’를 안긴 난적인 셈이다.

현재 한국은 최종예선 B조에서 1승1무(승점 4)를 기록, 동률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점수 득실률(한국 +4, 이란.사우디 각 +1)에서 앞서 1위를 달리는 있어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이 사실상 조 1위를 가르는 외나무다리 대결이다.

허정무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필승 각오를 드러냈다.

허 감독은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4강 기적을 이룬 저력이 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총력전을 펼쳐 반드시 넘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골키퍼 이운재(수원)와 ‘왼발 달인’ 염기훈(울산)의 발탁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이운재는 경험이 많고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커 나가는 정성룡 등이 이운재로부터 전수받을 기회가 될 수 있다. 한 번 실수를 계기로 오히려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기훈 합류에 대해선 “(지난 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때)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부상으로 침체의 시기가 있었지만 아직 사우디전까지 시간이 남아 있고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골 넣은 수비수’ 곽태휘(전남)의 부상 낙마에 따른 수비 약화 우려에 대해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이 스피드가 있지만 100ｍ를 11초대에 끊는다고 되는 건 아니다. 축구는 공을 가지고 선수와 함께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의 수비 공백이 있었지만 잘 해주리라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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