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일사일언] 비나라 밴쿠버 / 황용복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10-02 00:00

밴쿠버의 비 오는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 이제부터 봄이 올 때까지 올해도 어김 없이 젖은 날이 오래 이어질 것이다.  연평균 강우량으로 치면 이 고장의 비는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 나라 기상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밴쿠버의 연평균 강수량이 1199mm로 서울의 1210mm보다 오히려 조금 적다. 그런데도 한국서 살다 온 사람들이 이 고장에 유난히 비가 많다고 느끼는 것은 강우의 패턴 때문인 듯하다.

한국에서 비는 여름 몇 달에 집중돼 내리고, 이 때의 비는 흔히 집중호우다. 짧은 시간에 장대비가 오고, 강물이 급히 붇고, 그리고는 바다로 빠져나가 버린다. 밴쿠버의 비는 주로 가을에서 이듬해 봄까지 분산돼, 가는 줄기로 하염 없이 내린다. 20일 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비가 오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5월에서 9월까지는 매 달 강수량이 50mm 안팎인 데 비해 10월부터 4월까지는 84~181mm다.

밴쿠버의 겨울 비는 주로 보슬비지만 가끔 거센 비바람이 되기도 한다. 태평양 하와이 근처에서 형성된, 고온의 습기 많은 공기 덩어리가 올라와 이 고장에 미리 자리 잡고 있는 찬 기단과 부닥치면서 호우를 내린다. 이런 심술 굳은  기상을 ‘파인애플 특급(Pineapple Express)”이라 빗대 얘기하기도 한다. 파인애플의 고장에서 급히 올라온 ‘손님’이란 뜻이다. 이 기간에 기온은 겨울답지 않게 높이 오른다.  

눈이 많은 고장을 ‘눈나라(雪國 )’라 부르는 일본식 표현을 쓰면 겨울 밴쿠버는 비나라다. 비나라 사람들은 그러나 비를 지겨워 한다. 토박이 이 고장 사람들도 그렇고, 이민 온 한국계 교민들도 그렇다. 겨울 동안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사람도 있고, 신경통 고생이 대단하다는 이도 있다.

비는 그러나  귀중한 자원이고 축복이다. 밴쿠버의 겨울 비는 내륙의 높은 산에 눈으로 쌓인다. 높이가 보통 몇 미터 혹은 그 이상으로 축적된 산의 눈은 봄부터 여름까지 서서히 녹아 강줄기들에 물을 보탠다. 따로 댐을 만들어 가두지 않아도 자연이 물을 비축한다. 이 고장에서 여름 동안 가물더라도 잔디에 흔전만전 물을 줄 수 있는 것은 이 녹은 눈 덕이다.

세계에서 캐나다는 수자원이 풍부한 나라 중 하나고 그 중에서도 서해안 지역은 특별히 물이 흔하고 수질도 좋다. 사막성 기후 지역 주민들은 얼마나 비를 귀하게 여기는가? 아프리카 나라 보츠와나의 화폐 단위는 ‘풀라’인데 이는 그 곳 말로 ‘비’라는 뜻이다. 비는 돈이다.

한국의 중견 소설가 공지영은 비 오는 날 오징어를 먹으며 책을 읽을 때 행복하다고 했다.  오징어는 한국인의 보편적 군것질 거리고, 문인이 책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으나, 왜 하필 비 오는 날을 지칭했을까?

비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옥외 작업과 운동, 놀이와 산책… 안에서 가만이 빗소리를 들으면 비 피할 작은 공간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 안온함을 느낀다.  욕심으로 뒤숭숭해진 사람의 심성을 비가 적신다. 

황용복 고려대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기자를 지냈다. 캐나다 이민 안내서인 ‘이민캐나다 생존캐나다’ (다락원) 저자이며 본지에 ‘단풍잎이 붉은 사연’을 연재했다.

