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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이 "일본축구야말로 아시아의 스페인"이라 말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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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1-01-31 10:43

유럽 축구 최대의 앙숙 잉글랜드독일은 역대 명승부를 벌였지만 중요 고비마다 승리하는 쪽은 대부분 독일이었다. 이를 두고 1990년대 잉글랜드의 간판 공격수 게리 리네커는 "축구는 22명이 싸워서 결국 독일이 이기는 게임"이라고 푸념했다.

비슷한 상황이 아시아의 한·일 축구 라이벌전에서도 벌어지고 있었다. 라이벌이라곤 해도 역대 전적은 40승22무12패로 한국의 압도적 우세였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한·일전에 대해 "경기 내용은 늘 일본이 좋고, 골은 결국 한국이 넣는 게임"이라고 했었다.

한·일전의 양상은 양국 문화와도 닮았다. 일본 축구는 미드필드부터 정교한 패스로 골 찬스를 만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과정을 중시하는 그네들 문화 그대로다. 한국은 과정이 어쨌든 하여간 골을 넣어 승리하곤 했다. 결과를 중시하는 우리 모습인 것처럼 보였다. 일본에선 나카타 등의 미드필더들이, 한국에선 차범근·최순호 등의 스트라이커들이 최고 스타 계보를 이어간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한 전문가는 "상대를 배려하는 문화적 특징 때문에 일본 축구가 한계를 맞는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최고의 찬스가 아니라면 더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한다'는 심리가 결국 골을 넣지 못하는 답답한 축구를 만들었다는 해석이다.

불과 7개월 전만 해도 이런 진단은 모두 사실이었다. 그러나 일본은 남아공월드컵 이후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월드컵에서 북구 강호 덴마크를 3대1로 완파하고, 준우승팀 네덜란드와 대등한 경기(0대1 패배)를 하며 16강에 올랐던 일본은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선 한국과 호주를 차례로 격파하고 정상을 차지했다.

짧은 기간에 천지 차이로 변한 일본을 보면서 비등점(沸騰點)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오랜 기간 정교하고 빠른 패스, 강력한 미드필드 플레이, 답답할 만큼 과정을 중시하는 축구를 해 온 일본 대표팀이 월드컵이라는 비등점을 거치면서 화학적 변화를 이뤘다는 생각이다.

지금 일본 축구는 조광래 한국 대표팀 감독이 추구하고 있는 스페인식 축구의 거의 완벽한 동양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스페인은 엄청나게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상대를 무력화시키며 우승했다. 이번에 일본은 2508회의 패스로 호주(1889회), 한국(1876회) 등을 능가했다. 질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골도 늘었다. 아시안컵에서 일본은 14골로 최다 득점국이 됐다. 특별한 스트라이커가 없지만 미드필더 누구나 골을 넣는다는 점도 스페인과 같다. 외신들이 "일본이야말로 아시아의 스페인"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두 나라 축구가 그만큼 비슷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월드컵이 끝난 뒤 스페인 배우기를 시작했고, 일본은 이미 10년 전부터 스페인식 축구를 하고 있었다. 일본 축구의 부활은 이미 오래전에 예고된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한국은 스페인을 배우기에 앞서 기본과 과정을 중시하는 일본의 성공 사례부터 연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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