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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캐나다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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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8-11-24 00:00

금호 타이어 캐나다 김병희 법인장

얼마 전 자동차 타이어 교체를 위해 매장을 찾았던 새 이민자 장모씨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밖에 없었다. 한국산 타이어가 지나치게 홀대 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장씨는 “우리 기술력으로 항공기 타이어도 만든다고 들었는데, 이곳 시장에서는 그에 걸맞는 대접은 받지 못하는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한국에 있을 때만 해도 국산 타이어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밴쿠버의 소매업주들은 아무 근거 없이 그 품질을 비하한다는 게 장씨의 주장이다.

한국산에 대한 저평가 혹은 지나친 ‘자기비하’는 비단 타이어에 국한되지 않는다. 소위 얘기하는 한류 열풍 덕택에 아시아권에서는 확실히 통한다고 하지만, 북미권에서는 ‘아직’인 것 같다. 예를 들어 한국산 자동차는 품질 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저렴한 가격대에 팔린다.

많은 캐나다인들은 한국이 캐나다와 엇비슷한 경제규모를 지녔다는 것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한국 제품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가 없다. 이런 현상은 품질에 비해 빈약한 브랜드 인지도 때문이다.

‘Good’ 속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라

브랜드 파워를 끌어올리는 것. 이것은 현재 캐나다에 법인을 둔 한국 기업들의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금호 타이어’ 역시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3대 메이저 제조업체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김병희 금호 타이어 캐나다 법인장(사진) 을 만났다.

 “지난 몇 년 동안, 타이어 업계 후발주자로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 왔습니다. 지금은 그 노력에 대한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병희 법인장이 밴쿠버에 부임한 것은 약 4년 전이다. 캐나다에 오기 전에도 세계 각국을 돌며 금호의 ‘국제통’으로 활동했던 그였기에, 캐나다의 낯선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김 법인장에게도 캐나다의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비즈니스 확장, 다시 말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중요한 일이었다.

김 법인장은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캐나다와 사업 전선에서 보는 캐나다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사전을 통해 알고 있었던 ‘Yes 혹은 Good’은 실제로는 그 의미가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Good’ 속에는 또 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의미를 찾기 위해선 상대방에게 구체적 질문을 던져야 한다.

김 법인장의 얘기는 딜러나 고객들이 금호 타이어에 대해 ‘Good!’이라고 얘기했을 때, 그 의미를 보다 집요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캐나다 사람들은 ‘Good’이란 말을 참 많이 쓰는 것 같아요. 학교에 가보세요. 선생님께 우리 아이 공부 잘 따라 가나요, 하고 물어볼 때마다 대부분 ‘굿’이라고 답합니다. 이런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기분이 좋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도대체 왜 ‘굿’이라고 하는 건지 궁금해지잖아요. 그래서 제대로 된 의미파악을 위해서라도 구체적 질문이 필요한 겁니다. 이건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공룡’ 타이어 3사와 맞서 기술력을 승부한다

 “캐나다 법인장으로 있으면서, 제가 가장 개선하고 싶었고 지금도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가 바로 마케팅입니다. 현재는 기존 타이어 3사가 시장을 끌어가고 있는 입장입니다. 이들 3사의 시장 점유율이 거의 60% 가까이 되지요.”

메이저 3대 업체는 말 그대로 공룡에 가깝다. 소비자 대상 홍보활동을 위해 투입하는 물량도 금호에 비해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김 법인장은 이들이 ‘선두업체’라는 사실을 일단 인정한다. 그의 얘기는 경쟁 업체에 대한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오히려 냉정한 분석처럼 들린다.

“메이저 3사들은 북미권에서 우리보다 훨씬 먼저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고, 소비자들을 만나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우리 업체가 그들에 비해 비교적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금호 타이어의 품질은 이미 세계시장에서 공인 받았다. 지난 10월, 미국 ‘컨수머 리포트’는 금호의 SUV 및 소형트럭용 타이어를 4대 추천 제품으로 선정했다. 승차감, 주행 안전성, 연비 등의 평가항목에서 금호는 미쉐린, 브릿지스톤, 굿이어 등의 굵직굵직한 업체를 제치는 쾌거를 이루었다.

금호 타이어는 또한 세계 최초로 15 시리즈 타이어를 만들어 내고, 시속 360km로도 주행이 가능한 초고속용 타이어를 계발하는 등 남다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문제는 김 법인장도 얘기했듯이 이 품질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북미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확보다.

김 법인장은 “소비자들이 금호 타이어의 성능을 인정하고 타이어를 구입하기까지에는 브랜드 인지도가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했습니다. 딜러 마케팅에도 신경을 쓰는 동시에, 몇 년 전부터는 소비자 위주 마케팅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 제품을 대량으로 취급하는 유통업체 이외에도,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는 전략을 채택한 것이지요.”

전방위 마케팅으로 젊은층 공략에 성공

금호라는 제품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 작업의 일환으로 금호 타이어 캐나다는 각종 아마츄어 레이싱 대회를 지원 중이다. 지난 7월에는 핏 메도우 공항 활주로에서 ‘제 6회 금호 수퍼 챌린지’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홍보 활동 덕택에 금호는 현재 젊은층 공략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자부하고 있다.

“젊은층들은 저희 제품에 대해 아주 상세히 알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볼 때, 젊은층에게 어필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지요. 그들은 인터넷 세대이기 때문에, 제품 평가 등을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 상세히 올립니다. 이는 또 하나의 매우 중요한 홍보활동인 셈입니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젊은 세대에 비해 훨씬 버거운 마케팅 타겟이다.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캐나다의 소비자들은 대체로 보수적이라,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웬만해서는 배신(?)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따라서 후발주자들은 중장년층과 노인층의 마음을 돌리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금호의 제품이 나이 든 세대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데에도 이와 같은 이유가 숨어 있었다. 하지만 김 법인장은 시장 확장에 자신감을 보인다.

“장기적 관점에서 마케팅 전략을 추구하다 보면, 언젠가는 중년층 이상의 고객들에게도 금호의 품질을 알릴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제품 체험 기회 늘리는 것이 중요

금호의 눈여겨볼만한 마케팅 활동 중 하나로 ‘Ride & Drive’ 행사를 꼽을 수 있다. 김 법인장 이 행사를 통해 타이어 유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딜러들에게 금호의 성능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딜러들부터 우리 제품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야 소비자들에게 우리 제품을 추천해 줄 수 있을 거라 확신한 거지요. 체험 행사 전에는 단순히 ‘Good’이라는 다분히 추상적인 의견이었지만, 직접 우리 타이어를 이용한 후부터는 ‘추천할만하다’는 구체적 행동을 보이더군요.”

이 행사는 제품에 대한 딜러들의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딜러들은 금호의 제품 특성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소위 말하는 ‘추천목록’에 금호의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물론 딜러들의 인식변화가 전체 소매업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캐나다의 타이어 판매구조는 조금 특이합니다. 어떤 특정 조직에 따라 권장하는 품목이 다 다르거든요. 그래서 금호를 취급하지 않는 조직에 속해 있는 소매업주들은 우리 제품을 아무 근거 없이 폄하하곤 하지요.”

금호 타이어 캐나다는 앞으로도 제품에 대한 왜곡된 편견과 ‘한판 승부’를 벌일 생각이다. 품질 향상에 적지 않은 땀을 쏟아 부은 만큼, 그에 맞는 정당한 평가를 시장으로부터 받기 위해서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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