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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표류 북(北)주민 만나게 해 달라

남정민(가명) 탈북자동지회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2-08 10:29

연평도로 표류해온 북한 주민 31명. 그들은 우리 앞집, 뒷집 사람들이다. 겨울철이면 '머슴조개'로 연명하기 위해 조개 채취에 동원된 북한의 최하층민들이다. 그들은 귀순 의사가 없다고 한다. 정말일까? 내 경험상 탈북을 생각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내가 탈북하기 전 2005년 황해남도에서는 연평도로 표류했다가 3일 만에 북한에 돌아온 사람들의 강연이 있었다. "남조선 괴뢰들의 온갖 회유와 공갈에도 오직 장군님만 믿고 따르려는 공화국 공민의 존엄 높은 위용에 적들도 두손 들고 돌려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또 한 명의 표류자는 비판 강연무대에 서게 됐다. 남조선에서 애매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그는 "남조선 괴뢰들이 남으라고 하면 남을 것 같은 자세를 취했지만, 공화국 정부의 압박과 세계 여론 앞에 남조선은 무릎을 꿇었다"고 했다. 순간, 주민들은 술렁거렸다.

"탈북해도 남조선이 안 받아준대" "돌려보낸대" "고위층에 있는 사람만 받아준대"….

북한 주민들이 천대받고 굶주리면서도 '보트피플'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원인이 바로 여기 있다. 남쪽에 표류됐다가 북송된 사람들의 증언이 그것이다. 2007년에도 표류해 온 북한 주민들을 하루 만에 돌려보낸 적이 있다. 그때 탈북자들이 정부청사 앞에서 규탄 집회도 했지만 행차 후 나발이었다. 이번엔 다르기 바란다. 아직 북송되기 전에 탈북자 고향 사람들과의 만남을 만들자. 나는 장담한다. 단 하루만 그들과 만난다면 31명 전원이 절대 북으로 가지 않겠다고 말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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