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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8-12-23 00:00

사진 역사를 통털어 가장 유명한 사진가는 누구일까요? 참으로 멍청한 질문이고, 물론 답이 있을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하지만 몇몇 후보를 들 수는 있겠습니다. 그 후보 중에 빠질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오늘 이야기 할 앙리 카티에르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입니다. 1908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2004년 프랑스에서 죽습니다. 그러고보니 참 오래도 살았네요.


그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못해도 아마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이란 말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1952년에 나온 브레송의 사진집의 미국판 이름이지요. 이말은 원래 “세상에 결정적 순간이 없는 것은 없다”인데 브레송이 17세기 교회신부의 말을 옮긴 것이라고 합니다.
브레송을 설명하자면 꼭 따라다니는  몇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그는 평생 한 카메라만 썼는데 그것이 바로 유명한 라이카입니다. 그리고 특별한 경우을 빼고는 늘 50mm렌즈를 썼습니다. 플래쉬는 쓴 적이 없구요, 한번도 암실작업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사진을 찍어 필름을 넘기고 나머지 과정은 다른 사람에게 맡겼습니다. 그는 찍은 사진을 이리저리 만지는 것을 무척 싫어해서 가장 단순한 이른바 “크롭”, 그러니까 찍은 사진 중 일부분을 잘라내는 것조차 거부했습니다. 그의 사진은 그러니까 모두 50mm렌즈가 달린 라이카 카메라로 찍은 원본 그대로입니다.


그는 사진의 모든 것은 셔터를 누르는 순간 결정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어떤 순간 셔터를 눌려야하는가? 찍고자 하는 대상의 본질이 가장 잘 드러나는 순간이라고 했습니다. 그럼 그 순간을 어떻게 아느냐? 직관으로 안다고 했습니다. 어렵지요? 네 쉽지 않습니다.


1957년 그가 워싱턴 포스트와 인터뷰를 하면서 이런 말을 합니다. “당신이 사진을 찍을 때, 창조적인 한 찰나가 있다. 언제 셔터를 누를지 직관으로 알아야 한다. 만약 그 순간을 놓치면 그 순간은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자 이제 이 사람처럼 사진을 찍어볼까요. 우선 카메라는 작고 가벼운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렌즈는 무조건 50mm입니다. 왜냐구요? 이 50mm렌즈를 우리는 흔히 표준렌즈라고 하는데 그 까닭은 이 렌즈를 통해서 보면 우리 눈으로 보는 것과 가장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카메라는 늘 들고 다닙니다.


마치 여러분들 휴대폰을 늘 들고 다니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언제나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 있도록 늘 연습을 합니다. 조리개 값과 셔텨 값을 능수능란하게 조작할 수 있어야하고 느린 셔터스피드에서도 흔들린 사진이 나오지 않도록 안정되게 셔터를 누르는 연습을 합니다.
그리고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가 눈에 띄는 것이 있으면 카메라를 통해 대상을 주시하고 있다가 이때다 하는 순간에 셔텨를 누릅니다. 때로 그 주시하는 시간이 몇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도무지 그 “때”가 언제냐구요? 말씀드렸지요, “직관”이라구요.


사실 직관처럼 쉬운 것도 없습니다. “직관적으로”는 다른 말로 “맘 내키는대로” 아니겠습니까. 사실 여러분도 거의 대부분 직관적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10초 뒤에 사진을 찍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10초 있다가 셔텨를 누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냥, 나도 모르게 셔텨를 누르게 되지 않습니까. 그게 직관이죠 뭐.


그러나 직관도 직관 나름 아니겠습니까. 세상에 직관처럼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대상의 본질이 잘 드러나는 순간>을 느껴보신 적 있습니까? 마치 무슨 선문답 같습니다. 사실 그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동양철학, 그 중에서 불교의 냄새가 많이 납니다. 마치 도를 닦는 스님처럼 사진으로 도를 닦는 그런 분위기가 있습니다.  사실 말로 이 양반의 사진을 설명하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여기저기 찾아보면 사진을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냥 사진을 보십시오. 제 말은 다 잊으시구요.                               

www.bisphoto.net / bainso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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