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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살해하고 미안해 시신 보관하고 싶었다”

송원형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2-15 10:00

15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로 지난 12일 용산구 후암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발견된 시신의 살해 용의자인 남편 이모씨가 인천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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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6월 19일 오후 11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모(51)씨의 집. 다음날 용산구 후암동의 한 다세대주택 1층 단칸방으로 이사할 예정이었던 이씨는 이사 문제로 아내 윤모(당시 39세)씨와 심하게 말다툼을 했다. 화가 난 이씨는 부엌에 있는 흉기를 들어 이사를 가지 않겠다며 버티는 윤씨의 왼쪽 목을 찔렀다. 

숨진 아내를 보고 당황한 이씨는 부인 윤씨의 시신을 흰색 비닐, 은박지 등으로 겹겹이 둘러싸 가로ㆍ세로 70cm, 높이 1m 정도 되는 종이상자에 넣어 밀봉했다. 이씨는 다음날 부인의 시신을 이삿짐과 함께 후암동 새 집으로 옮겼다. 이후 이씨는 딸을 집에 홀로 두고 한 달에 2~3번 정도만 집에 들렀다. 당시 8살이었던 딸 이모(20)씨는 2~3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어머니의 시신이 담긴 상자와 함께 생활하게 됐다.

이런 생활이 12년 흘러 성년(成年)이 된 딸은 지난 12일 오후 10시쯤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짐을 정리하던 중 종이 상자 하나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딸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짐을 정리하다가 남자 친구와 함께 상자를 운반하는데 너무 무거워 열어 보니 상자 안에 시신이 있었다”면서 “아버지 짐으로 생각했는데 안에 시신이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문 감식·유전자 조사 결과 시신은 딸 이씨 친모인 윤씨로 확인됐다. 딸 이씨는 어머니와 언제·어떻게 헤어졌는지를 모르고 있었으며, 어머니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용산경찰서는 아버지가 상자를 테이프로 밀봉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는 딸 이씨의 진술을 통해 아버지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14일 밤 늦게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이씨의 은신처를 찾아 갔으나 이미 이씨는 다른 곳으로 몸을 피한 후 였다. 이씨의 통화기록을 조사한 경찰은 15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지인의 집에 숨어 있는 이씨를 붙잡았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자백하고 “숨진 아내와 딸에게 미안해 시신을 가지고 있었다. 영원히 시신을 보관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를 좀 더 보강한 다음 16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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