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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으로 역사를 외면하는 일본, 드디어 상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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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0-11-01 10:42

선우정 도쿄특파원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빚는 남쿠릴 4개 섬을 일본은 '북방영토'라고 한다. 2월 7일 '북방영토의 날'은 일본 정부가 정한 국가 기념일이다. 지방 기념일에 머무는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부르는 이름)의 날'과는 일본 정부가 다루는 수준이 다르다.

남쿠릴 4개 섬은 일본이 지배하는 센카쿠열도와 달리 러시아가 지배하고 있다. 일본은 북방영토에 대해선 '시끄럽게', 센카쿠에 대해선 '조용하게'란 원칙으로 대응해 왔다. 상대가 지배한 땅은 분쟁지역으로 만들고, 내가 지배한 땅은 기정사실로 만든다는 전술이다. 독도의 경우 교묘한 자극을 통해 한국 스스로 소란을 떨도록 유도하는 전술로 대응했다. 북방영토와 독도는 경우가 다르다고 판단해서가 아니다. 한국이 일본의 안보를 책임진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에 안보 역학의 관점에서 분쟁의 순서를 뒤로 미룬 것뿐이다.

일본이 이들 지역에서 똑같이 적용하는 원칙이 있다. '역사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과거 일본이 강했을 때 상대국의 의사에 반하면서 지배한 영토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는 역사문제로 보고 있다. 중국은 센카쿠를 중국이 정신없던 19세기 후반에 일본이 중국 동의 없이 점령했다고 보고 있고, 러시아는 남쿠릴 4개 섬에 대해 러시아가 약했던 때 내준 땅을 2차대전 승전으로 얻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센카쿠나 남쿠릴을 독도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들 분쟁에서 공통으로 발견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역사에 대한 일본의 의도적 외면이다. 일본은 중국에서 일어나는 반일(反日) 시위를 빈부 격차, 청년 실업, 정치 혼란 등 중국 내부 문제로 해석한다. 정치 후진국에 대한 조롱에 가까울 정도다. 중국의 반일 정서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근원을 찾는 노력은 찾아볼 수 없다. 한국에 대한 시각도 그렇다. 일본이 2008년 교과서 해설서에 독도 교육을 명기하면서 반일 감정이 비등하자 '쇠고기 파동으로 균열된 국론을 통합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쏟아졌다. 마침 세계적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곧 일본에 손을 벌릴 나라가…'란 조롱까지 신문 칼럼에 실렸다.

1일 러시아 대통령이 쿠릴열도를 방문했다. 중·일간 남방 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일본 열도의 북방에 불을 지른 것이다. 사면초가에 빠진 일본은 패권주의의 부활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경제력이 강해진 중국과 러시아가 일본을 상대로 대국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중·러 패권주의 못지않게 일본의 역사 외면도 악성이다. 센카쿠와 남쿠릴에 대한 중·러의 도전이 국민적 반일 정서를 등에 업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금 중국과 러시아는 먹고살기 바빠 행동하지 않던 과거의 늙은 대국이 아니다. 일본이 역사를 외면하면 외면할수록 일본은 더 큰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동북아 안정도 흔들릴 것이다. 일본은 드디어 상대를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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