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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생존자 황금주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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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 : 2003-03-24 00:00

위안부 생존자 황금주 할머니

"해외 교민들도 위안부 문제를 알아야 한다"

태평양 전쟁 컨퍼런스 통해 서구사회에 생생한 증언

3월 21일과 22일 양일간 UBC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전쟁 피해 컨퍼런스'의 생생한 증언을 위해 위안부 생존자 황금주 할머니가 한국에서 왔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총무와 밴쿠버에 온 황금주 할머니는 84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꽃 같은 청춘을 일제에 짓밟혀 고통 속에 살아온 기구한 삶을 정정한 목소리로 전했다. 황금주 할머니는 충남 부여의 양반집에서 출생 한 후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 가세가 기울자 친척 식구집이 있는 함흥에서 보통학교를 다니게 됐다.

15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사립보통학교에 들어간 그녀는 졸업을 25일 남겨두고 운명의 여성 근로 정신대에 차출되게 된다. 정신대에 가는 것을 거부하면 그 집에 배급이 끊겨 할 수 없이 가야 했다는 황 할머니는 차출될 당시에는 일본의 공장에서 2년간만 일하면 된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고 한다.
황 할머니를 태운 기차는 원산에서부터 객차 2량에 조선인 처녀를 가득 싣고 있었으며, 대부분 시골의 순박한 처녀였던 이들은 앞으로 닥칠 운명을 모른채 만주의 일본군 주둔지로 보내졌다.

만주 길림의 부대로 보내진 황 할머니는 첫날부터 일본 장교에게 몸을 유린당하고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하며 안 그러면 죽게 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 후 황 할머니는 보통학교에서 배운 일본어를 할 줄 알아 군대내부의 병원에 배치 됐지만 그곳도 안전지대는 아니어서 거의 매일 일본 군인들에게 당해야 했다고 전했다.
위안소에 배치된 다른 조선 처녀들은 그야말로 비참한 생활을 하면서 군인들의 성적 노리개가 됐으며 많은 처녀들이 성적 학대를 이기지 못해 죽거나 성병으로 자궁이 썩어 들어갔다고 증언했다.

일제는 처음 약속한 2년이 지나도 황 할머니를 돌려보내줄 생각을 하지 않았으며, 결국 6년이 지나 전쟁이 끝나자 황 할머니는 일본군 부대를 탈출할 기회를 갖게 된다.
"전쟁이 끝나 같은 부대의 위안부들에게 떠나자고 했지만 이들 대부분이 눈뜬 송장이라 갈수가 없었어"라고 밝힌 황 할머니는 "일본군들이 자궁이 썩고, 성병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위안부들을 부대 안에서 땅을 판 후 생매장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결국 옷도 신발도 제대로 없던 황할머니는 만주 허허벌판에서 서울까지 4개월에 걸쳐 걸어내려 왔다고 한다.
황 할머니와 같이 일제에 의해 유린 당한 후 살아남은 정신대 처녀들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대부분 매독균이 몸에 남아 고통을 당해야 했고, 자궁을 들어내는 등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해야만 했다고 한다.

윤미향 총무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92년 1월 8일부터 매주 수요일 정오에 일본 대사관 앞에서 정신대 문제에 대한 시위를 해오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 범죄인정, 국회결의의 공식사죄, 배상, 역사기록, 책임자 처벌, 추모비 건립 등 7가지 요구를 모두 수용할 때까지 UN 인권위원회와 국제사회에 호소할 것" 이라고 전했다.

또한 윤총무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태평양 전쟁중 자행된 일제의 인권유린과 여성들에 대한 성범죄를 증언 할 것"이라며,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서구사회의 여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는 129명의 정신대 생존 할머니가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위안부 시절의 후유증과 주위의 따가운 시선으로 어렵게 살고 있다고 한다. 황금주 할머니는 해외의 한인들이 위안부 희생자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국제 여론을 일으켜 일본에게 희생당한 우리의 할머니들의 원혼을 위로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기자의 손을 잡았다.

<김정기 기자 eddie@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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