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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토론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10-10 00:00

[기획특집] 토론토 파헤치기

거리 4500킬로미터. 쉬지않고 꼬박 시속 150킬로미터로 달린다해도 차로는 30시간이 걸리고, 비행기로는 4시간 30분이 걸리는 곳. 밴쿠버와의 시차 3시간. 같은 캐나다인데도 서쪽에 가장 큰 도시인 밴쿠버와 동쪽의 가장 큰 도시인 토론토는 이렇게 여러모로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인다.

몇주 전, BC주에서는 55세 이하의 젊은이들이 ‘더 나은 직업환경을 찾기 위해서’ 많이 빠져나가고 55세 이상의 은퇴한 노령인구가 되면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여유로운 삶을 찾아’ 다시 BC주를 찾는다는 기사를 썼다.

기사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토론토가 있는 온타리오 주는 BC주와 달리 젊은층 전입자 수가 전출자보다 30% 이상 많았다. 그만큼 직업의 폭도 넓고 젊은이들이 치열하게 살아갈 기회도 다른 주보다 많은 편이다. 인구 밀집도가 훨씬 높고 여러 분야에 걸쳐 산업이 골고루 발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동산, 식비, 교통비 등도 밴쿠버보다 저렴해 전체 생활비도 비교적 낮다. 밤 늦도록 번쩍거리는 도심의 불빛, 오래된 건물과 최신식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 바삐 오가며 조금은 지친듯한 사람들은 여러모로 서울을 연상케 한다.

토론토 시는 노스욕(north Yrok), 스카보로(Scarborough), 이스트욕(East York), 토론토 다운타운(Old Toronto), 욕(York), 이토비코크(Etobicoke)로 나뉜 지역에 인구 250만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더햄(Durham), 욕(York), 필(Peel), 하튼(Halton)지역까지 포함하는 광역 토론토(GTA)로 범위를 넓히면 인구는 520만명으로 늘어난다.

토론토는 미국의 금융과 문화의 허브인 뉴욕과 가까운 탓에 영향을 많이 받은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토론토의 가장 큰 중심 쇼핑구역으로 영(Yonge)가와 던다스(Dundas)가가 교차하는 이튼 센터(Eaton Centre) 주변은 뉴욕의 타임스퀘어를 본따서 만든 만큼 길거리 공연이 열리는 커다란 광장, 유명 브랜드의 자극적인 광고가 끊이지 않는 대형 전광판 등 밴쿠버에서 찾아볼 수 없는 화려함으로 무장했다.

영(Yonge)가와 던다스(Dundas)가가 교차하는 곳의 풍경

토론토는 또 토론토 대학교, 라이어슨 대학교, 요크 대학교 등 동부의 유명 대학이 다수 소재해 있는 교육의 도시다. 오프라 윈프리 같은 유명인사가 찾는 토론토 국제영화제, LG가 후원하는 패션 위크, 캐나다 최대 미술 전시회 등 각종 문화 행사가 1년 내내 끊임없이 열리는 개최지이기도 하다.

요크(York) 대학교 법대 건물 앞. 요크 대학교는 캐나다에서 3번쨰로 큰 대학교로 특히 법대와 슐리치 경영대학원은 캐나다를 대표하는 명사들을 많이 배출했다.

TTC(Toronto Transit Commission)이라 불리는 토론토 대중교통 시스템은 주요구역을 촘촘히 연결하는 지하철을 중심으로 버스, 스트리트 카 서비스가 잘 짜여 있어, 굳이 차가 없어도 아무 불편없이 생활할 만큼 잘 구축되어 있다. 하지만 지하철 차량이나 역, 발권 절차 등은 매우 낙후됐다. 

한인타운이 시작되는 크리스티 역

토론토의 한인사회는 밴쿠버와 비교해 역사가 깊다. 30년 넘게 토론토에 거주한 한인도 어렵지않게 만날 수 있으며 한인회는 1965년에 처음 조직되어 벌써 44년째를 맞았다. 한인사회 규모도 10만명이 넘어 밴쿠버 한인사회규모의 두 배에 달한다.

초기 이민자들이 모여 형성한 다운타운 크리스티(Christie)역과 배더스트(Bathurst)역 사이는 오래된 한인타운으로 한국식당과 슈퍼, 여행사 등이 수블럭 늘어서 있다. 호도과자를 판매하는 가게와 저렴한 가격에 감자탕을 내놓는 식당은 외국인들도 줄서서 사먹을 만큼 인기다.

한인타운에서는 간판에서부터 그 역사를 짐작 할 수 있다. 25년 넘게 한 곳에서 빵집을 운영한다는 한인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 유학생의 말처럼 예전만큼 한인타운으로써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지는 않다. 요즘에는 유학생들과 조기유학생 가족이 모여사는 신규 한인타운인 노스욕 지역의 핀치(Finch)역 주변에 새로운 작은 한인타운이 형성되어 있다.

조금은 촌스러운 간판이 정겨운 한인타운

토론토는 높낮이가 없는 평이한 지형이다. 내륙지방이라 바다는 찾아볼 수 없지만 마치 바다처럼 파도가 출렁거리고 요트가 오가는 온타리오 호수는 PEI주보다도 규모가 크다.

 온타리오 호수의 하버 프론트 센터. 인근에 고층콘도가 즐비해있다.

밴쿠버가 푸르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벗삼아 여유로운 삶을 보장한다면 토론토는 바쁘고 정신없는 진정한 도시의 면모를 보여준다. 어느 도시가 더 살기 좋은 곳인지는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같은 캐나다 도시인데도 마치 딴 나라인듯 판이하게 다른 삶의 모습은 매번 놀라움을 자아낸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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