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캐나다 사회를 움직이는 기부의 힘”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02-13 00:00

이민자봉사단체 석세스에서 심리상담 및 가족지원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조은숙씨는 전에 비해 무척 분주해졌다. ‘큰 일’ 하나를 벌였기 때문이다. 조은숙씨는 요즘 기부금 모집에 열심이다. 기부금은 석세스 내 한인 대상 프로그램 등을 확충하는 데 쓰인다.
“석세스는 한인커뮤니티에 그 동안 남다른 관심을 보여 주었습니다. 하지만 비영리단체인 석세스에 대한 한인들의 기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요. 저는 이점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한인들을 위한 ‘맞춤별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한인들의 기부는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지금 기부금 모집에 공을 들이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연결고리’ 없어 기부 못하는 한인들 의외로 많아
혹자는 한인들이 ‘가족이기주의’에 빠져있다고 폄하한다. 자기만, 자기가족만 잘 살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한인들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거나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 전혀 인색하지 않다. 이러한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남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기부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대부분의 한인들이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석세스의 조은숙씨도 이점에 대해 동의한다.
“기부금을 모집하면서 몇몇 한인 기업인들과 개인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저는 그분들에게서 큰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모두들 한인 커뮤니티의 복지향상 등에 대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이었거든요. 문제는 이분들과 비영리 단체간의 연결고리가 두텁지 않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어떻게 기부를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르고 있었던 거죠. 그래서 제가 그 연결고리를 자처한 겁니다.”
한인들이 캐나다 사회로부터 보다 큰 혜택을 받기 위해서라도 기부활동 참여는 꼭 필요하다. 조은숙씨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한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대부분이 정부 예산으로 진행됩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한인들의 ‘세밀한 필요’는 충족시켜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한인 노인들을 위한 공공서비스는 거의 전무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중국어권 양로원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중국계에게 지원을 해주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계 캐나다인 스스로가 자국 출신들을 위한 기부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는 석세스가 단순히 중국계만을 위한 단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인들만이 주요 혜택을 챙긴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석세스는 한인들을 비롯한 다민족뿐 아니라 기존 캐나다 사회에도 기여하는 단체로 거듭난 지 이미 오래다. 지난 해 10월부터는 한인 한 명을 이사로 영입한 것도 이를 잘 말해준다. 이사가 되면 중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다시 말해 한인들의 목소리를 보다 쉽게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인신용조합이 바로 기부의 역할 모델
조은숙씨가 현재 목표로 하는 기부금 액수는 2만달러다. 현재는 목표액의 80%가 정도가 모금됐다. 무엇보다 한인신용조합의 힘이 컸다.
한인신용조합은 애초에는 2만달러 모두를 지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사회 회의를 거치면서 지원 액수를 일부러 낮췄다. 결코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이번 기회에 한인들의 기부활동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기부활동이 활발해야, 한인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아진다는 게 신용조합 측의 입장이다. 
“제가 모금한 돈만큼 신용조합에서 기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를 테면, 제가 8000달러를 모금했다면, 신용조합도 8000달러를 석세스에 기부하는 거죠. 일종의 ‘매칭펀드’라고 할 수 있지요. 기업이윤을 사회로 환원하는데 있어, 신용조합이 가장 열성적인 듯 보입니다. 신용조합 차동철 전무님은 왜 비영리단체에 기부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계셨습니다.”
실제로 신용조합은 한국어 이민정착 서비스가 전무했던 시절부터, 모자익이라는 이민자 봉사단체를 지원했다. 바로 이 지원이 한국어 서비스가 확대된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정착 서비스뿐만 아니라, 한인들이 ‘위기상담 전화’등 각종 공공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라도, 저희들의 2세, 3세가 캐나다 땅에서 당당히 살아가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라도, 기부활동은 절실합니다. 기부활동은 신용조합 같은 큰 기업뿐 아니라 개인들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점을 잘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