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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의 두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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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8-11-20 00:00

 

아득히 먼 옛날의 일이다. 정말 까마득히 먼. 132억년 전 작은 별 하나가 우주 공간에 모습을 드러냈다. 132억년이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아득한 시공의 간격이다. 한 방울의 물로 능히 바위 산을 뚫고도 남을. 거대한 폭발로 태어난 별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몸을 태워 자신의 존재를 비로소 알렸다.

주위에는 큰 별들이 많았다. 게 중에는 자신보다 수백 배 더 큰 덩치도 있었다. 큰 별들은 빠른 속도로 연소를 했고 무거운 몸집 탓에 블랙홀로 빨려 드는 비운을 겪었다. 작은 별은 그 후로도 무수한 별들이 태어나고 죽는 것을 지켜 보았다. 몸집이 더 컸더라면 자신도 이미 오래 전 같은 운명이 되었을 것이다.

텍사스 대학 천문학자들은 최근 우연히 이 별을 발견했다. 작다고는 하나 이 별은 태양의 0.8배에 달한다. 광대한 우주 공간에서 그저 조금 작게 보일 따름이다. 학자들이 추정하는 우주의 나이는 대략 137억살. 이 별은 우주의 생성 초기부터 존재해온 셈이다. 그가 오래 살아 남은 이유는 태양의 0.8배 밖에 되지 않는 질량 때문이다. 우주 공간에서는 큰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명리학에는 ‘재다신약(財多身弱)’이라는 말이 있다. 재물이 많으면 몸이 약해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재물이 많은 집안에는 몸에 이상이 있는 자손이 많다고 한다. 한국의 대표적 재벌 현대가도 마찬가지라고 들었다. 재물은 스스로 굴러 들어 와야 이롭다. 재물과 싸움을 하다 보면 힘의 소모가 많아진다. 그만큼 몸은 병에 시달리기 쉽다. 돈 벌면 뭐하나 한번 몸 상하면 다 놓고 떠나야 하는데.

비슷한 말로 ‘관다신형(官多身刑)’이 있다. 관이 많으면 몸이 고달프다는 의미다. 예부터 벼슬자리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언제나 고초가 뒤따른다. 상대와 피 말리며 경쟁하다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른다. 수 많은 조선 선비들의 앞 섶을 피로 물들였던 사화(史禍)가 생생하게 이를 증언하고 있다.

관은 또 자식의 의미를 포함한다. 자식이 많으면 바람 잘날 없다는 말 그대로다. 애 먹이는 자식을 보고 ‘전생의 원수가 따로 없다’고 말하는 데도 이유가 있다. 윤회를 믿는 불교에선 전생에 아주 가까운 사이나 원수가 현생에선 부모 자식 사이로 만난다고 한다.

그러니 재물도, 관운도 적당히 있어야 한다. 너무 없으면 당장의 삶이 고달프고 너무 많으면 재물에 눌려 몸을 가누지 못한다. 관운도 마찬가지. 자신의 그릇보다 큰 자리에 앉으면 그 순간부터 “마음 편할 날 없겠구나” 각오를 해야 한다.

지난해 ‘쩐의 전쟁’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끈 적 있었다. 이 드라마에선 사랑도 미움도, 우정이나 다툼도 모두 돈 때문으로 그려져 있다. ‘쩐의 전쟁’에서 주인공의 스승 노인은 말한다. “한 사람의 부자를 만들기 위해선 많은 가난한 사람이 나와야 한다.” 그 스스로 부자가 되기 위해 많은 사람의 피땀을 필요로 했다고 고백했다.

돈은 확실히 애물 단지다. 없으면 아쉽고 넘치면 몸을 망친다. 돈이 얼마나 있어야 만족할 수 있을는지. 우주 공간의 별도 너무 커지면 빨리 소멸된다. 오래 살아 남으려면 뭐든지 적당해야 좋다.

최진실이 남긴 두 자녀, 정확히는 그녀의 유산을 둘러 싼 갈등이 일단락된 느낌이다. 그동안 자녀들에 대한 친권 회복을 주장했던 전 남편 조성민이 한 발 뒤로 물러 섰다. 자신은 재산엔 관심없고 오로지 아버지로써의 권리를 찾으려 했을 뿐이라며 태도를 바꾸었다. 그의 결정은 수백억원으로 추정되는 최진실의 유산의 향방과 직결돼 세간의 관심을 모아 왔다.

세상을 떠난 누군가에 의해 남겨진 아이들은 대개 천덕꾸러기이다. 부모 중 남아 있는 한 쪽에게 마저 짐처럼 여겨지기 일쑤다. 하지만 유산이 많은 아이는 다른가 보다. 이혼한 후 5년 동안 한번도 아이들을 찾지 않은 아버지와 재산권과는 거리가 먼 외삼촌이 서로들 키우려고 난리를 쳤으니.

조성민이 왜 뒤로 물러 선지는 알 수 없지만 아이들이나 주변을 보아 잘된 일인 듯하다. 이번 사건은 자칫 한국의 유림(儒林)과 여성계로까지 전선이 확대될 조짐을 보였다. 어머니를 잃은 아이들 입장에선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이제 세상은 되도록 두 아이들을 잊었으면 한다. 그들이 다른 평범한 아이들처럼 조용히 클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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