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한인사회에는 또 해를 넘기게 된 ‘숙원 사업’이 있다. 한인 사회 구성원들에게 질문하면 대답은 “이뤄야 한다”지만 아직 이루지 못한 ‘큰 일’ 두 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한인 양로원 지어서 노년을 편안하게 해야지요”…
밴쿠버 한인 사회에는 이민 1세 노령화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명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60년대에서 70년대 사이 20~30대에 이민 왔던 밴쿠버 이민 ‘1기’들이 이미 은퇴했거나 다수 은퇴할 시점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90년대 40~50대에 투자이민을 온 이들도 2010년 들어 은퇴를 앞둔 시점이라 노후 복지에 대한 한인사회의 관심은 높다.
노후복지에 대한 관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연금과 연금신청 및 수혜방식이다. 본보에서도 다룬 바 있지만, 관심과 문의가 끊이지 않는 사안이다.
석세스 등 일부 이민자 봉사단체에서 공립연금 신청을 돕고는 있지만, 생활의 질을 중시하는 베이비 붐 세대는 사설연금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과 소개도 요청하고 있다.
또 다른 관심은 양로원 건립이다. 한인사회에 양로원 같은 노인시설을 지어야 한다는 의견 일치가 있고, 무궁화 재단 등에서 기부금 모금이 진행 중이지만 어디에, 몇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짓겠다는 구체성 부족은 아쉽다.
노인을 대상으로 어떤 노인시설이 필요한지 알아보고 공개적인 자료화가 이뤄져야 계획의 구체성이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인시설이 하드웨어라면 노인문화라는 소프트웨어도 마련돼야 한다. 밴쿠버에서 ‘999당’을 즐기는 이들도 있지만 문화적 단절감과 고독을 호소하는 노인 사례도 적지 않아 노인이 누려야 할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
또 사회 구성원으로 노인이 기여할 수 있게 돕는 프로그램도 연구대상이다.
“한인 정치인도 이제 나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한인 참정은 답보상태에 있는 답답한 문제는 아니다.
연아 마틴 상원의원을 ‘다리’ 삼아 일부 1.5세들이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큰 그림에서 보면 한인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낮다.
“인구도 적지 않고, 인재도 많은데 왜 한인 정치인은 없느냐”는 제이슨 케니(Kenny) 현 이민부 장관 질문에 대해 마틴 의원이 과거에 정치인이 아닐 때 한 ‘평범한 답변’은 정치적 무관심의 원인을 잘 짚었다.
“이민 와서 당장 경제적으로 사회에 뿌리내리고,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서 참정은 생각 못했다”는 것.
이 단계를 지났다면 사회에 뿌리내리는 길을 좀 더 쉽게 만들고, 아이들을 원하는 방식대로 교육받게 하는 것은 참정을 통해 이룰 수 있다는 자각 확대가 필요하다.
정계에 한인 대표를 만들어내는 것은 순탄하지 않아 보인다. 2009년 뉴웨스트민스터-코퀴틀람선거구 보궐선거에서 10.3% 득표를 얻어 공성(攻城)에 실패한 이근백씨의 낙선은 정치의 어려움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긍정적인 결실을 위한 선례다.
이씨는 패인으로 “갑작스러운 출마로 인한 준비부족과 정치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을 지적했다.
순간적인 ‘바람’을 타고 한인 정치인이 등장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줬다. 한인사회가 정치적 지분을 원한다면 청소년기에 선거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기초작업부터 한 인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는 한인 2세에 새로운 문을 열어줄 수 있는 신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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