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청개구리 이야기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01-13 00:00

청개구리 이야기 아시죠? 뭐든지 엄마 말에 반대로만 하던 청개구리 이야기를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겁니다. 앉으라면 서고 동으로 가라면 서로 가고, 시키는 일은 뭐든지 반대로 하는 말 안 듣는 청개구리. 언제나 그렇기에 청개구리 엄마는 돌아가시면서 시냇가에 묻어달라고 유언을 합니다. 그러면 양지바른 산자락에 묻어주리라고 믿으며. 엄마의 유언대로 시냇가에 무덤을 만들어 드린 청개구리는 그 후 비만 오면 엄마 무덤이 떠내려 갈 까봐 개굴개굴 운답니다.


어린 시절 듣고 자란 동화입니다. 청개구리처럼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부모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는 교훈과 함께. 청개구리가 참 나쁜 아이고, 나는 청개구리같이 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는 사람으로서 다시 보는 청개구리 이야기는 어린 시절의 다짐과는 다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청개구리는 왜 맨날 반대로만 했을까? 언제부터 그랬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청개구리의 ‘거꾸로’ 행동은 청개구리가 나쁜 아이여서가 아니라 그렇게 길러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말해 ‘학습’되고 ‘강화’된 행동이라는 겁니다.


어린 아이들은 태어난 그 날부터 세상에서 살아갈 행동을 배워나가기 시작합니다. 갓 태어난 영아는 본능적인 행동으로 생존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자라면서 어떤 행동은 계속 유지되고 어떤 행동은 사라지며 사회적으로 적절한 행동들을 배우고 발전시킵니다. 이 과정이 ‘학습’입니다. 예를 들면, 아기가 배가 고파 울면 엄마는 젖을 줌으로써 아기는 배고프면 울어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학습), 우는 행동은 아기가 울 때 마다 엄마가 젖을 줌으로써 ‘강화’됩니다. 따라서 아기는 울음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욕구를 충족하게 됩니다. 성장하며 우는 것 외에도 표정, 몸짓 등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을 ‘학습’하고 동시에 언어가 발달함에 따라 자신의 욕구를 말로 표현해 나갑니다.


아기가 자라면서 욕구도 다양해지고 표현도 다양해지는데, 부모가 어떤 행동에 반응을 보이는지, 어떤 때 원하는 것을 얻는 지에 따라 아이의 표현 방식이 ‘강화’를 받습니다. 울어서 장난감을 받은 아이는 다음에 장난감을 갖고 싶을 때 ‘울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해서 장난감을 얻으면 우는 행동이 ‘강화’되어서, 이제부터는 더 크게 울게 되는 식입니다.


다시 청개구리로 돌아가서, 청개구리의 ‘거꾸로’ 행동도 이러한 ‘학습’과 ‘강화’를 통해 만들어졌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하기 쉽도록 상상해서 이야기를 재구성해보겠습니다. 아기 청개구리가 처음에 엉뚱하게 거꾸로 행동을 합니다. 엄마는 아기가 귀엽기만 했습니다. 두 번 세 번 반복되는 동안에도 엄마는 고쳐주기 보다는 웃으며 귀여워합니다. 반대로 하는데 벌은커녕 오히려 사랑을 받기에 행동이 ‘강화’됩니다. 엄마가 아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깨달았을 때는 이미 청개구리의 몸에 밴 행동방식이 되어 있었습니다. 엄마는 포기한 채, ‘얘는 뭐든지 반대로 하는 청개구리야’ 라고 하며, 시킬 것을 반대로 말함으로써 거꾸로 행동을 더욱 부추기고 강화시키기에 청개구리는 계속 거꾸로 하며 살게 됩니다.


