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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선수촌, 투자가치 있을까?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2-18 10:09

‘빌리지 온 펄스 크릭(前 올림픽 선수촌)’ 230세대가 18일부터 인터넷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분양을 시작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미래 투자 가치’에 대해 저울질하고 있다. 분양 하루 전날 세일즈 센터 앞에는  10여명이 줄서 대기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이제껏 만나본 한인 투자자들의 심정은 아직  ‘긴가민가’다. 한편, 밥 레니(Rennie) 레니 마케팅 사장은 지난해 5월보다 평균 30%정도 내려간 이번 분양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과연 그럴까?

다운타운과 마주보는 워터프론트 입지조건과 바닷가 산책로, 인근 대형 커뮤니티 센터 등 각종 편의 시설은 최대의 매력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상당수 거주자가 임대 입주자라는 사실, 주변 개발에 시일이 걸린다는 점, 할인 후에도 여전히 예일타운과 비슷한 가격대, 평방피트당 비싼 관리비 등은 투자심리에 감점요인이다.

<▲ 빌리지 온 펄스 크릭 앞에는 다운타운이 바라다보이는 산책로가 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많은 투자자들은 무엇보다 ‘부실공사’일 가능성을 두고 망설이고 있다. 취재 도중 만난 한 올림픽 선수촌 프로젝트 관계자는 익명을 요구하며 “올림픽 전에 급하게 올린 건물이라 마감재가 매우 허술하다”며 “임대투자용이면 모르겠지만 가까운 지인들에게 도저히 사라고 못하겠다”고 머리를 저었다.

한인 리얼터도 투자를 선뜻 권하진 못했다. 인터뷰를 나눈 이 리얼터는 “개발사가 과거에 누수콘도(Leaky Condo)를 지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라고 말하고 “다운타운 중심이 아니라 외곽인데다 동네 인근이 별로 좋지 않다. 차이나타운이 서서히 변해가는 것처럼 (올림픽 선수촌 주변도) 언젠간 발전하겠지만 시일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가격에 대해서도 “예전에 너무 부풀려졌던 가격이 이제야 거품을 뺐다”며 “그럴지라도 아직 여러 조건에 비해 비싼감이 있는데 일부 투자자는  ‘최고 50%나 내렸으니 헐 값’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17일 있었던 세일즈 캠페인 관련 기자회견이 끝나고 분양을 앞둔 브리지동과 카약동을 각각 2세대씩 실제로 살펴봤다. 카약동의 701호와 711호, 브리지동의 601호와 605호다. 모두 창문을 크게 내고 9피트 이상 높은 천장이라 실평수에 비해 넓어보였으며 채광도 좋았다. 젊은층이 좋아할만한 아기자기하고 동선이 짧은 레이아웃은 전문직 종사자나 어린 아이를 둔 가정에게 어필할 것 같았다. 미엘(Miele)사의 하이엔드 전자제품을 들어놓았고 화장실 바닥은 석회석 타일, 마루 바닥은 하드우드로 마감했다.

<▲ 카약동 701호 발코니에서 바라본 펄스크릭 조망이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 브리지동 6층에서 보이는 조망. 다운타운 서쪽이 보인다.(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하지만 그 외에는 그다지 눈에 띄는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베드룸 바닥은 저렴해보이는 카페트가 깔려있었고 키친 아일랜드도 화강암이 아니었다. 캐비넷, 손잡이, 옷장 등에 사용된 나무자재도 평범했다. 복도나 로비 등 공용공간도 좁은 편이었다. 같이 집을 둘러본 로컬 방송국 기자는 “비슷한 가격이면 차라리 예일타운 콘도가 더 낫겠다”고 했다.  

주변환경은?
올림픽 선수촌은 바로 앞에 길게 뻗어있는 산책로가 인상적이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다운타운, 밴쿠버 웨스트까지 닿는다. 이처럼 바닷가 바로 앞에 콘도 부지는 다운타운 인근에 거의 남아있지 않다. 콘도  사이로도  산책길이 나있다. 공공 예술품이 전시된 널찍한 퍼블릭 플라자와 4만4000스퀘어피트에 달하는 초대형 커뮤니티 센터도 삶에 편의를 더할 것이다.


반면, 단지 내 상가는 대부분 텅텅 비어있다. 런던 드럭과 어반페어 등 대형 슈퍼마켓이 곧 들어선다는 안내가 붙어있었지만 입점 시기는 고지하지 않았다. 거리를 오가는 거주민도 거의 없어 단지 전체가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 브리지동 서쪽은 아직 미개발 상태로 남아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 빌리지 온 펄스 크릭 단지 내 모습. 앞에 걸어가는 기자단을 제외하면 오가는 거주자가 없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건물 주변은 아직 공사중인 곳이 많았다. 서쪽에 있는 공원부지는 아직 흙이 그대로 드러난 채이고 동쪽으로는 큰 트레일러들이 답답하게 서있었다. 남쪽에는 다른 콘도 프로젝트 분양이 진행 중이었다.  유동인구가 많아지려면 시간이 꽤 걸릴 듯 보였다.

펄스크릭을 두고 건너 편에 새로 건설될 초대형 에지워터(EdgeWater) 카지노도 ‘빌리지 온 펄스 크릭’ 투자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BC주정부는 BC플레이스 옆에 총 4억5000만달러를 들여 카지노를 비롯해 고급 호텔, 식당 등이 들어설   복합유흥단지를 계획했다. 하지만 인근 지역주민들은 ‘카지노 반대 시민 연대(Vancouver Not Vegas)’를 조직하는 등 주민 투표를 통해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2월 18일 공개된 빌리지 온 펄스 크릭 분양 가격>

브리지(Bridge)동
스튜디오: 34만9500달러~35만4900달러
스튜디오 플러스: 36만9900달러~38만9900달러
1 베드룸: 35만900달러~57만900달러
1베드룸 플러스: 45만9900달러~61만900달러
2베드룸: 72만9900달러~74만9900달러
2베드룸 플러스: 51만900달러~166만9900달러
3베드룸 플러스: 109만9900달러~191만9900달러
펜트하우스: 124만9900달러~176만9900달러
럭셔리 컬렉션: 279만9900달러~410만900달러(3베드룸 플러스, 2623~3482 평방피트)

카약(Kayak)동
스튜디오: 33만9900달러~37만9900달러
1베드룸: 32만9900달러~49만9900달러
1베드룸 플러스: 32만9900달러~59만9900달러
2베드룸: 49만9900달러~54만9900달러
2베드룸 플러스: 46만9900달러~179만9900달러
3베드룸 플러스: 127만5900달러~190만900달러
펜트하우스: 63만9900달러~73만9900달러
럭셔리 컬렉션: 215만900달러~359만9900달러(2&3베드 플러스, 1776~2800 평방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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