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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칼럼] 춥고 배고픈 해병대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11-30 16:06

17년 전인 1993년 8월 당시 권영해 국방장관은 군 최고수뇌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백령도에 직접 헬기를 타고 가 순시했다. 권 장관은 백령도에 주둔 중인 해병대 간부들의 후생복지 시설도 둘러봤다.

당시 부사관 등 간부들의 숙소는 충격적이었다. 20여㎡(8~9평)에 불과한 작은 크기에 지은 지 30년이 다 돼 물이 새거나 난방이 제대로 안 되는 곳이 많았다. 깜짝 놀란 권 장관은 숙소 등 후생복지 시설의 조속한 개선을 지시, 이듬해 개선이 추진됐다.

'귀신 잡는 해병'으로 불리는 해병대는 그 용맹성에도 불구하고 군내에서 '춥고 배고픈' 군대로 불려왔다. 예산 배정이나 각종 사업의 우선순위에서 타군(他軍)에 밀려왔기 때문이다. 해군에 속해 있는 해병대는 해군 내에서도 힘이 없는 군(軍)으로 평가된다. 군기가 빠져 있거나 군인답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예산확보에서 밀린다는 얘기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우리 군은 지금까지 육군 중심이어서 해·공군은 '소군(小軍)'으로 분류돼 왔다. 그 '소군'인 해군 내에서도 해병대는 힘이 없으니 우리 해병대가 각종 전력증강 사업이나 장병들의 후생복지 부문에서 얼마나 어려운 위치에 있었는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현재 해병대 병력은 2만6800여명으로 전체 군병력의 3.4%를 차지하고 있지만 예산은 전체 국방비의 2%에 불과하다. 각종 무기와 장비를 도입하는 방위력개선비 분야는 더 열악하다. 금년도 해병대 경상운영비는 전체 국방비의 3.1%인 반면 방위력개선비는 1.7%에 불과하다. 금년도 해병대 방위력개선비는 1620억원. 공군 F-15K 전투기(대당 1000억원) 2대 값에도 못 미치고 육군 차기전차 '흑표'(약 80억원)의 20대 가격에 불과하다. 해군 이지스함 1척(1조원)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해병대는 지난해와 올해 대(對)포병레이더, K-9 자주포, K-1 전차 등의 전력증강을 요구했으나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전략가들은 서해5도가 북한에는 비수와 같은 전략 요충지라고 말한다. 한 전직 해군 수뇌는 "연평도에 대해 언론에서 북한에 눈엣가시라고 하는데, 눈엣가시가 아니고 목구멍의 비수이며 백령도는 옆구리의 비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들 서해5도는 모두 해병대가 지키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군 대응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싸운 해병대 장병들은 비교적 잘 대처했다는 평가들이 적지 않다. 북한군 포탄이 옆에서 터져 철모에 불이 붙고 얼굴에 화상을 입었는데도 정신없이 대응사격을 한 해병대 병사의 얼굴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병대는 대한민국 군대 중 전쟁이 났을 때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최정예 군 중의 하나로 꼽힌다. 이 해병대를 잘 싸울 수 있게 하려면 육군 출신 군 수뇌부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이것이 힘든 훈련을 각오하고 해병대에 자원하는 우리 젊은이들의 열정과 애국심에 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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