동화에서뿐 아니라 실제로도 이런 청개구리 같은 아이, 그리고 청개구리 엄마 같은 부모가 많습니다. 처음엔 귀여워서 어린 아이의 잘못된 행동도 웃으며 넘어갑니다. 조금 거슬리지만 이 정도는 괜찮다 싶었는데 어느 날, 정도가 너무 지나치다고 느꼈을 땐 이미 아이고집이 만만치 않습니다. 한 두 번 고쳐보려다가 소득없이 끝나면 ‘얘는 OO애야’라고 딱지 붙이고 방치하면서, 철들면 나아지겠지라고 위안합니다. 행동을 수정하고 반응을 바꾸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아이의 행동방식을 교묘히 이용해서 잘못된 행동을 강화합니다. 예를 들면, 야채를 안 먹는 아이에게 “너는 야채 못 먹지”라고 빈정거리고 무시함으로써 반항심에 먹게 만드는 것 같은 경우입니다.


물론 철들면 나아질 수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 자기 자신이 잘못됐다는 인식을 하고 굳은 결단으로 행동을 바꿔나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기에, 절대 절망이란 없으며 사람에게는 언제나 기회가 있습니다. 단지 그 사이에 놓친 많은 소중한 사람과 관계, 인간관계에서 겪는 상처와 좌절, 부모에게 들은 부정적인 언어와 꼬리표, 이 모든 것에서 기인한 열등감과 자존감의 손상 등을 생각하면 아깝고 안타깝습니다. 그러기에 철들기를 기다리기 보다 지금이 바로 개입해야 할 그 때입니다. 동화에 나오는 청개구리도 결국에는 달라집니다. 비록 엄마가 돌아가신 다음이지만요. 그런데 그 청개구리가 진작에 착한 아이로 바뀔 수는 없었을까요? 엄마가 아들을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상담 등을 통해 아들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수정하기 위한 원리와 기술을 배웠더라면 청개구리가 더 이상 나쁜 아이라는 꼬리표와 열등감, 상처에서 벗어나 성숙하고 자존감있는 아이로 자랐을 것을. 그랬다면 오늘날 우리가 아는 청개구리 동화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MAC사 메트로 밴쿠버 콘도미니엄 375세대 판매예고
부동산 판매업체 맥 리얼이스테이트 솔루션스사(MAC)는 15일 메트로 밴쿠버내 새 콘도 375세대를..
소의 해, 기축년의 새해가 밝았다.  미국 Wall ST 와 한국 증권 거래소 한복판에는 시장의 활황을 상징하는 사나운 기세의 황소(BULL) 동상이 있다. 상당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는 2009년 중반에 바닥을 확인하고 그 이후 2_3년간 상승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막대한 비용 지출, 납세자 부담 늘 듯”
2010 동계 올림픽이 그 자체로 썩 훌륭한 경기 부양책이 될 수 있을까? 현 상황만 놓고 보자면, 지나친 ‘잔치 비용’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짊어져야 하는 부담만 늘어날지 모른다. 납세자들이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다 이런...
인턴기자들에게 들어본 영어공부
전세계에 700만명이 넘어선 한인 이민인구에 힘입어 “어디로 이민가도 대부분은 우리말로도 살 수 있다”는 말도 있지만 이민사회에서 현지 언어가 일상생활부터 미래까지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 않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현지언어로 공부해야 한다는...
지난 1월 3일 SFU 버나비 캠퍼스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된 오리엔테이션은 오후 5시 30분까지 진행 될 예정이었으나, 눈으로 인해 도로 사정이 나빠진 관계로 오후에 있을 예정이었던 캠퍼스 투어가 취소 되면서 오후 3시 30분경...
캐나다의 베이비 부머 세대 (baby boomers) 들이 노인층으로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캐나다 대학들과 학생들은 노인학의 중요성을 실감하며 관련 학과와 프로그램 구성에 더욱 힘을 쏟고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다양하고 새로운 직업들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SFU 학과 늘어난다 2009.01.14 (수)
환경학과 개설예정
지난해 12월에 있었던 SFU 이사회 결정에 따라 오는 4월1일 SFU에 새로운 환경학과가 생길 예정이다.  아직 정확한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환경학과에서는 자원과환경관리, 지질학, 지역환경 보존개발, 환경과학 등 기존 교습과정이 포함될 예정이다. 환경에 대한...
투자 내역과 조건 꼼꼼히 따져봐야
“주위에서 꼭 들여야 한다 길래 그냥 적금으로 생각하고 돈을 넣었지요” 자녀의 RESP(교육적금투자제도) 상품이 만기돼 자녀의 대학교 진학을 위해 ‘적금’을 수령한 A씨는 2가지에 놀랐다고 말했다. 하나는 기대보다 액수가 적었다는 점이고 둘째는...
