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닷새 앞둔 지난 6일 삼성동 코엑스를 방문해 행사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각국 정상들이 찾을 동선(動線)을 따라 걸어가면서 집기·실내장식·분위기 등을 꼼꼼하게 챙겼다.
이 대통령은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정상회의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직접 의장석에 앉아 헤드폰, 동시통역장비, 상황 패널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살펴봤다. 이 대통령은 마이크를 점검하며 "말이 (회의장 안에) 울리지 않느냐"고 묻고, "음향 장비를 보완하라"고 지시했다.
- ▲ 경찰견도 비상근무… 지난 5일 경찰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 행사장에 마련된 서울 G20 정상회의장 내부를 폭발물 탐지견을 동원해 검색하고 있다. 경찰은 서울 G20 정상회의를 닷새 앞두고 6일 전국 경찰에 가장 높은 수준의 비상령인 갑호 비상을 발령하고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정상 라운지(정상들이 쉬는 공간)에 들러 소파에 앉아 "(소파가 서로) 이렇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정상들 간에) 이야기가 안 된다"면서 다시 배치하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너무 디자인 위주로 하지 말고 실용적으로 얘기할 수 있도록 하라"며 직접 소파 시트를 빼내 다른 소파 시트 위에 얹어 보이기도 했다. 소파 높이가 낮으니 정상들이 불편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용(龍)이 그려진 화분을 발견하고는, "서양 사람들이 볼 때는 중국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우리는 청자, 백자가 있지 않느냐"면서 화분을 청자 또는 백자로 교체할 것을 지시했다. 또 전시된 꽃꽂이를 보고는 "이 꽃꽂이는 한국적입니까?"라고 묻기도 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경호 상황 등을 보고 받고 난 뒤 "아무리 회의 내용이 좋고 합의가 잘 돼도 조그마한 사고라도 터지면 회의 전체가 훼손될 수 있다"며 "수천 명의 대표단과 기자들이 안전하면서도 불편함 없는 회의가 될지를 지켜볼 것인 만큼 국격이 여러분(행사 준비 실무자들)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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