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 대통령 6.5cm 한방용 침, 폐에 들어간 경로는?

조호진 기자 superstory@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노태우 전(前) 대통령이 '다계통위축(MSA·Multiple System Atrophy)'을 앓아 목에 의학용 튜브를 심었으며, 이곳을 통해 한방용 침(鍼)이 폐 속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다계통위축은 파킨슨병과 증상이 비슷한 신경질환이다. 노 전 대통령은 다계통위축의 말기 증세를 보이고 있어 거동을 거의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계통위축은 폐렴을 수반하고 가래가 끓게 된다. 심할 경우 목에 관을 심어 인위적으로 가래를 뽑아내야 하는데 노 전 대통령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서울대병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폐에 있는 6.5㎝ 길이의 침을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며 "수술은 성공했으며 제거한 침은 2㎝의 손잡이 부분을 가졌다"고 28일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가래를 뽑아내기 위해 목에 의학용 튜브를 심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한방용 침은 튜브의 열린 입구를 통해 들어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문의는 "통상 'ㄱ'자 형태로 목에 심어놓은 튜브의 입구는 열려 있어 이물질이 튜브로 들어가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노 전 대통령도 이런 과정의 사고를 겪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의는 또 "가래를 뽑는 과정은 몸이 심하게 떨리는 상황을 동반한다“면서 ”만일 노 전 대통령이 입 속에 침을 꽂은 상태에서 가래를 뽑았다면, 이 과정에서 침이 흔들려 목구멍을 타고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폐렴 증세로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다가 X선 촬영으로 폐 속에 침이 발견됐다. 서울대병원은 "노 전 대통령이 회복 중이며 수일 내 퇴원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