청개구리 이야기 2009.01.13 (화)
청개구리 이야기 아시죠? 뭐든지 엄마 말에 반대로만 하던 청개구리 이야기를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겁니다. 앉으라면 서고 동으로 가라면 서로 가고, 시키는 일은 뭐든지 반대로 하는 말 안 듣는 청개구리. 언제나 그렇기에 청개구리 엄마는 돌아가시면서 시냇가에...
지난해 서울에서 불꽃 축제를 했답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그 중에는 틀림없이 사진을 취미로 하시는 분들이 계셨겠지요. 그런데 한 사진 동호회에서 아침에 일찍 사진 찍기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는 사람들이 못 들어오게 삼각대를 세워놓고 줄을 쳐 논...
건국대 생명환경과학대 손기철학장 초청 집회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그레이스 한인교회(담임 박신일 목사)와 밴쿠버 온누리 교회(담임 이상준 목사)에서 열렸다. 자연과학자이면서도 성령을 강조하는 영성 사역자로 활동하고 있는 손기철(한국 온누리교회...
막대한 건설비용.. 밴쿠버시 재정 위협
밴쿠버 2010년 동계올림픽 선수촌에 막대한 혈세가 소요되고 있어 이 문제가 도마 위에...
“밴쿠버 99년 11월 이후 최대 감소”
11월 신규주택 가격지수가 전국적으로 연간 0.7%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와 같은 상승률은 99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10월 조사 연간 상승률이 1.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부동산 시장 역시 가격 하락에 전면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11월...
3월 최고가 이후 9개월간 11% 하락
2008년 BC주 부동산 거래가 대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평균거래가는 전년보다 3.5% 상승한 45만4599달러로 집계됐다고 BC부동산협회(BCREA)가 12일 발표했다. 멀티플리스팅서비스(MLS)를 토대로 집계한 결과 08년 BC주내 주택거래는 6만8923호로 07년보다 33% 줄었다....
다인 아웃 밴쿠버… 예약은 필수
메트로 밴쿠버 식도락가라면 놓칠 수 없는 다인 아웃 밴쿠버(Dine Out Vancouver)가 오는 1월14일부터 2월1일 사이 메트로 밴쿠버내 각 지역 식당에서 제공된다. 이 행사를 통해 식도락가들은 1인당 18달러, 28달러, 38달러에 3가지 메뉴로 구성된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다....
하반기 소폭 회복 기대
작년 하반기 자동차 판매량이 연중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신차 구입을 꺼렸기 때문이다. 스코샤은행에 따르면, 차량 판매 부진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카로스 고우메스(Gomes) 스코샤은행 경제연구원은...
“11월 신규주택 착공 물량 크게 줄어”
건설 경기 하락이 심상치 않다. 지난 해 11월 건축허가 액수가 전달 대비 11.8% 감소한 48억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건축허가 액수는 657억달러로 2007년 같은 기간 대비 3.9%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신규건물...
미국 드라마 7
밴쿠버의 겨울이 꽤 지루하다는 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렇다!”는 반응일 것이다. 확실히 여름에 비해 겨울이 길게 느껴진다. 특히 이번 겨울은 좀 심한 편이다. 폭설과 폭우가 마치 원투 펀치처럼 길거리 곳곳을 폭격했다....
2008년 다사 다난했던 한해가 지나가고 Vancouver에는 40년 이래의 최대의 폭설로 2009년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외환시장 및 금융시장도 사상 유례없는 격동의 한해로 이러한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환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외환거래를 위하여 지난주에는...
주정부 공시가격 평가유예 효과 없어
BC주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009년도 부동산 공시가격 평가 유예조치가 재산세 부담을 줄이는데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든 캠벨 BC주수상은 지난해 11월 BC주 경제활성화를 위한 10대 조치의 일환으로 각 지방자치제의 재산세 과세 기준이 되는 부동산...
 1341  1342  1343  1344  1345  1346  1347  1348  1349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