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리지에서 지난 6일 오후 7시경 추락사한 한인 다니엘 조군(17세∙ 조황래)의 장례식은 지난 주말 한국에서 치러졌다.
이 가운데 조군의 아버지는 노스밴쿠버 관할 연방경찰(RCMP)이 발표한 사고경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에서 변호사 선임의사를 밝혔다고 밴쿠버 총영사관 김남현 영사(경찰 영사)는 전했다.
김 영사는 “8일 유족과 함께 한 차례 사고현장을 둘러보고, 10일 재차 조군의 동선과 추락목격 가능성을 짚어가며 현장을 둘러본 후 경찰에 추가 질의를 통해 의혹 일부를 확인했다”고 15일 기자를 만나 설명했다.
수사전문가인 김 영사가 봤을 때 목격자가 없었다는 경찰 발표는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 조군이 추락한 다리 건너편 전망대는 주의 깊게 봐야 보일 장소에 있다는 것. 기자가 찾아봤을 때도 조군이 추락했다는 지점은 다리 건너에서 보이지 않았다.
유일하게 추락직전 상황을 목격할 만한 지점은 전망대로 가는 두 통로다. 김 영사는 “사건 당일 확인결과 조군과 함께 온 학생들은 오후 7시에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리지 건너편 식당에서 식사하기로 돼 있어 현장에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며 “해당 업체 관리자도 날씨가 싸늘해 입장객 숫자도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군이 한 차례 가로대를 넘었기 때문에 또 가로대를 넘었다가 추락했다는 경찰 추론에 대해 여전히 왜 조군이 그런 일을 했는가하는 의문이 남는다고 김 영사는 지적했다.
경찰이 김영사에게 밝힌 탐문수사를 통해 구성한 사건경위는 이렇다.
당일 캐필라노 서스팬션 브리지는 조군 속한 아라곤고교 밴드부의 첫 방문지였다. 시애틀에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 입국한 후 6시부터 캐필라노를 관광하기 시작한 것. 캐필라노 서스팬션 브리지에서 조군은 평소답지 않게 흥분한 상태였다. 조군은 통로를 걷다가 마주 오는 상대편과 일부러 어깨를 부딪치는 등 평소와 달리 난폭하게 행동했다.
조군은 한 차례 계곡 반대쪽인 산 쪽으로 가로대를 넘었다가 동행했던 학부모의 주의를 받기도 했다. 조군은 학부모의 주의를 무시했으나, 인솔교사인 트로이 데이비스씨가 경고하자 다시 가로대를 넘어 산책로로 복귀했다.
얼마 간의 시간 후 추락 전까지 조군과 함께 있었던 두 친구 A와 B군 중 조군과 친하다고 경찰에 밝힌 A군은 왜 그렇게 난폭하게 행동하느냐고 조군에게 따졌다가 가슴을 맞았다. A군은 그럼에도 오후 7시가 되자 식당으로 가자며 조군에게 청했다가 거절당했다. 그 후 A군과 B군은 전망대 앞 벤치에 앉아있는 조군을 그대로 두고 돌아서서 식당을 향해가다가 ‘쿵’하는 소리를 듣고 뒤돌아보게 됐다. 이들은 조군이 없는 것을 보고 조군의 이름을 급하게 불렀으며, 이 소리를 듣고 다리 건너편에서 퇴장학생을 점검하던 인솔교사가 달려왔다.
김 영사는 “경찰은 조군 추락 전에 대해 진술한 A와 B군을 한 차례 탐문 외에 추가조사하지 않았고, 이 2명은 아라곤고교 학교장 인솔 하에 사건 하루만인 8일 미국으로 귀가했다”며 “캐나다 경찰은 결정적인 혐의가 발견되지 않는 한 미성년자인 A군과 B군을 미국으로 찾아가 또 조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경찰의 탐문수사 결과를 인정해 타살 가능성을 제외하면 자살 가능성이 남는데, 17살 건장한 청소년이 유서나 뚜렷한 동인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유명관광지에서 자살한 사례는 경찰도 인정하다시피 지난 기록에 없다.
만약에 갑작스런 이상 행동으로 절벽을 향해 있는 가로대를 조군이 넘었다면, 현재로서는 조군의 행동을 설명해 줄 유일한 단서는 조군 사후 4주가 걸린다고 경찰이 밝힌 독극물 검사결과를 통해 나올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경찰은 여전히 조군의 사망사건이 “자살도 아니고 범죄행위의 결과(Foul play)도 아니라는” 애매한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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