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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위해 치른 희생 "애도의 날"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9-11-08 00:00

리멤브런스 데이(Remembrance Day)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쌀쌀한 날씨의 11월. 텔레비전에서는 부쩍 전쟁 영화가 많이 나오고, 길거리에는 빨간 양귀비 모양의 브로치를 달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아진다. 리멤브런스 데이(Remembrance Day)가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다.
매년 11월 11일은 캐나다의 공휴일인 리멤브런스 데이다. 한국의 현충일과 비슷한 의미의 날로 1918년 11월 11일에 이루어진 1차 세계대전의 휴전체결을 기념하기 위해 생긴 휴전 기념일인 동시에, 전쟁에서 희생된 사람들과 참전 용사들의 위상을 기리기 위한 날이다.
리멤브런스 데이에 기리는 전쟁은 1차•2차 세계대전과 한국 전쟁이 있다. 1차 세계 대전에서는 참전한 캐나다 용사 가운데 약 6만5천 명이 전쟁에서 희생되었고, 15만 명의 부상자가 생겼다. 2차 세계 대전에는 약 4만 5천 명의 사상자가 있었으며 한국전쟁에서는 약 5백 명의 캐나다 군인들이 유엔(UN)군으로 참전했었다.
캐나다에서 리멤브런스 데이란, 승전을 기념하는 날이기보다는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모든 사람들을 추모하는 날에 가깝다. 군사력이 강하지도, 공격성이 짙지도 않은 캐나다의 젊은 국민들이 전쟁에 참여했던 이유는, 정치적인 이유도 있지만 이들이 평화를 지키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 가치관 때문이었다. 1차•2차 세계 대전에서도 캐나다군은 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해 참전했으며, 한국전쟁에도 유엔군으로 참전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퇴역 군인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들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 일에 기여를 했다는 점을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는지 알 수 있다. 지금도 보통의 캐나다인에게 리멤브런스 데이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치러야 했던 희생을 애도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러한 희생을 기념하는 중요한 상징으로는 빨간 양귀비 꽃(Poppy)을 꼽을 수 있다. 전쟁에서 희생된 캐나다의 젊은 용사들을 추모하는 의미를 가진 이 빨간 양귀비 꽃은 1차대전 때, 군위관으로 참전했던 존 맥크레(John McCrae)중위의 “플랜더스 평원에서(In Flanders Field)”라는 시에서 유래했다. 맥크레 중위가 전쟁터에서 젊은 전우의 죽음을 목격한 뒤, 플랜더스 평원에 만개한 빨간 양귀비 꽃을 보며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그 이후부터 이 시는 1차 세계 대전을 대표하는 시로 전 세계에 알려쳤으며, 빨간 양귀비 꽃은 1차 세계 대전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상징이 되었다.
빨간 양귀비꽃이 그려진 자동차 번호판이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임을 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캐나다에서는 1921년부터 빨간 양귀비를 리멤브런스 데이의 공식 상징물로 선정했으며, 리멤브런스 데이의 2주전부터 파피(Poppy)라 불리는 빨간색 양귀비 조화를 착용하도록 선전해왔다. 파피는 여러 장소에서 무료로 얻거나 약간의 기부금을 내고 구입할 수 있다.
11월 11일에는 전국적으로 리멤브런스 데이를 기념하는 여러 행사가 열린다. 초, 중, 고등학교에서는 리멤브런스 데이 전날에 기념 세리모니를 갖는다. 각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주로 전교생이 함께 모여 리멤브런스 데이 관련 다큐멘터리와 함께 추모연설과 묵념 시간 등을 갖는다. 때때로 퇴역 군인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내기도 하며, 전쟁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또, 리멤브런스 데이가 다가오면 학생들은 사회수업 시간에 다큐멘터리 영상 등의 자료를 통해 리멤브런스 데이의 중요성에 대해서 배운다. 정규 수업에서도 캐나다 군인들의 기여도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이다.
UBC와 SFU에서도 리멤브런스 데이 정기 기념 행사가 열린다. SFU에서는 9일 관련 행사를 가졌으며, UBC에서는 11일 오전 10시 50분에 전쟁기념체육관(War Memorial Gym)에서 행사를 가진다. 매년 약 1000여명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올해 65주년이 되는 노르망디 전투와 100주년을 맞은 캐나다 적십자도 함께 기념한다고 한다.
밴쿠버 시에서 열리는 올해의 공식 행사는 11일 오전 10시 30분, 캠비가(Cambie St.)와 해밀튼가(Hamilton st.)교차지점에 위치한 빅토리 스퀘어(Victory Square)에서 열린다. 오전 11시에 울리는 총소리를 시작으로 2분 간의 묵념후, 참전 용사들의 행진과 에어쇼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른 시에서도 행사를 개최한다. 각 지역에 있는 여러 퇴역 군인 단체와 함께 하는 리멤브런스 데이 행사는 보통 10시 30분 가량부터 행사를 시작하며, 11시에 있는 2분간의 묵념과 30여분의 행진, 연설 시간을 갖는다. 자세한 사항은 각 시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상처는 아물고 잊혀진다.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만든 ‘리멤브런스 데이’지만 요즘엔 많은 사람들이 리멤브런스 데이의 본 의미를 잊어버리고, 그저 집에서 쉬는 공휴일로만 생각하고 있다. 심지어 11시 정각에 갖는 2분의 짧은 묵념시간조차 잘 지켜지지 않는다. 날씨가 추워지고 감기가 극성인 11월 초, 따뜻한 집에서 편안히 쉬는 것도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행사에 참여해서 과거의 전쟁의 상처와, 그 것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현재의 평화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배남영 인턴기자 rhim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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