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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회복 후 웃음 보인 석 선장, “왜 웃느냐”고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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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1-02-03 09:54

3일 오전 인공호흡기에 이어 기관지튜브를 떼고 잠깐 눈을 뜬 석해균선장.(사진=아주대병원 제공)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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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여명작전' 중 소말리아 해적에게 총격을 당한 석해균(58)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3일 오전 의식을 회복했다. 총상을 입고 쓰러진지 13일 만이다.

아주대병원 등에 따르면 석 선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서히 의식을 회복했으며 혈소판 등 여러 수치도 정상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대병원은 이날 오전 7시 석 선장의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확인하고 인공호흡기를 떼냈다. 이어 석 선장이 자가호흡을 안정적으로 하고 의료진 질문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자 오전 8시32분 기관내 튜브(호흡관)를 마저 제거했다.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호흡관을 제거하자 석 선장이 얼굴을 움찔하고 깊은 호흡을 쉬면서 시원한 표정을 지었고 ’눈을 떠보라’는 의료진의 유도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눈을 뜬 석 선장은 주위 의료진을 보면서 처음에는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였으나, 자신이 한국에 와 있음을 인지하고 안심이 된 듯 미소를 지었다고 유 원장은 전했다.

아주대병원 측은 석 선장이 중환자실 벽에 붙어 있는 ‘석해균 선장님, 이곳은 대한민국입니다’라는 현수막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고 밝혔다. 석 선장이 의식을 회복한 것을 확인한 의료진이 “석 선장님, 여기가 어딘지 아시겠어요”라고 묻자 빙그레 웃었고, “왜 웃으세요”라는 물음에 “좋아서”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 선장이 의식을 회복한 후 부인과 둘째 아들이 내려와 석 선장을 불렀을 때도 가족을 알아본 듯 쳐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긴 대화를 유지할 정도로 의식 상태가 또렷하진 않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유 원장은 “오랜 수면상태 끝에 깨어난 것이라 말을 또박또박하지는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정도”라면서 “하루가 더 지나야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이어 “진통제가 의식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는데 현재 통증이 워낙 심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진통제 양을 크게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대병원은 기관튜브를 제거한 후 환자 상황이 나빠져 재삽관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담당 의료진이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 5시간 관찰한 결과 석 선장은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석 선장의 부인 최진희(58)씨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성원해준 덕분”이라며 “설에 큰 선물을 받았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이어 “어제부터 조금씩 의식이 돌아오는 것 같아 손을 만지며 ‘여보’하고 불렀더니 눈에 눈물이 고였다”면서 “오늘은 호흡기를 제거했고 몸도 조금씩 움직였다”고 했다.

설날인 3일 오전 인공호흡기를 제거한 삼호주얼리호 석해균선장이 미소짓고있다. (사진=아주대병원 제공)/조선일보

석 선장은 지난달 21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복부와 허벅지 등에 총상을 입은 뒤 오만에서 1차 수술을 받았으며, 8일 뒤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아 왔다. 아주대병원은 생명에 위협이 되는 패혈증과 범발성 혈액응고 이상(DIC)을 치료하기 위해 3시간 가량 광범위한 염증 괴사 부위와 고름을 제거하는 2차 수술을 진행했다.

석 선장은 수술 후 약간의 폐부종(폐에 물이 고이는 현상)과 늑막삼출(폐 주변에 물이 고이는 현상) 증세가 나타나 의료진을 긴장시키기도 했으나 DIC 증세의  호전 여부를 알 수 있는 혈소판 수치가 점진적으로 증가해 낙관적 기대를 높였다. 그동안 의료진은 패혈증과 DIC를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와 약제를 계속 투여하면서 폐렴 등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주력해왔다.

완만한 호전 증세를 보이던 석 선장은 지난 2일 혈소판 수치가 정상수준으로 회복했고 부인이 이름을 부르자 눈물을 보이고 꼬집자 통증을 피하는 등 외부자극에 반응하면서 의식이 조금씩 돌아왔다. 이에 따라 2일 오후 의료진은 인공호흡기 모드를 인공호흡과 자가호흡이 반씩 가능하도록 바꿨다.

아주대병원은 석 선장의 상태를 좀 더 지켜본 뒤 다음 주쯤 절개상태에 있는 상처부위를 봉합하고 총상으로 부서진 팔과 다리를 접합하는 정형외과 수술을 할 계획이다.

현재 유희석 병원장과 외상치료 전문가인 이국종 교수 등 전담의료팀이 설 연휴를 반납한 채 병원에서 숙식하며 석 선장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석해균선장이 누워있는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 '석해균선장님 ,이곳은 대한민국입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아주대병원 제공)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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