 ‘一事一言(일사일언) 새로 시작합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10월부터 독자 칼럼 ‘일사일언’을 다시 시작합니다. 황용복, 김은주, 조미영, 민완기 등 4명의 첫 필진은 3개월동안 캐나다 이민생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삶의 지혜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밴쿠버의 비 오는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 이제부터 봄이 올 때까지 올해도 어김 없이 젖은 날이 오래 이어질 것이다.  연평균 강우량으로 치면 이 고장의 비는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 나라 기상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밴쿠버의 연평균 강수량이 1199mm로...
“더 나은 직업 환경을 찾아서”
BC주의 청년층은 일자리를 찾아 다른 주로 떠나고 은퇴연령층은 BC주를 선호하는 것으로..
디팍 오브라이(Obhrai) 캐나다 외무부 정무차관이 1일 한국 개천절을 앞서 축하하기 위해 하찬호 주캐나다 한국대사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오타와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캐나다인 연방 각료 비서관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사진제공=...
위슬러 리조트를 소유한 인트라웨스트(Intrawest)사가 올 스키시즌부터 새 헬멧지침을 내렸다. 지침은 3세부터 17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휘슬러 리조트에서 강습프로그램을 수강할 때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하며 모든 스키어와 스노보더도 자발적으로...
신종플루 예방백신접종 11월 중순 가능
BC주 질병통제국(BCCDC)이 지난 29일 현재까지 신종플루 피해건수를 집계했다. BC주에서 4월부터 9월 29일까지 보고된 신종플루 사례 중에서 확인된 건수는 총 53건이었으며 그 가운데 희생자 수는 6명이다.  BCCDC는 앞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침에 따라 신종플루...
최고의 학부생 길러내는 미국 동부의 숨겨진 보석 대학원 없는 학부 중심 학제 리버럴 아츠 대학의 선두주자 암허스트 칼리지는 명문 사립고등학교와 세계적 대학들이 밀집한 미국 동부의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해 있다. 사립 리버럴 아츠 대학인 암허스트는...
지난 9월 25일,  UBC한인 학생회 KISS가 신입생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개최하였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KISS가 지난 20년 동안 꾸준하게 개최해 온 이벤트로서, 대학에 처음 진학하여 많은 사람들을 알 기회가 없었던 신입생들에게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취업 비자 변경된 방침
한국 국적을 가지고 캐나다에 머물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여행 목적으로 6개월간 머무는 방법 이외에 기술자, 사업자, PNP 등으로 이민 신청을 해서 장기간 머무는 방법, 학생 비자로 캐나다 학교 재학 기간 동안 머무는 방법, 또 캐나다 학사 이상의...
Academic Probation 학사경고의 위험성
수강하기 좋은 과목이란 단지 학점을 잘 주는 과목보다는 그 수업을 통해서 유익하게 배울 수 있는 점이 있는 과목이다. 어렵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그 수업을 통해 그리고 그 수업의 지식을 통해 한 분야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일이야 말로 대학생활의 가장 기본이...
오유순 밴쿠버 한인회장 대행 기자회견
지난 23일 밴쿠버 한인회 이사회에서 회장대행으로 선임된 오유순 회장 대행은...
전매제도가 소비나 문제 억제 못해
한국과 달리 캐나다 서부 지역에서는 일반 슈퍼마켓에서 주류를 살 수 없다. 판매허가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술은 주정부가 관리하는 주류 판매점이나 전문점에서만 살 수 있다. 여러 단체가 산매점의 주류판매 허가를 요청했으나 주류소비를 제한하기...
밴쿠버 국제영화제, 아르기포 등 희귀작 상영
밴쿠버 국제 영화제(VIFF)가 영화팬 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 팬에게도 환영받을 귀한 필름 몇 편을 상영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VIFF 클래식 음악영화 시리즈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은 1730년 단 한차례 공연된 안토니오 비발디의 잊혀진 오페라, ‘아르기포(Argippo)’다...
한인회, 밴쿠버 동계 올림픽 응원 준비 중
이근백 밴쿠버 한인회 올림픽 후원회 회장은 29일 한인 기자회견을 통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응원 준비..
BC주정부 트랜스 지방 규정 강화
BC주정부가 9월 30일부터 트랜스 지방 규정을 더 강화했다. 바뀐 공공보건법으로 제정된 새 규정은 BC주 모든 요식업계가 영향을 받으며 식당면허를 유지하려면 반드시 따라야 한다.   새로 발효된 3가지 규정은 다음과 같다. ▶판매하는 모든 음식의 재료...
여당 “충분한 조처 했다”, 야당 “예산 삭감했다”
가정폭력으로 피해를 본 여성과 아동 보호 문제를 놓고 BC주 여야가 씨름하고 있다. 발단은 아동권익 단체 ‘Representative for Children and Youth’가 BC주정부의 피해자 보호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24일 밴쿠버 아일랜드 오크베이에서 발생한 한인 일가족 살인사건...
갑작스럽게 문 닫은 VTC 어학원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1대1 영어 말하기 튜터링을 제공해오던 VTC 어학원(VTC Education Inc.)이 28일..
서부캐나다 해병대 전우회(회장 이철호)가 주최한 사격대회가 지난 26일(토) 랭리 소재 건클럽에서 열렸다. 6.25 전쟁 중 적치하에 있던 수도 서울을 9.28일 탈환한 역사적인 해병대 전승을 기념한 사격 대회였다. 이번 대회는 회원과 가족 50여명이...
BC주 출산율(total fertility rate)이 1.52명으로 조사됐다. 출산율은 15세에서 49세 사이 가임여성 1인당 평생 출산하는 평균 자녀수를 나타낸 것이다. BC주 통계청은 최근 통계자료에서 BC주의 이 수치가 캐나다 평균(1.66명)에도 못 미친다고 보고했다. 캐나다 주 중에서...
BC주정부 예방대책 발표
BC주정부는 28일 올해 예방주사 접종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종플루(H1N1) 예방접종을 빠르면 11월부터..
윤락여성 감금 및 상해 혐의 등
밴쿠버에서 억만장자로 유명한 팅 곽 데이비드 호(Ho, 57세)씨가 28일 경찰에 체포됐다. 호 씨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하모니 에어웨이(Harmony Airways)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큰 사업을 해 온 홍콩출신 사업가이다.  밴쿠버 경찰이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호 씨는...
 1291  1292  1293  1294  1295  1296  1297  1298  1299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