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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진의 무시무시한 비밀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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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8-11-13 00:00

박종인의 여행 편지

글·사진=박종인 기자 seno@chosun.com


좋은 사진을 찍고 싶으시지요? 기분 좋게 여행을 다녀왔는데, 사진을 보니 눈으로 본 것만 못하다고요? 자, 여행 사진 비법 세 가지를 알려드립니다. ‘삐딱하게’ ‘사람’과 ‘시간’을 찍자, 바로 이겁니다. 이 비밀만 알고 있으면 이번 주말 연인과 가족, 그리고 친구들의 추억 남기기는 대성공! 모든 사진들은 클릭하셔서 큰 사진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세상을 삐딱하게 - 삼분할의 법칙

 
▲ 경북 영주 부석사

경북 영주에 있는 부석사 입구입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영남 제일의 산책로’라 했던 그 길입니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800m 정도 되는 은행나뭇길이 찬란한 황금빛으로 물듭니다. 제 뒤에 있던 아빠, 엄마가 “사탕 먹자”고 하자 어린 오누이가 달려오는 모습입니다.

아이들의 위치를 잘 보세요. 한가운데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바깥도 아닙니다. 저 뒤에 있는 일주문도 한가운데가 아니라 오른쪽으로 약간 벗어나 있습니다. 자, 메모하세요. 세상은 요지경, 삼분할의 법칙!


▲ 구도


뷰파인더나 디카 액정에 가상의 선을 긋습니다. 가로로 두 개, 세로로 두 개. 그러면 화면이 아홉 개로 나뉩니다. 찍으려는 사람이나 물체를 그 선들이 만나는 점에 놓으십시오. 꼭 들어맞지 않아도 됩니다.

한가운데가 아닌 주변부에 중요한 대상을 놓고 구도를 잡으면 이상하게도 사진이 됩니다. 이를 삼분할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위 사진에서 아이들은 왼쪽 아래에, 일주문은 오른쪽 아래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화려한 은행나무 단풍은 위쪽을 뒤덮고 있지요. 아이들을 잘 찍겠다는 욕심에 많은 사람들은 아이들을 한가운데에 놓고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잘 나오겠지만, 정작 여행지에 대한 정보는 아이들에 가려서 보이지 않습니다. 연인, 가족을 여행지에서 찍으려면, 명심하세요, 화면 가운데에 넣지 마실 것. 우리가 찍으려는 건 증명사진이 아니라 기념사진입니다. 자, 아래 사진을 보실까요?

 
▲ 덕유산

역시 만추(晩秋)를 맞은 무주 구천동입니다. 오른쪽 아래에 사람 하나가 앉아 있습니다. 이 또한 가상의 선 오른쪽 아래에 붙어 있습니다.


 
이 사람을 가운데에 넣으면 단풍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사람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아래는 이 사진에 삼분할 선을 그어본 사진입니다.

어떠신가요?

묘하게도 삼분할 선에 들어맞는 구도가 나왔습니다.

이 사진 찍으라고 죽을 뻔했습니다. 사진 속의 사람, 바로 접니다.

30초 타이머를 맞춰놓고 30m를 달려가 제가 모델이 됐던 사진입니다.

세 장 찍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관뒀습니다.

 


자, 이건 어떨까요? 아래 사진은 삼장법사가 손오공을 데리고 지나갔던 중국 서쪽, ‘소금계곡’ 풍경입니다.

 
▲ 소금계곡

황량하기 짝이 없는 풍경 속에 한 사람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 사람의 위치를 보십시오. 역시 가운데에서 왼쪽으로 어긋나 있지요? 이 사람이 가운데 있었다면 참 웃기는 사진이 됐겠지요. 자 이제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을 때, 사람(혹은 중요한 풍경)은 언제나 삐딱하게 놓고 찍으세요.


달력 사진 싫어요, 사람을 찍어요!

위 사진을 한번 보세요. 아까 보신 사진과 다른 점이 있지요?

네, 맞습니다. 사람을 일부러 지웠습니다. 어떠신지요? 그냥, 괜찮은 달력사진입니다. 한마디로 생동감이 없는 밋밋한 사진입니다. 계곡이 얼마나 큰 지도 잘 모르겠고요.

