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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 사회에서 한국어 구사 능력은 필수”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05-07 00:00

[우리 모임] ‘BC 한국어연구후원회’(BCSAKS)

선생님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하다. 물론 개중에는 타고난 장난기를 숨기지 못하는 녀석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칠판 위에 적혀진 ‘나는 밥을 먹고 숙제를 할 거야’라는 문구의 의미를 해독하는데 열심이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 버나비 센트럴 세컨더리에서 한국어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다.

비록 ‘토요 학교’이긴 하지만, 학생들은 수업을 받고 고교 졸업이나 대학 입학에 필요한 학점을 취득한다. 한국어가 제 2외국어로서 정식 교과과정에 확실히 자리잡았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한인사회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BC 한국어연구후원회’(BCSAKS 이사장 이성수)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산파 중 하나다.

약간의 진통을 견뎌 내고 ‘건강한 아이’를 순산시켰지만, 산파는 요즘 들어 걱정이 많다. 이 아이의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한국어 수업에 대한 한인 부모들의 낮은 관심이 무엇보다 마음에 걸린다. BCSAKS 김연희 홍보이사는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교육청에서는 한국어 수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려고 하고 있어요. 문제는 한국어 과정 등록 학생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이지요. 학생수가 줄어들면, 시골 분교가 문을 닫듯이 한국어 과정도 폐쇄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병철 BCSAKS의 이병철 회장(좌)과 이성수 이사장은 “복합문화사회에서 한인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100% 발휘하려면 한국어 구사능력이 밑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흔히 캐나다를  복합문화주의 사회라고 얘기한다. 캐나다라는 공간 안에서 각 나라의 문화가 공존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출신 국가의 언어나 문화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지난 2일 한국어 수업을 참관한 버나비 교육청 평생교육원 도나 스코트(Scott) 원장 역시 이점을 강조했다.

 “출신 국가의 언어나 문화 등을 계속해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인들은 ‘운 좋게도’ 이런 기회를 제도권 내에서 접할 수 있다. BCSAKS 이병철 회장은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몫이라고 얘기한다. 이 회장은 학부모회의에 참석하면서 BCSAKS와 인연을 맺게 됐고, 올해 회장으로 선임됐다.

“많은 학부모들이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한국어 과정에 등록하면 몇 가지 혜택 아닌 혜택이 있습니다. 일단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인데, 한국어에 익숙한 1.5세대들은 비교적 쉽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지요. 한국어를 이수했다면, 장학재단 장학생 선발 때도 5% 가산점을 받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중국어나 다른 제 2외국어를 선택하면 한국어 과정에 등록할 수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BCSAKS 이성수 이사장은 제도 교육권 내에 한국어 수업이 편입되기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인사회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어떤 할머니는 차비를 아껴가면서까지 BCSAKS를 후원해 주셨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금의 한국어 수업이 가능하게 된 겁니다. 이 노력이 계속해서 빛을 보려면, 무엇보다 여러분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현재 09/10학년 고등학교 한국어 과정에 대한 예비 등록이 실시 중이다. 정원은 120명이지만, 관심이 높다면 150명까지 늘릴 수 있다. 등록은 BC 한국어연구후원회 사이트(www.bcsask.com)에서 할 수 있다. 문의 (604)224-1003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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