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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추락사에 의문투성이 경위 발표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06-09 17:25

“아무도 보지 못했지만, 조군은 가로대 넘었다”

유족 “추락 직전 2명과 싸움 있었다”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리지에서 지난 6일 추락사한 미국거주 한인 다니엘 조군(17세)의 죽음에 대해 노스밴쿠버 관할 연방경찰(RCMP)이 의문투성이 사고경위를 9일 발표했다.

경찰은 9일 “증언과 증거를 취합한 결과 범죄의 여지가 없다”며 자살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상황을 자살로 묘사했다.

경찰은 “조군이 전망대에서 48인치 높이(약 122cm) 가로대를 넘는 모습과 추락 상황을 본 목격자도 없다. (목격자가 없다는 점이) 놀랍지만, 전망대는 키 큰 나무와 그림자, 계곡의 가파른 지형에 숨겨져 있었다. 다리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에도 결정적인 장면은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군이 떨어지는 순간을 본 증인이나 모습을 담은 증거물이 없다고 하면서도, “다수의 경고표지와 높은 가로대에도 불구하고 조군은 자력으로 전망대 가로대를 넘었다. 조 군은 앞서 (공원내) 비슷한 가로대를 다른 장소에서 넘어가 멈추라고 (교사의) 주의를 받은 바 있지만, 유감이지만 그는 주의를 따르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건발생 후 유가족 현장시찰 당시 조군이 처음에 넘었다고 한 장소는 가로대 너머에 바로 땅바닥이라 육안으로 보기에 안전한 장소였다. 반면에 조군이 추락사한 전망대는 맞바로 절벽이 보이는 장소다. 추락사건이 보슬비가 내리는 오후 7시경 발생했다지만, 주변을 충분히 관찰할 수 있을 만큼 밝았다. 당일 노스밴쿠버 일몰 시간은 오후 9시15분이었다. 17세 청소년이 한번 너머에 바로 땅바닥이 보이는 장소에서 가로대를 넘었기 때문에 뻔히 절벽이 보이는 곳에서 또 가로대를 넘다 추락사했다는 단정적인 논조로 발표된 수사당국 추론은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또한 조군과 함께 캐필라노 브리지를 찾은 아르곤 고교 밴드부 학생수만 130명. 이들이 산책로로 오밀조밀하게 이어진 공원 내에 함께 있었음에도 이중 아무도 조군의 추락 순간을 보지 못한 것도 의문이다.

결정적인 의문은 유족이 제기했다. 조군의 아버지는 추락 전에 조군과 다른 학생 2명과 2대 1로 물리적 싸움이 있었다고 경찰관에게 9일 전해 들었다고 익명을 요청한 관계자에게 밝혔다. 이 관계자가 조군의 아버지와 통화한 내용에 따르면 조군과 시비가 붙은 학생 2명은 맞고 도망가느라 조군의 추락 순간을 보지 못했고,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니 조군이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조군과 다른 학생 2명 사이에 싸움이 있었다는 내용을 9일 발표에서 배제 또는 누락했다.

경찰은 조군의 유가족에게 의문점을 남기지 않고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9일 상황을 정리하듯 내놓은 발표는 의문투성이다.

10일 밴쿠버에서 한국으로 고인이 운구될 예정인 가운데 지난 7일과 8일 밴쿠버를 방문했던 유가족 중 조군의 어머니는 한국에 가있다.  조군의 아버지는 곧 캘리포니아에서 한국으로 출국해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조군과 함께 밴쿠버를 방문한 아르곤 고교 학생들은 공식적으로 11일 미국으로 귀국하게 된다. 이들이 귀국하면 캐나다 연방경찰은 미국 내에서 수사를 할 수 없다.

주밴쿠버 총영사관 김남현 영사는 “학생들의 체류 기간내 경찰에 충분한 수사를 통해 실체 규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군의 아버지는 변호사를 선임해 의혹부분의 재수사, 인솔교사의 책임 등에 문제제기를 검토 중이다.

경찰은 “형사상 사건일 가능성은 배제하고 수사자료를 앞으로 조사를 주도할 BC검시청에 넘길 예정이다”라며 “최종 경찰 보고서 발표는 검시청의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하겠다”고 밝혔다. 형사사건 배제는 사실상 경찰의 수사중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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