위의 소금계곡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황량한 풍경으로 가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냥 무시무시한 풍경사진에 불과하지요. 거기에 사람이 있으니까 소위 말해서 ‘그림이 되는’ 겁니다. 부석사 은행나뭇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이 없었다면 그저 예쁜 사진으로 끝났을 겁니다. 아래 사진은 어떻습니까?


▲ 피렌체

이탈리아 피렌체의 아르노 강 풍경입니다. 격렬하게 키스를 하고 있는 연인이 없다면? 역시 달력사진이지요. 아무 특색이 없는 그런 밋밋한. 그렇다고 이 연인을 한가운데 넣고 찍었다면 그 또한 말이 되지 않는 사진이 됐을 겁니다. 우리가 담으려는 추억은 피렌체의 아르노 강과 다리지 연인이 아니니까요.


▲ 온달산성

충북 단양에 있는 온달산성입니다. 바보 온달이 신라군과 맞서 싸우다가 전사한 곳입니다. 그날, 카메라를 삼각대에 세워놓고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30분 정도? 마을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오더니 제 앞을 스쳐갔답니다. 친구들이 먼저 가고, 맨 끝에 따라가던 아이가 계단을 올라가는 순간 파파팍 하고 세 장을 찍었죠. 아이한테 너무 고마웠답니다. 아이가 있었기에 산성의 규모를 보여줄 수 있었고, 아무런 재미도 없는 사진에 생동감을 선물 받았으니까요.
 


▲ 페트라

요르단 남쪽에 있는 고대 도시 페트라 입구입니다. 영화 인디애나 존스를 찍은 곳이기도 하지요. 아래에 있는 엄마와 아들이 없었다면? 한번은 볼지 모르되 두 번 세 번 두고 보는 사진은 아닙니다. 두 사람이 있기 때문에 페트라 입구의 규모를 알 수 있는 것이고,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음미를 할 사진으로 남게 된 것이지요. 이 사진 또한 삼분할의 법칙에 충실한 구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간을 찍어요!

카메라는 시간을 기록하는 능력이 있다는 거, 아시나요? 셔터 스피드를 길게 잡으면 그 시간 동안의 움직임이 그대로 기록된답니다. 아래 사진!


 
▲ 검룡소

강원도 태백에 있는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 사진입니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차가운 샘물이 솟구치는 곳이지요. 아래쪽 물을 잘 보세요. 이 사진은 셔터를 8초 동안 열어놓고 찍은 모습입니다.

8초 동안 물이 흐르면서 만든 무늬가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8초의 세월을 농축한 결과, 아무 생각 없이 찍었다면 제법 큰 개울 정도로 찍혔을 사진이 신비한 풍경으로 변신했습니다. 어떤 강의 시작이라는 엄숙한 분위기를 담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성공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는 일부러 사람을 넣지 않았습니다. 신비로운 분위기에 인간은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했었지요. 다음 사진을 보실까요?


▲ 박연폭포

개성에 있는 박연폭포 풍경입니다. 셔터 스피드는 1/3초였습니다. 삼분의 일초 동안 떨어지는 폭포수의 궤적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그 사이에 주변으로 튄 물방울들이 바위에 번쩍이는 빛을 창조했고, 폭포수가 수면과 만난 지점에는 물안개가 피어올랐습니다.

어떠신지요? 박연폭포를 본 순간부터 저는 이렇게 찍으리라 작심을 했답니다. 저 어마어마한 폭포를 사진 한 방으로 기록하려면 장기 노출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왼쪽 바위에 있는 사람들도 주목해보세요. 이 사람들이 없었다면 폭포 크기를 가늠할 수 없었겠지요?


▲ 고창 보리밭

마지막 사진입니다. 전북 고창에 있는 학원농장 보리밭입니다. 내년 5월, 꼭 가보시길 권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보리밭입니다. 그 보리밭에서 저는 바람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보리밭을 훑고 사라지는 바람이 사진에 담겨 있습니다. 셔터 스피드가 1/15였습니다. 굉장히 긴 시간입니다. 아무렇게나 찍었다면 이 흔적은 사라지고, 대신에 조금 기울어진 보리들이 찍혔겠지요. 추억은 시간입니다. 점점 쌀쌀해지는 이 계절에, 카메라를 메고 떠나보십시오. 제가 알려드린 세 가지 비법을 기억해두셨다가 이번 주말에 실험해보심은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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