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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의 한결같은 응원, 감사합니다”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3-18 11:01

[문화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Sarah Chang∙한국명 장영주)이 4월 2일과 4일 밴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VSO)와의 협연으로 밴쿠버 팬들과 만난다.

사라 장은 1980년생으로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이다. 음악가 부모 밑에서 4살 때 바이올린을 처음 접했고 6살 때는 자유롭게 조를 바꾸며 연주할 실력까지 키웠다. 1990년 예술의 전당에서 뉴욕필과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부터 그에겐 항상 ‘천재 음악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유럽 데뷔는 1992년 런던 심포니와의 협연이었다. 같은 해 사라 장의 첫 음반이 나왔는데 이는 세계 최연소 레코딩 기록이라고. 이후 명문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쳐 현재 프로 음악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북미 투어 중인 사라 장과 지난 14일 전화 인터뷰를 나눴다. 오랜 외국생활을 하면서도 한국말이 서툴지 않은 그는 몇 번의 방문을 통해 밴쿠버를 “친절하고 좋은 기분을 주는 도시”라고 기억하며 "밴쿠버 팬들을 만날 날이 손꼽아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 사라 장은 4월 2일과 4일 밴쿠버 다운타운 오피움 극장에서 VSO와 협연을 한다. (사진제공=VSO)>


지금 전화통화를 하는 곳은 어딘가?
공연 때문에 오레곤주 포틀랜드에 와 있다. 이 공연이 끝나면 로스앤젤레스(LA)에서 공연을 하고 그 다음에 밴쿠버로 가서 4월 2일과 4일 VSO와 협연을 한다.


밴쿠버 팬을 만나는 건 이번에 처음이 아니다. 몇 번이나 공연했나?
정확히 몇 번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공연을 했다. 2~3년에 한번씩은 꼭 밴쿠버에 간다. 처음 밴쿠버 무대에 선건  92년이었으니까 11살 때였다. 당시 공연이 끝나고 소속사에서 밴쿠버 외곽 어딘가에 연어가 뛰어오르는 곳을 구경시켜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밴쿠버는 자연도 아름답고 도시 전체에서 풍겨나오는 에너지도 활기 넘친다.

함께 공연하는 음악가도 그렇고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친절한 것도 좋다. 참, 쇼핑할 곳과 맛있는 음식이 많다는 것도 밴쿠버의 좋은 점이다. 밴쿠버는 무엇보다 북미 최고의 일식을 먹을 수 있는 곳 같다. (웃음) 


이번에 VSO와 공연하는 곡은 무엇인가?
브람스(Brahms)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브람스의 곡은 바이올린 레파토리 중 내가 제일 사랑하는 곡이다. 마치 에베레스트 산처럼 소화하기 어렵고 힘든 곡이지만 정말 좋아해서 지난 2년간 특히 연주를 많이 했다. 최근 레코딩을 한 곡이기도 하다.

브람스의 음악은 드라마틱하고 아름답다. 곡을 매우 세심하게 통제(controlled)하는 독일적인 작곡가다. 화려하거나 과시하는 경향이 없고 내면으로부터의 굉장한 음악적 성숙을 요구한다. 연주할 때 길고 힘들지만 음악가로서 연주하는 동안 정말 행복하다.


이번에 함께 하는 VSO 마에스트로, 브램웰 토비(Tovey)를 소개하자면?
개인적으로 같은 소속사에 있던 적이 있어 친하다. 아주 재밌으시고 순수하시며 솔직하신 분이다. 실력도 물론 훌륭하시다. 유럽에서 활동을 많이 하셨던 음악가다. 예전엔 룩셈부르크 오케스트라단도 소유하고 계셨었다. 지휘능력도 탁월하시지만 피아노를 너무 잘 치신다. 프로 피아니스트도 힘들다고 하는 프랭크의 곡을 아주 멋지게 연주하시는 분이다.

<▲ 사라 장은 VSO를 이끄는 브램웰 토비(Tovey) 지휘자를 '순수하고 재밌으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사진제공=VSO)>

그 분과의 일화가 있다.  투어를 하느라 여러 도시를 돌아다니다보면 시차적응이 참 힘들다. 룩셈부르크에서 한참 단잠에 빠져있는데 새벽 2시에 휴대전화로 전화가 걸려왔다. 토비 마에스트로였다. 그 분이 피아노, 내가 바이올린을 맡은 협연이 있기 1달 전이었는데 “하기로한 곡 너무 어렵다”고 투정을 부리셨다. 새벽에 무슨 홍두깨인가해서 뭐라고 대화를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대화 내용이 기억이 안나 다시 물어보니 “연습 열심히 할께”라고 짧게 다짐을 하셨다. 협연에선 물론 매우 훌륭하셨다. 새벽 전화가 무색하게도. (웃음)

음악을 한다는게 힘들지 않나?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많다. 시차적응도 힘들고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1년 내내 세계를 돌아다녀야하는 투어 때문에 혼자 호텔을 전전하는 것도 가끔 외롭기도 하다. 올해에 내 지인 중에 8명이 결혼을 한다. 난 미리 일정이 잡혀있어 결혼식에 참석을 못한다. 운이 좋으면 투어가 끝나자마자 급하게 비행기를 잡아타고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놓쳐야 한다는 것이 너무 속상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음악은 나를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무대에 나가서 연주를 하면 몸의 피로함은 바로 잊는다.  

<▲ 사라 장은 투어를 하는 도시마다 한인사회가 큰 힘이 되어준다고 말했다. (사진제공=VSO)>


북미의 한인사회가 얼마나 힘이 되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정말 큰 힘이 되어준다. 도시가 크고 작은 것에 상관없이 어딜가든 한인사회가 따뜻하게 반겨주신다. 뉴욕, 밴쿠버, LA같은 대도시도 환영해주시지만 얼마전 (도미니카) 산타 도밍고에 갔을 때 매우 인상깊었다. 처음 간 도시여서 한인사회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관객 중에 한국분들이 꽤 많았다. 어떤 한인 관객은 떡까지 만들어 가져다주셔서 너무 감동했다. 마치 고향에 있는 듯한 따뜻한 정을 느낄 때마다 한국과 멀리 떨어진 타지에서도 한결같은 응원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앞으로의 계획은?
투어 일정으로 꽉 차있다. 원래 밴쿠버 공연이 끝나면 3주간 유럽 투어를 하기로 했는데 그 전에 뉴욕에 하루를 머무르기로 결정했다. 아끼는 사촌 중 한 명이 뉴욕대학교에 다니는데 졸업 프로젝트를 한다고 해서 보러 가기로 했다. 뉴욕에 갔다가 덴마크, 영국 등을 돌고 다시 북미로 와 워싱턴에서 공연을 하고... 그리고 나서도 계속 공연, 공연, 공연이다(웃음).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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