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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9-09-17 00:00

나를 돌아보게 해주는 바이라인


 


옛말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이 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 말인 즉 슨, ‘사람이란 모름지기 후대에 이름을 남길만한 업적을 남기고 죽어야 한다정도로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름 석자 남기기라는 과업은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달성하고픈, 어쩌면 인간의 본능이라고 볼 수 있다. 나 또한 꿈과 포부를 가진 젊은이기에 위의 속담을 어렴풋이나마 이뤄 보고픈 욕구가 있다.


인턴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이 곳, 저 곳,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고 다닌지도 5개월이 넘어 서고 있다. 그 동안 스트레이트 기사, 피처 기사, 인터뷰 기사, 칼럼 등의 여러 글들을 써왔다. 여러 가지 기사를 쓴 만큼, 많다면 많은 글들에 반드시 따라다니는 것이 있다. 바로 바이라인(by-line)’이라는 것이다. 바이라인 이란 말을 굳이 설명하자면 누구에 의해(by 아무개)’라는 말에서 유래되어, 근래에는 대부분의 신문, 잡지 마다 각 글에 대한 기자 혹은 필자의 바이라인이 들어간다. , ‘이 글은 내가 썼으니,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소라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탈고와 송고를 마치고, 내 이름의 바이라인이 붙은 나의 기사는 데스크의 손을 거쳐 광역 밴쿠버의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지면에 인쇄되어 배포된다. 이후로 나의 기사는 누구에게 어디서 읽혔을지는 알 수가 없기에 이때부터 나는 바이라인에 포함된 나의 이메일을 수시로 확인한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독자들의 피드백을 위해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5개월 동안 한 번의 피드백도 온 적이 없지만 인턴기자 신분으로써 기사작성 후의 설레임과 약간의 긴장감은 내 기사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해준다. 내 글에 대한 책임이라고나 할까?


한 번은 취재 중에 자신의 신상을 신문에 공개하면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분이 있었다. 꼭 필요해서 인터뷰를 위해 접근했는데, 필요한 얘기는 다 해주면서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절대 공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르뽀기사나 연예기사도 아닌데 ‘A모씨같은 방법으로 처리할 수도 없고, 참으로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결국 그 부분을 한 줄 정도로 두루뭉실하게 기사를 작성했고, 그 취재원의 신변보호를 위한답시고 내 기사는 초라하게 나갈 수 밖에 없었다. 내 이름 석자가 들어간 바이라인과 함께.


물론 인터뷰를 응해준 취재원을 보호하는 것은 기자의 미덕이다. 그래야 기자와 취재원간의 신뢰가 쌓이고,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조금 더 밀도 있고, 심층적인 취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간혹 정치부 기자들이 이런 오프 더 레코드를 지키지 않아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지만, ‘고소라는 말에 지레 겁을 먹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큰 사안이 아니었던 문제 때문에 내 기사의 퀄리티를 떨어뜨린 내 자신이 한심했다. ‘내가 쓴 글은 내가 책임 지겠소라고 큰 소리는 못 칠 망정, 취재원의 엄포에 눌려 필요한 내용을 내 스스로 편집해버린 씁쓸함은 나를 돌아보게 되는 큰 교훈이 되었다.


하지만 이 교훈을 계기로 인턴기자 신분으로 일상적인 한인 커뮤니티의 삶을 그리려 했던 목표가 바뀌었다. 밴쿠버 사회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어둡고 소외된 이들을 양지로 끌어 올리는 진짜 기자가 되어 내 바이라인에 수많은 비판과 격려가 이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내 이름이 들어간 바이라인은 기자로써 내 글에 대한 자부심이기 때문이다.


 


서영길 인턴기자  younggils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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