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 교과서에 나오는 질문이 아니다. 캐나다 6학년 사회(Social studies)과정에서 캐나다의 헌법 부분에서 나오는 문제 중 하나다. 캐나다 헌법에 대한 첫 수업은 4학년에 이뤄진다. 이때 국민의 기본권리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고 5학년쯤이면 정당을 나눠 모의 투표를 하고 각 권리에 따른 의무와 책임, 그리고 장단점을 토론하게 된다. 6학년에 배우는 헌법은 무엇인가란 질문은 깊이 있는 답변을 요구한다. 기본권이나 참정권, 이전의 자유가 무엇이고 무엇을 보장하고 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캐나다 헌법이 1215년 마그나 카르타에서 비롯됐다는 역사적 사실도 알고 있어야 한다.
자녀와 비슷한 시기를 암기식 교육으로 보낸 30~40대 한국의 부모세대는 이민 후 캐나다 헌법을 토론하는 초등학교 자녀를 지도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헌법은 부모들이 선택적으로 치르는 캐나다 시민권 시험에 등장하는 내용이긴 하지만 부모들은 헌법에 대해 토론준비를 할 필요는 없다. 반면에 5~6학년 학생들은 시험준비뿐만 아니라 토론준비도 해야 한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부모들도 5학년 이상 자녀 지도를 버거워하기는 마찬가지다. 캐나다 교육체계는 ‘현재’를 중시하기 때문에 부모세대가 배운 내용보다 진보한 내용이 교육과정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결과 캐나다 국내 사교육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이민자 뿐만 아니라 캐나다 태생들도 사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한국내 사교육이 선행학습 위주라면 캐나다 사교육은 보충수업과 숙제도우미 역할 위주다. 그러나 사교육으로 도움을 주는 것만으로 부모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자세가 성공을 결정한다”
최근 캐나다 교육계에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심어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일련의 보고서가 등장하고 여기에 적극적인 홍보가 뒤따르고 있다. 마니토바대 레이 페리(Perry) 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3년간 성공적인 학생과 부모의 공통점에 대해 분석한 결과 “학교에서 얼마나 잘하는 지는 스스로 얼마나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또 스스로를 얼마나 현명하게 여기는 지와 관련돼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페리 교수는 실패를 보는 시각도 성공적인 사람과 성공하지 못한 사람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공적인 사람은 실패를 노력의 부족 또는 학습전략이 빈약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성공적이지 못한 사람은 능력의 부족을 탓한다”며 “축약하자면 삶에 대한 자세(attitudes)의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주 교육부문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저명한 교육가이자 목사 찰스 스윈돌(Swindoll)은 “오래 살수록 삶의 자세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는 한다. 그 자세에 따라 내리는 결정들이 인생을 특정 짓는다. 인생의 10%는 우연이 내게 찾아온 것이며 90%는 내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등장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4학년부터 6학년은 삶의 태도를 급속도로 발달시키는 시기다. 최근 4~12학년을 대상으로 학습세미나를 개최해 상당한 인지도를 쌓은 테리 스몰(Small)의 강연을 들어보면 그는 학생에게 “너는 천재다(You are a genius!)”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공급하고 있다.
“몸을 만들어 주어라”
BC주정부는 지역경쟁력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액트나우 BC(ActNow BC)’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제목은 경제정책 같지만 주요골자는 ‘건강한 주민 만들기’로 식습관과 신체단련활동에 대한 내용이 정책보고서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보고서는 ‘건강한 사람’이 주는 경제적, 사회적 이점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주목할 점은 유치원 식습관 교육부터 시작돼 10학년 체육활동 권장까지 이어지는 ‘몸만들어 주기’ 프로젝트다. 몸을 만들어주라는 의미는 자녀를 몸짱으로 만들라는 의미는 아니다. 기초적인 체력을 갖출 수 있게 도와주라는 뜻이다. 알츠하이머 병 연구의 권위자 스티븐 크리체브스키(Kritchevsky) 박사는 관련 보고서에서 몸의 상태에 따라 두뇌의 능력이 결정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로 먹는 것이 아이들의 몸 상태를 결정하게 되는 가운데 운동량과 수면시간이 모두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언제 식사를 하느냐에 따라 운동과 수면에 적합한 시간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두뇌가 가장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간대는 이른 아침부터 오전시간 또는 심야다. 그러나 심야학습은 어린 학생들에게 좋지 않다. 올빼미형 생활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오전 5~6시 이른 아침부터 생활을 시작해 아침 8~9시경이면 두뇌를 학습준비 상태로 만드는 종달새형 생활패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종달새 기준에 맞춰 일과가 짜인 곳에서 홀로 올빼미로 남으면 당장 보이지는 않지만 누적된 학습장애를 겪을 수 있다.
몸 만들기는 아이들에게만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부모도 함께 노력해야 할 것들이다.
3년마다 한번 청각 검사를 하라- 청각장애가 있으면 기억력 장애가 따를 수 있다. 50세 전까지 매 3년마다 1번 청각검사를 하라.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 소리 출력이 최대치의 80%를 넘지 않도록 하라.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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