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승1무1패로 16강 진출

김동현 기자 hellopik@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2010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나이지리아전에서 후반 상대에 페널티킥을 헌납하며 2-2 동점을 허용했다.

23 일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B조 최종전 한국-나이지리아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12분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칼루 우체(알메리아)가 가볍게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은 정성룡 골키퍼의 손을 피해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차두리 등 수비진이 순간적으로 칼루의 움직임을 놓친 것이 화근이었다.

만회골은 전반 38분에 터졌다. 왼쪽 측면 프리킥 찬스에서 기성용이 올린 공을 몸을 숙이며 헤딩으로 연결해 통쾌한 만회골을 만들었다. 발이 머리로 바뀌었을 뿐, 지난 그리스전의 선제 결승골과 거의 똑같은 광경이었다. 이정수는 첫 출전한 월드컵에서 두 골을 뽑으며 ‘골 넣는 수비수’로 등극했다.

고대하 던 역전골은 박주영의 발에서 나왔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상대를 몰아치던 한국은 전반 3분 좋은 자리에서 또다시 프리킥 찬스를 잡았다. 키커로 나선 박주영은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상대 수비벽을 뚫고 득점에 성공했다. ‘거미손’ 에니에아마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만큼 날카로운 슈팅이었다.

◆허정무, 그리스전 베스트 11 출격. 나이지리아는 카누 기용

이날 허정무 감독은 2-0 완승을 거뒀던 1차전 그리스 경기와 똑같은 베스트 일레븐으로 출전했다. 4-4-2 전형에서 박주영(AS모나코)와 염기훈(수원)이 최전방 투톱을 맡았고, 박지성(맨유)-기성용(셀틱)-김정우(상무)-이청용(볼턴)이 중원에 투입됐다. 논란을 일으켰던 오른쪽 수비는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다시 신임됐다.

2패로 몰린 나이지리아는 다소 의외의 카드를 꺼냈다. 4-2-3-1 전형을 택한 스웨덴 출신 라르스 라예르베크 감독은 야쿠부 아예그베니를 최전방에 세우고, 33살의 노장 느왕커 카누(포츠머스)를 뒤에 받쳤다. ‘나이지리아의 축구영웅’ 카누는 애초 조커 출전이 예상됐으나, 그리스 전에서 사니 카이타가 퇴장을 당하면서 선발로 출전하게 됐다. 골키퍼 장갑은 이번 대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빈센트 에니에아마가 꼈다.

◆전 반=나이지리아와 한국 1골씩 주고 받으며 공방전

경기 초반부터 한국은 공세에 나섰다. 전반 1분 상대 진영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박주영이 쇄도하던 이청용에게 공을 찔러줬고, 이청용이 슬라이딩을 하며 슛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대 오른쪽을 살짝 빗나갔다. 전반 7분 기성용이 시도한 중거리슛도 약간 빗맞은 듯 공중에 떴다.

전반 12분 한순간의 수비 미스로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이후 여러차례 나이지리아 골문을 두드렸지만 만회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전반 24분 박지성의 스루패스를 받은 박주영이 오른쪽 측면에서 슛을 날렸지만 위력이 약했고, 전반 25분 박주영의 헤딩 패스를 보고 염기훈이 달려갔지만 수비의 태클이 빨랐다.

전반 31분에는 박지성이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순간적으로 나이지리아 진영 왼쪽으로 침투한 박지성은 페널티 박스 밖까지 나온 에니에아마와 몸싸움 끝에 상대의 옐로카드를 얻어냈다. 프리킥 찬스가 이어졌지만, 에니에아마가 한국 선수에 앞서 공을 걷어냈다.

이정수의 만회골 이후 한국은 상대를 더욱 압박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전반 42분 프리킥 찬스에서 염기훈이 벽을 뚫는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에니에아마의 수비에 막혔다. 나이지리아는 한국 공격을 파울로 차단하며 흐름을 끊는데 주력했다.

◆후반=박주영 역전골, 나이지리아 다시 동점골

후반 3분 터진 박주영의 프리킥 골로 한국 선수들은 더욱 힘을 내기 시작했다. 선봉장은 박주영이 맡았다. 박주영은 후반  8분 다소 먼 곳에서 프리킥 찬스를 잡자,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렸다. 그러나 공은 아쉽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13분 나이지리아가 역습 기회를 맞았다. 최전방 야쿠부가 조용형을 제치고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을 뻔 했으나, 다행히 커버에 나선 김정우가 먼저 공을 걷어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정성룡이 먼저 공을 걷어내며 위기를 넘겼다.

나이지리아는 기어이 동점을 만들어냈다. 염기훈과 교체투입된 김남일이 후반 22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거친 태클로 경고를 받았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야쿠부는 침착하게 왼쪽으로 슛을 날려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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