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美 서부해안서 일본 가옥, 시신 무더기 발견될 것”

장상진 기자 jhi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3·11 대지진 당시 쓰나미에 통째 휩쓸려 사라졌던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의 가옥, 자동차 등이 태평양 한가운데에 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미국 ABC뉴스는 8일 “미 해군 제7함대가 쓰나미에 휩쓸린 차량과 가옥 등으로 이뤄진 거대한 ‘쓰레기 섬’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 서부 해안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3월 11일 쓰나미에 휩쓸려 사라진 가옥은 20만채 이상으로 집계됐다. ‘쓰레기 섬’에는 트랙터트레일러, 선박까지도 포함돼 있으며, 이를 본 미 해군들은 “처음 보는 장면”이라며 놀라워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들 쓰레기는 하루에 16km 정도씩 이동해 이르면 1년, 늦어도 3년 안에 해류를 따라 워싱턴·오리건·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들은 이후 다시 해류를 따라 하와이나 동남아시아 쪽으로 흘러갈 것으로 방송은 예측했다.

배나 자동차, 가옥 잔해, 플라스틱 인형 등 부력(浮力)을 받기 쉬운 물체들이 먼저 도착하고 그 이후에 플라스틱 의자나 고기잡이 그물 같은 것들까지도 미국 해안에서 발견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 “쓰레기 섬이 해운 물류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일본에서 부화한 뒤 태평양을 건너 캘리포니아로 이동하는 새끼 거북에게도 방해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플라스틱 잔해의 경우 평상시 인류가 버리는 엄청난 양의 해양 쓰레기에 비하면 크게 주목할만한 양은 아니라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미국 해양학자 커티스 엠베스메이어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훼손된 희생자의 시신 일부도 쓰레기들과 뒤섞여 미국 해안으로 밀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쓰나미에서 수천구의 시신이 바다로 쓸려 갔다”며 “대부분의 시신은 바다에서 조각조각 나겠지만, 운동화처럼 단단한 껍데기에 싸인 발은 물에 떠서 계속 이동해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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