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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2호기 연료봉 완전 노출 위기

장상진 기자 jhi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3-14 09:14

3·11 일본 대지진의 충격으로 두 차례 폭발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원자로 2호기의 냉각수가 완전히 바닥나면서 4m에 달하는 핵연료봉(노심·爐心)이 2시간 30분 동안 원자로 내에서 공기 중에 노출됐다. 원자로를 관리하는 도쿄 전력 측은 급히 바닷물을 투입했지만, 펌프 고장으로 연료봉이 공기 중에 완전히 노출됐다. 이어 밤 11시쯤 2호기의 냉각수는 약 2m 정도의 높이로 가까스로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도쿄 전력 측은 14일 이 연료봉이 다시 완전히 노출됐다고 다시 밝혔다.

핵연료봉이 다시 공기 중에 노출될 경우 폭발과 함께 원자로가 들어 있는 ‘격납용기’가 파손되면서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주변지역에 흩날리는 ‘제2의 체르노빌 참사’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앞선 1·3호기 폭발 때에는 격납용기 밖에 둘러쳐진 콘크리트 외벽만 파손됐었다.

후쿠시마발전소를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14일 오후 7시45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에서 냉각수가 없어져 핵연료봉이 냉각수 위로 완전하게 노출됐다”며 “냉각할 수 없는 상태로, 후쿠시마현에 긴급사태를 통보했다”고 발표했다고 요미우리와 아사히 등 현지 언론이 이날 전했다.

정상적인 원자로에는 핵연료봉이 냉각수 속에 잠겨 있기 때문에 일정한 온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하지만 후쿠시마발전소에서는 지난 11일 대지진 이후 냉각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원자로 1호기와 3호기의 냉각수 수위가 잇달아 하락, 폭발 사고로 이어졌다.

이번 2호기 사태의 심각성은 앞서 폭발했던 2기의 원자로와 달리 연료봉이 공기 중에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는 데 있다.

1호기와 3호기는 절반 정도만 공기 중에 노출됐었고, 폭발도 연료봉 자체 폭발이 아니라 원자로 내에서 발생한 수소가 산소와 반응하면서 일어난 ‘수소 폭발’로, 피해도 발전소 내부 직원들이 다치는 데 그쳤었다.


하지만 도쿄전력에 따르면, 2호기는 이날 오후 1시38분,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펌프가 멈추면서 수위가 내리기 시작, 오후 5시17분에 연료봉의 노출이 시작됐다. 도쿄전력 측은 1·3호기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원자로 폐기를 무릅쓰고 바닷물을 주입했지만, 1·3호기와 달리 2호기에서는 수위가 계속 하락했고 결국 연료봉이 완전히 노출됐다는 것.

요미우리 신문은 “1·3호기 때에는 없었던 심각한 사태”라며 “대량의 연료가 고온으로 녹아내리면서 새어 나올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경우, 녹은 용해물이 물과 접촉했을 때 폭발하기도 하고, 용해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원자로 내부 압력이 상승해 폭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두 경우 모두 폭발과 함께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광범위하게 흩날릴 가능성이 크다.

도쿄전력은 “노심 용해의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며 “원자로 ‘격납 용기’ 내의 압력이 더는 버틸 수 없는 수준까지 치솟아 오후 8시 37분 격납 용기 내의 증기를 뽑아내는 조작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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