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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학 공학분야 평가 1위 휩쓴 MIT와 50위권 한국 대학

김형기 논설위원 hgkim@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4-05 11:19

클린턴정부 때 CIA 국장 존 도이치가 이런 말을 했다. "장관 중에 2차 방정식을 풀 줄 아는 사람이 2명쯤 된다. 차관까지 합치면 4명쯤 될 것이다. 그중 3명은 MIT 출신이다."미국 MIT(매사추세츠 공대)에 입학하면 경영학이나 미학 전공자라도 무조건 미적분 1년, 물리학 1년, 화학 1학기, 생물 1학기를 공부해야 한다. MIT는 모든 졸업생이 복잡한 운동방정식을 풀 수 있는 세계 단 하나의 대학이라고들 말한다.

보스턴 찰스강변을 따라 늘어선 MIT 캠퍼스는 이웃 하버드대와 모든 면에서 대조된다. 붉은 벽돌 강의실을 담쟁이덩굴이 덮고 있는 하버드 캠퍼스와 달리 단조로운 회색 콘크리트 빌딩만 열지어 있다. 건물 벽에도 무미건조한 일련번호만 쓰여 있다. 화학자이자 자연철학자 윌리엄 로저스는 1861년 고전에만 빠져 있는 하버드가 못마땅해 실용을 최고 가치로 치는 MIT를 세웠다. 실험교육 위주의 독일 대학이 그가 추구한 모델이었다.

▶MIT는 레이더, 컬러영화시스템, 컴퓨터언어, 암호해독법, 양자이론, 로봇공학까지 숱한 성과를 내며 세계 이공학계를 이끌어 왔다. 그동안 졸업생과 교수 76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물리학 26명, 화학 12명, 의학·생리학 8명 등이다. 지금 세계에선 MIT 출신이 세운 4000개 회사에서 110만명이 일하고 있다.

영국 대학평가기관 QS가 어제 발표한 올해 세계 대학 공학분야 평가에서 MIT가 컴퓨터·토목·전자·기계·화학공학 5개 부문 모두 1위를 휩쓸었다. 이 MIT를 끌고 가는 주인공이 1000명 안팎 교수들이다. 교수들은 강의실에서 학생이 30%만 소화할 수 있게 가르친다는 기준을 갖고 있다. 강의는 속사포 같고 과제는 산더미로 내 준다. 논문, 리포트, 팀 프로젝트, 쪽지시험, 중간·기말고사로 숨막히게 몰아붙인다.

▶MIT 학생들은 "소화전에서 뿜어내는 물을 마시는 것 같다"고 말한다. 학생이 한계라고 여기는 선까지 단숨에 끌고 올라가 그 선마저 부숴버림으로써 잠재력의 극한을 끌어내는 것이 MIT 교육철학이다. 교수의 철저한 준비와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QS 평가에서 서울공대·카이스트·포스텍은 일부 분야에서 간신히 50위에 턱걸이했다. "사법시험 준비하는 얼빠진 공대생들을 교수들이 4년 학점 관리나 해 내보내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한 이면우 전 서울공대 교수 말이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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