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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시대, 한숨도 각양각색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2-05 00:00

“한인사회 ‘환전 시기’ 두고 희비 엇갈려”

한인 A씨는 얼마 전 비즈니스 개업을 접었다. 지난 몇 개월 간 의욕적으로 준비했지만, 계약 성사를 코 앞에 둔 시점에서 A씨는 마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현 경제 상황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파르게 오른 환율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지난 해, 기업이민으로 밴쿠버에 온 A씨는 조건해제를 위해서라도 ‘사업자 등록증’이 필요했다. 문제는 사업을 하기 위해선 한국 내 자산을 처분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A씨는 “한국 내 경제상황도 좋지 않고, 환율도 연초 대비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사업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율이 내년 3월까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A씨는 역이민을 선택할 생각이다.

올 2월, 전문인력이민으로 캐나다에 온 정모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A씨처럼 의무적으로 비즈니스 개업을 할 필요는 없지만, ‘총탄’을 미리 바꿔놓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 정씨는 “캐나다 달러가 너무 높게 평가됐다고 판단해 환전을 미뤘는데, 오히려 입국 당시보다 무려 300원 가까이 올라 속이 탄다”고 토로했다. 서울에 비해 밴쿠버 물가가 낮은 편이라고는 하지만, 정씨가 느끼는 ‘체감물가’는 이미 한겨울이다.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정씨는 매일 아침 마시던 커피도 끊었다.

조기유학 가정도 환율 때문에 희비가 엇갈린다. 올 3월 두 자녀와 함께 밴쿠버에 입국한 C씨는 “당시 필요한 자금을 한꺼번에 환전했기 때문에, 현재로선 환율의 영향은 거의 없다”면서 “송금 받을 계획은 없고, 은행잔고가 바닥을 보이면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기러기 엄마 J씨는 높은 환율과 송금 수수료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 J씨는 “매달 송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남편에게 너무 미안하다”면서 “주변에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기러기 엄마들이 많다”고 전했다. J씨는 원래 계획보다 앞당긴 내년 1월경에 귀국할 생각이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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