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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러 택시타고 특파원실 온 일본 총리 부인 노부코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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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0-11-02 15:09

日 총리 부인 노부코 여사의 '심경 토로'… 인터뷰 요청에 택시 타고 특파원실 방문
정치~요리 다 갖춘, 신문이 좋아 이렇게 싼 상품이 어디 있어요
"만약 술이 없었다면 내 총리남편과 결혼했을까요"

일본 총리 부인은 보통 말하는 '퍼스트레이디'와는 완전히 달랐다. 소탈한 보통 부인이었고, 재미있는 얘기가 나오면 입도 가리지 않은 채 깔깔거리고 웃었다. 무엇보다 솔직했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원의 부인으로서, 총리의 부인으로서 그동안 치른 선거들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했다. 일본 간 나오토(菅直人·64) 총리의 부인 노부코(伸子·65·사진) 여사와의 인터뷰는 2일 낮 1시 20분부터 도쿄 시내 마이니치(每日)신문사 건물 내 3층 조선일보 특파원실에서 이뤄졌다. 3일 교토에서 있는 다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신칸센을 타야 하기 때문에 도쿄역 인근의 장소가 편하다면서 본인이 특파원실로 오겠다고 했다.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회의를 앞두고 일본 총리 부인의 얘기를 듣고 싶다는 본지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것이었다.

신정록 특파원 jrshin@chosun.com

노부코 여사는 '비서' 한 사람만 데리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기모노 차림이었다. 총리의 사택에 해당하는 '공저(公邸)' 앞에서 택시를 타고 왔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총리의 집무 공간을 관저(官邸)라 부르고 생활공간을 공저라 부른다)

노부코 여사가 지난 7월 쓴 '당신이 총리가 된다고 도대체 일본의 무엇이 달라지나'라는 제목의 책에는 일본 총리의 부인에게는 공식 비서도 없고 관용 차량도 제공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

먼저 이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사실이에요. 믿기지 않나요? 지금 같이 온 후지오카씨도 비서가 아니에요. 30여년 전부터 알던 사람으로 그저 도와주는 사람이에요. 이렇게 도와주는 친구들이 몇명 있어요. 그래서 우리들을 '팀 노부코'라고 불러요. 7월에 쓴 책도 후지오카씨가 거의 도와준 거예요."

노부코 여사는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제공되는 차량도 없다고 했다. 외출할 때는 항상 택시를 이용한다고 했다. 공저에 처음 들어가서는 택시를 불렀는데 오지 않아서 빗속에 우산을 쓰고 나가 택시를 잡았다고 했다. 경호원도 없다고 했다. 외출할 때 '어디 가시느냐' '택시 잡아드릴까요'라고 묻는 정도라고 했다. 이날도 마이니치신문 건물 지하의 식당에서 우동을 먹었다고 했다.

―간 총리가 총리가 된 후 "나를 퍼스트레이디로 부르지 말아달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만…

"나는 수상 부인이라고 불리는 게 좋아요. 퍼스트레이디라고 하면 미국 대통령 부인을 부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일본의 퍼스트레이디는 황궁에 이미 계십니다. 그리고 퍼스트레이디로 불리는 순간 갖가지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것도 싫습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부인 노부코 여사가 2일 조선일보 도쿄 사무실에서 본지 지면을 들여다 보며 한글이 어떤 구성원리로 되어 있는지를 묻고 있다. 기모노 차림의 노부코 여사는 퍼스트레이디답지 않게 영업용 택시를 타고 본사 사무실로 왔다. /도쿄=신정록 특파원 jrshin@chosun.com

한국 대통령의 부인에게는 별도의 비서실이 있습니다.

"역시 백악관과 비슷하네요. 일본에는 총리 부인의 역할이 원래 없었어요. 외교무대에 커플로 참석하기 때문에 이쪽도 맞춰야 한다고 해서 일본 총리도 부부동반으로 다니게 된 것 같아요. 그렇지만 나의 경우는 공적으로 해야 할 일이 별로 없어요. 외국의 요인이 일본에 왔을 때 만찬에 참석하는 정도입니다. 국제 정상회의도 6월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G20 회의에 참석한 게 전부예요."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는 참석하십니까.

"간 총리가 반드시 같이 가자고 했는데 못 가게 됐습니다. 13~14일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APEC(아ㆍ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준비 때문에…."

―간 총리는 365일 중 360일은 술을 먹는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노부코 여사도 술을 좋아하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어제(1일)도 중국 대사 부인 초청으로 중국대사관에 갔다가 마오타이주가 맛있어서 너무 많이 마셨어요. 맥주 와인 소주를 좋아해요. 위스키 브랜디는 별로고. 한국의 막걸리도 좋아해요. 단맛이지만 뒷맛이 깔끔해요. 니혼슈(일본 정종)는 입술 주변에 단맛이 남기 때문에 별로입니다. 술이 없었으면 간(총리)과 결혼하는 일도 없었을 거에요."

―재미있는 가족인 것 같습니다.

"그런지도 몰라요. 둘째 아들이 가족회의를 자주 소집하는데 의제는 언제나 '어머니의 과음이 문제'라는 식입니다. 오늘은 누가 의장을 할 것인지 논의한 다음에 가족회의를 해요."

―간 총리와는 요즘도 정치 관련 대화를 많이 하십니까(노부코 여사는 사촌관계인 간 총리와 결혼 전부터 정치대화를 즐겨온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시간이 없어서 거의 대화를 못합니다. 이번에 베트남에서 밤 8시에 돌아와서도 잠깐 술 한잔 하고 바로 회의한다고 나갔습니다."

―최근 중국ㆍ러시아와 영토 문제로 갈등이 일고 있습니다만…

"중국은 잘 알 수가 없네요. 정상회담을 갑자기 캔슬(취소)했다는데 큰 나라이기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되네요. 일본 입장에서 보자면 센카쿠 열도에서 중국에 당하고 북방영토도 러시아에 당하고 그래서 일ㆍ미동맹을 확고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는 어떤가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외교는 여러 면에서 어렵네요."

노부코 여사는 신문읽기를 너무나 좋아한다고 했다. "신문처럼 싼 상품이 어디 있습니까. 정치부터 요리까지 없는 게 없잖아요. 연재소설도 있고. 6개 신문이 배달되는데 다 읽으려면 2~3시간 걸리는데 그렇게는 시간을 못 내고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는 매일 읽고 있어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에서 재무상을 지낸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臧) 게이오대 교수가 얼마 전 TV에 나와 '간 총리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전임 총리들이 빨리 물러났기 때문에 간 총리는 국민정서상 오래 할 수밖에 없다고…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총리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까요. 그다지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간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해버리는 성격입니다. 일본의 톱(총리)은 인품이 있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간에게 그런 면이 별로 없어요. 리더가 좀 아닌 경우 더 잘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간 총리는 화를 잘 내기로 유명했으나 요즘은 달라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노부코 여사는 1시간 40분가량의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갈 때도 택시를 타고 도쿄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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