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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 농민' 단란주점 차리는데 퍼 준 지원금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1-17 00:00

줄줄 새는 '농업 지원금' 일회성 현금으로…공돈 타가는 '다방 농민' 기승

지원예산 75%가 보조금… 직불금만 2조
영농자금 받아 술집·주유소 경영하기도
'선심성 퍼주기' 지원제도 전면 개선해야


경기 지역에서 소를 사고파는 중간상(商) A씨와 B씨는 2004~2005년 정부로부터 '한우 품질 고급화 장려금'이란 명목으로 1440만원을 받아갔다.

이 장려금은 원래는 고급육을 생산한 한우 농가만 받을 수 있는 돈이지만, 중간상들이 감쪽같이 한우농가로 가장해 거액을 타간 것이다. 농촌 지역에선 이처럼 정부로부터 '눈먼 돈'을 받아 먹고사는 사람을 '다방 농민'이라고 부른다. 주업이 농사가 아니면서, 다방에서 공무원들과 커피를 마셔가며 보조금 타먹을 궁리만 한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최근 쌀 직불금 파동에서 드러났듯이, 정부의 농업 지원 예산이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면서 정작 지원이 필요한 농가가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해 오히려 농가 빚이 더욱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3년까지 총 119조원을 농업에 지원키로 한 '농업농촌 종합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수립한 이 대책에 따라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37조5089억원이 이미 집행됐고, 올해부터 2013년까지 81조4911억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특히 전체 119조원 중 75%에 가까운 89조2400억원이 개별 농가에 현금으로 지원되는 보조금 방식으로 풀려나가기 때문에 쌀 직불금 같은 부작용 사례가 얼마든지 더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석원 중앙대 교수는 "농업을 살리기 위해 보조금을 주는 데에 반대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보조금 제도가 정밀하게 설계되고 엄격하게 관리되며 일정 기간마다 보완된다는 신뢰가 없다면 납세자인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불금 관리가 핵심

지난해 쌀 직불금 등 각종 직불금 예산만 2조1466억원에 달했다. 노무현 정부가 수립한 119조원 투·융자계획에 따라 농업 지원 보조금이 연 평균 9조원 안팎으로 투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보조금 중 24% 정도가 각종 직불금에 배당된 셈이다. 정부가 계획한 대로 직불금 예산이 2012년까지 3조5570억원으로 확대되면, 해마다 보조금에서 직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수준으로 높아진다. 농식품부 국장급 간부 A씨는 "같은 보조금이라도 농업 인프라 구축에 지원되는 경우와 달리, 직불금은 개별 농가에 현금으로 나눠주고 마는 것"이라며 "보조금에서 직불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농업 지원 예산 관리는 직불금 제도 개선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낭비사례들

농가부채 경감을 위해 취해진 농협 대출이 공무원, 교사 등 다른 직업으로 충분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잘못 지원된 사례도 있었다. 2005년 5월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농사가 주업이 아닌 846명이 162억1100만원을 부당하게 대출받았으며 회수조치를 당하지도 않았다. 농협이 애초부터 자격 없는 사람에게 대출해 준 것은 물론 잘못 나간 대출을 회수하는 노력도 하지 않은 것이다.

농업 지원 자금이 유흥·레저업 등 엉뚱한 곳으로 흘러간 황당한 경우도 많았다. 일부 농업 후계자들은 영농자금을 지원받아 도시에서 단란주점이나 카페, 주유소를 경영했다가 적발됐다. 경기도에 지원된 농축어업 구조개선 자금 207억원이 수영장·눈썰매장 건설에 투입된 경우도 있었다(2000년).

농민들이 부채경감을 위한 대출을 받을 때 보증을 서준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은 나중에 농민들에게 구상권(求償權·보증인이 채무자 대신 빚을 갚은 뒤 채무자에게 다시 돈을 받는 것)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 막대한 국민세금을 날리고 말았다. 2006년 구상권 채권 5446억원 중에 회수액은 523억(9.6%)에 불과했다.

◆"농업 포퓰리즘에서 벗어나야"

전문가들은 이번 쌀 직불금 파동을 계기로 농업 지원책을 농업 포퓰리즘에서 벗어나게 하는 근본적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김영삼 정부 시절 전체 농업 지원금에서 56.5%를 차지했던 보조금 비율이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74.4%와 74.8%로 급증하면서 농업 포퓰리즘이 심해져 갔다.

최양부 전남대 초빙교수는 "보조금 제도에 구멍이 많은 것은 정치적 고려에 따라 선심성 퍼주기식 정책을 벌인 농업 포퓰리즘의 결과"라며 "이명박 정부는 보조금을 포함한 농업 지원 예산 전반에 대해 하루 빨리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의 국장급 간부 B씨는 "정치권과 농민들의 눈치를 보느라 과거 농림부가 '똑똑한 정책'보다 '푸짐한 정책'을 택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100억원의 보조금을 썼을 때 10억원이 잘못 쓰이더라도 90억원을 받은 농민들은 어쨌든 좋아할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경희대 안재욱 교수는 "각종 보조금이 '공돈'이나 '눈먼 돈'으로 인식되지 않도록 실제 손실을 입은 농민에게만 한시적으로 지불되는 방향으로 보완·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직불금(直拂金)

농업인 소득 안정 등을 위해 일정 금액을 현금으로 주는 보조금. 직접 지불한다고 해서 직불금으로 불린다. 목표 쌀값과 산지 쌀값의 차이를 농민에게 보전해 주는 쌀 직불금 등, 현재 7가지 직불금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


금원섭 기자 caped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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