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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서면 주인공이 된 것 같아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01-15 00:00

지난해 11월, 2010년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단이 입을 선수복 패션쇼가 다운타운 베이 백화점에서 있었다. 10명의 모델이 선 패션쇼 모델에 유일한 동양인 모델 한 명이 보였다. 귀엽고 동양적인 얼굴이 눈에 띄어 알아보니 한국인. UBC 1학년에 재학 중인 91년생 강정민 학생이었다.

정민 학생이 속해있는 리차드 국제 모델 에이전시 웹사이트에 방문했다. 신인(New Face)로 소개된 그녀는 표지 모델로 선 웨딩잡지와 패션화보 등에서 동양적이면서도 신비한 이미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프로필 사진을 보내고 인터뷰와 오디션을 거친 후 합격되어 에이전시에 소속된지 1년 반째. 이제 서서히 신인딱지를 떼는 중이다. 가족처럼 지내고 있는 소속사에서는 얼마 전에 중국모델이 들어오기 전까지 유일한 동양인 모델이었다.

“올림픽 패션쇼에 설 모델을 고르는 자리에는 저희 소속사 모델들이 거의 다 오디션에 참가했어요. 워킹과 사진촬영을 거쳐 선발했죠. 경쟁이 굉장히 치열했는데 제가 캐스팅됐다고 연락이 와서 너무 기뻤어요”

아주 어릴적부터 남들 앞에 서기를 좋아했다. 유아잡지 모델부터 시작해 고등학교 시절,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도 섰다. 7학년 때 이민을 왔는데 학생의 재능을 키워주는 캐나다의 교육방식 덕분에 끼를 펼칠 수 있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로드 빙(Lord Byng) 예술 고등학교 연기 특별반에 재학 중인 여동생도, 한국에만 있었다면 연기에 대한 뛰어난 재능을 발견하지 못했을거란다.

무표정인 클라이언트들 앞에서 오디션과 인터뷰를 거쳐 스스로 일을 따낸다. 좋아하고 열정이 있는 일이라 가끔 긴장되기도 하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그들을 대한다고 했다. 아직 어려도 그렇게 사회경험을 많이 해서 그런지 의견표현에 솔직하고 당당하다. 10대다운 천진난만함과 프로의식을 함께 지닌 그녀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최근에는 홀트 렌프류 패션쇼 무대에 섰다. 모델이 즐거운 이유를 물었다.
“화장과 머리손질을 전문가로부터 받고난 뒤, 카메라나 관중 앞에 서면 마치 제가 주인공이 된 것 같아 아주 기분이 좋아요. 메이크업이 분장처럼 두껍고, 지우기도 힘들 때는 가끔 힘들기도 하죠. 그래도 즐거워요”

176cm인 그녀는 모델로써 조금 통통한 편. 일반인에 비하면 늘씬하지만 빼빼마른 모델은 아니다. 맛있는 걸 앞에 두고 포기 못하는 모습은 여느 10대소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무대에 서거나 화보 촬영이 있기 4일 전에는 4시 이후에 먹지 않고 걷기 운동을 하는 등 몸매를 가꾸며 프로정신을 보인다.

밴쿠버에서는 모델들에 대한 대우나 기회가 대도시같지 않다. 기회가 적어 전업모델을 하기에는 많이 어려운 환경이다. 소속사에서는 뉴욕이나 파리에 가보라고 권하지만 아직 친구같이 다정한 부모님과 여동생을 떠나 낯선생활을 하고 싶지 않단다. 지금처럼 학교에 다니며 여름과 겨울에 집중적으로 일을 하다가, 졸업을 하고 본격적으로 해외활동을 시작하더라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다.

모델이라서 화려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몇 번 만나보고 느낀 그녀는 굉장히 털털하다. 최신영화보다는 흑백영화 보는 것을 좋아하고, 명품보다는 빈티지를, 오랫동안 인연을 맺은 친구들의 소중함도 알고 있다. 그녀의 꿈은 우선 대학을 좋은 점수를 받아 졸업하고, 원하는 직장에서 일을 하며 좋아하는 모델 일을 계속 하는 것이다.

요즘 그녀는 UBC 한인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www.ubckissme.com)에서 일요일 방송 디제이(DJ)로 오후 7시 30분부터 9시까지 진행을 맡고 있다. 학교 공부와 모델 일도 바쁘지만 방송부 선배들과 함께 즐거운 학창시절 만들기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젊음을 정말로 즐기고 있구나!’ 강정민 학생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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