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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FF, 따뜻하고 정겨운 영화제네요”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10-07 14:05

배혜화 교수

KAI 한국 예술원 학장이자 전주대학교 영화영상전공교수인 배혜화 교수는 교육자 자격으로 VIFF에 왔다. 예술원에 재학 중인 안승혁 학생 감독의 단편 <비보호 좌회전>이 이번 영화제에 초대됐기 때문이다. 안감독의 단편은 건국대 영화학부 학생들 작품 <나의 영화 그리고 나의 이야기>와 함께 상영되며, 한국 내 학생 감독들의 큰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쉽게도 안감독은 개인사정으로 인해 밴쿠버에 오지 못했다.

<비보호 좌회전>은 등장인물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보는 내내 감탄을 하게 만든 작품이다. 감독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시나리오는 퀵서비스맨 ‘운종’의 고단한 하루를 담았다. 비보호 좌회전에서 사고가 났지만 결국 가해자로 몰리는 현실, 고장난 오토바이를 고치지도 못한채 일을 맡으라는 사장의 고함에 위험을 무릅쓰고 고속도로를 달려야하는 답답함, 땀에 범벅이 되어 결국 도착했지만 시간을 맞추지못해 결국엔 고객의 항의에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해야하는 억울함까지… 이 짧은 영화 속에서 운종의 어지러운 현실과 어찌할 수 없는 막막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를 보고 배교수에게 “배우를 참 잘 다루는 감독인 것 같다”며 등장인물들의 연기력을 칭찬했고, 용호상 후보로 밴쿠버에 온 조성희 감독은 “감독이 주연배우 아니냐. 연기가 너무 훌륭하고 뛰어나다”며 감탄사를 건넸다고 했다. 배교수는 이 선배감독들의 말을 한국에 가서 안감독에게 전해줄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했다.

<▲ KAI 한국 예술원 안승혁 학생감독의 단편영화 <비보호 좌회전>의 한장면.>


<▲ KAI 한국 예술원 안승혁 학생감독의 단편영화 <비보호 좌회전>의 한장면.>

“얼마나 기쁘겠어요. 선배 감독인 봉감독과 조감독을 포함해서 작품을 본 관객들이 좋은 평가를 해줬다는 사실을 전해주면 기운내서 더 열심히 할 것 같아요. 원래 열심히 하는 학생이지만요(웃음)”

배교수는 제천 영화제 집행위원장, 기독교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는 등 한국 영화계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특히 애정을 쏟고있는 기독교 영화제는 올해 10월 21일부터 5일간 서울극장에서 제8회 행사가 열린다. 이번 영화제 홍보대사직을 맡은 배우 유선은 “기독교인들의 잔치가 아니라 대중문화의 하나로써 화제가 되는 영화제”라고 설명했다. 보고나면 마음이 치유되는 37편의 장단편 영화로 채워지는 작지만 실속있는 영화제라고.

<▲ 배혜화 교수는 전주 대학교 영화영상전공 교수 및 KAI 한국 예술원 학장이다.>

칸 국제 영화제, 리옹 아시아 영화제 등 1년에도 몇 번씩 국내외 영화제를 다니는 그녀지만, 처음 와본 VIFF는 참 따뜻하고 정겨운 영화제같아 좋다고 했다. 특히, 배교수는 학생감독의 영화라도 작품성과 가능성을 보고 판단해 초청을 하는 VIFF 측에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여기 와서 보니까 우리 학생들도 얼마든지 세계로 뻗어나갈 기회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국대 학생들도 직접 배급통로를 찾아 결국 VIFF같은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잖아요. 우리 학생들도 좋은 작품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크고 작은 국제 영화제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어요. 도전정신이 필요한거죠. 이 이야기를 한국에 돌아가면 제일 먼저 해줘야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교수는 요즘 학생들에게 최근 인상깊게 본 영화를 물어보면 주로 한국영화를 꼽는다고 했다. 그만큼 한국영화계가 참 많이 발전했다며 지난 날을 회상했다. 이번 VIFF에서 원빈 주연의 <아저씨>(이정범 감독)를 봤는데 탄탄한 시나리오와 뛰어난 연기력에 놀란 것은 물론, 캐나다인 관객들의 호응도에도 놀랐단다. 한국 영화가 이렇게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이 새삼 자랑스럽고 가슴이 벅찼다고.

배교수는 지난 5일 한국으로 출국했다. 짧은 일정으로 피곤을 느낄 법도 한데, 배교수는 그럴 새가 어딨냐며 VIFF에서 보고 느낀 것을 빨리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다고 기운차게 웃었다. 한국에서 영화제와 강의 준비로 또 분주할테지만 그만큼 보람이 크다고 환히 웃는 그녀의 얼굴에서 20대 못지않은 뜨거운 교육자의 열정이 느껴졌다.

글∙사진=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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