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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한 푼 안 내도 '세금 아깝다' 분통 터뜨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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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11-02-08 10:27

강경희 경제부 차장대우

얼마 전 끝난 인기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남자주인공인 재벌 3세 김주원(현빈 분)이 부모 없는 가난한 스턴트우먼 길라임(하지원 분)에게 이런 말을 한다. "(세금) 더 낼 걸 그랬다. 그쪽을 내가 키우는 줄 알았다면…."

말끝마다 사회지도층을 자처하는 드라마 속 재벌은 아니어도, 2010년 연말정산을 마친 샐러리맨이라면 연봉의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 세금을 보며 한 번쯤 해봄 직한 말이다. "내가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나와 내 가족만 먹고 사는 게 아니다. 다른 누군가도 키운다."

소년소녀 가장들 밥 먹이고 공부도 시키고, 정부 지원 끊기면 오갈 데 없는 독거노인들의 생활비도 대고, 엄동설한에도 전방을 지키는 믿음직한 국군 젊은이들 먹이고 입히는 데도 쓰고…. 이렇게 생각하면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납세의 의무를 진다'는 헌법 제38조를 실천하는 국민이라는 게 뿌듯할 법하다.

하지만 머릿속 채널을 살짝 틀어 다른 화면을 켠다면? 공중부양에, 격투기에 온갖 몸싸움을 지겹게 보여주는 육체파 국회의원들 세비도 대고, 딱한 국민 나눠주라는 복지비를 제 주머니에 챙겨 넣는 비리공무원 월급으로도 꼬박꼬박 나가고…. 이런 데 쓰인다고 생각하면 '나라에 세금 뜯긴다'는 분노가 절로 앞선다.

'무상 복지 3종 세트'를 계기로 복지 논쟁에 불을 지핀 민주당이 최근 '증세(增稅) 없는 복지' 쪽으로 가닥을 잡는 듯하다. 국민 정서가 선뜻 내 주머니 열어서 '더 내고 더 받는' 복지로 가자고 동의해줄 눈치가 아니어서다. 최근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10명 중 3명(30.5%)에 불과했다.

우리 국민 심보가 유난히 이기적이고 공짜만 좋아해서 세금 더 내자는 말도 못 꺼내는 분위기일까. 그보다는 세금 거둬들이고 그 세금을 쓰는 정치권과 정부를 국민이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은 OECD 33개국 중에 세금 부담이 하위 8위로, 상당히 가벼운 편에 속한다. 근로소득자 1429만명 중에 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내는 사람이 40%(575만4000명)나 된다. 그런데도 '세금 내는 게 아깝다'고 입 모아 분통 터뜨리는 이유는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못 맡기겠다"고 정치권 및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강하기 때문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각국 정치인과 공무원의 청렴도를 평가하는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조사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줄곧 10점 만점(점수가 높을수록 부패가 적은 나라)에 4~5점대에 머물고 있다. 2010년 부패인식지수도 5.4점으로, 전년보다 0.1점 하락했다.

지난해 부패인식지수 3.5점의 그리스는 심각한 부패사회에서 관대한 복지를 누리다 나라살림이 파탄났다. 반면 세금 폭탄에 공짜 학비·공짜 의료비로도 나라가 잘 굴러가는 북유럽 국가 덴마크·핀란드·스웨덴은 부패인식지수가 10점 만점에 9.2~9.3점이다. 국민 돈을 만지는 공무원과 정치인의 청렴도가 세계 최고다. 유럽 복지국가의 운명을 가른 건 나라의 투명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까 각 정당이 달콤한 복지 구상을 내놓으려면 반드시 정치권 및 정부의 부패를 줄일 묘안도 함께 내놔야 한다. 나라 거덜내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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